1. 영시 낭송 음원을 구할 수 있는 사이트, 아시는 곳 있으신지요?

언젠가 드나들었던 곳은 닫혀 사라진 듯 합니다. 물론 Youtube에 가면 들을 수 있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MP3에 넣는 것.

 

제 이상한 발음이 아니라 좋은 발음으로 영시를 듣고 싶은 마음도 크고

겸사 영어 공부를 하고 싶기도 합니다.

 

읽기 외에 모든 부분에서 영어 실력이 한없이 약한데,

듣기 실력을 향상하는데 딕테이션이 좋다는 말을 들었어요.

가능하면 좋아하는 시들을 외우면서 받아쓰고 싶습니다.

 

만약 멋진 시집 오디오북이 있다면, 그도 추천 부탁드립니다.

 

 

2. 셜록 DVD 출시 소식을 읽었어요.

와, 사야지요. 하지만 저는 DVD 플레이어도 없고 TV도 없습니다....

공중파 수신도 안되는, 오로지 DVD와 VTR를 틀기 위한 목적의 TV를 가지고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아 지난 여름 이사올 때 모두 없앴습니다.

 

......그래도 셜록 DVD는 살 것입니다.

어차피 DVD플레이어도 TV도 없지만, 모아둔 DVD와 비디오 테잎 (;;)들은 꽤 있는 걸요.

왜 그런 쓸데없는 지름을 하냐고 묻지 마세요 (..)

 

 

3. 생각하면 제가 영상 관련 전공이라는 것은 퍽 이상한 일입니다.

흔히 말하는 영상 세대이지만, 저는 그 세대와 비껴나서 자랐어요.

 

집에서 TV를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가장 늦게까지 흑백TV를 가지고 있던 집이었습니다.

어느날 그 TV가 완전히 맛이 가서 새 TV를 샀는데

배달원이 우리 집 서랍장에 올라앉은 옛 TV가 흑백이라는 것을 알고 경악하고 돌아간 기억이 나요.

어차피 보지 않으니  흑백이든 컬러든 상관이 없었던 거예요.

 

대신 신문과 잡지 등은 동네에서 가장 많이 배달되는 집이었을 거예요.

그러니 뉴스나 시사프로를 안 봐도 세상사 돌아가는 흐름은 잘 알 수 있었지요.

다만 학교에서 아이들이 만화 영화 이야기할 때 멀뚱멀뚱 앉아 있어야 했지만

대신 운동장에서 얼음땡을 하면 되었니까....

 

TV 없이 자라나다 보니, TV 소음를 못 견디게 되었어요. 

친척집이나 친구 집에 가면

보는 사람도 없이 거실에 그냥 켜져 있는 TV,

그 소리가 시끄럽고 정신 없어서 어쩔 줄 모르던 기억들이 있어요.

뭐, 이건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밥집이나 술집에 TV소리가 들리면 다시 돌아 나가고 싶고

알바 장소에 TV가 켜있으면 그냥 슬퍼집니다.

제 동생은 한 시간만 TV를 봐도 머리가 아파진다지요.

 

TV를 즐기는 것도 결국 어느 정도는 어린 시절 훈련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요.

제가 이십대 중반이 될 때까지 TV 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준 적 없었던 어머니는

요사이 드라마나 개그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세요.

하지만 저와 제 동생은 개그나 예능에서 대체 어디서 웃어야 할 지 헤매곤 합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보기 위해 몇번 예능을 다운받은 적이 있지만

재미를 느끼는 데는 늘 실패합니다.

드라마는 더 말할 것 없지요. 나영여신님이나 한예슬을 보기 위해

환커나 네멋을 다운 받아놓고도 2화 이상 나가지 못했어요.

에피소드 별로 끊어지는 드라마는 볼 수 있지만,

내용이 주욱 이어지는 드라마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3. 며칠 전  '벨 자'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비아 플라스의 시는 소름끼치게 좋지만,  실비아 플라스라는 사람은 내가 견딜 수 없는 타입 같아.  차라리 앤 섹스톤이 더 좋아."

그리고 저는 어제 그 말을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했다가 무서운 사실을 알게 된 거지요.

"During the writing of the Middlebrook biography, Linda Gray Sexton stated that she had been sexually assaulted by her mother."

재능있는 미인 앤 섹스톤에게 가지고 있던  팬심이 덜컹거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견딜 수 없어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물리적 / 성적 폭력까지 행사했다는 것은 몰랐어요.

 

그 딸이 쓴, 앤 섹스톤에 대한 책을 읽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Searching for Mercy Street: My Journey Back to My Mother, Anne Sexton. 이 책 읽어보신 분 있으신가요?

왠지 듀나님은 읽으셨을 것도 같은데....

 

그전에 미들브룩의 전기를 읽고 싶기도 한데

정신과 치료 과정의 녹음 테이프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망설여집니다.

고인의 승인 없이 그런 자료를 사용한 건  나쁜 일같고,

그렇다면 그 테잎을 이용한 전기를 읽는 것도 나쁜 일이 아닐까요?

어제 저녁 인터넷 서점에서 내내 망설이면서

구매 버튼으로 옮기다가 말았다가 했습니다.

역시 꺼림칙하다면 안 사는 편이 맞겠지요?

 

 

4. 일 년 후 졸업입니다. 입학에서부터 아주 긴 시간이 흘렀어요.

휴학, 자퇴, 재입학.... 학교를 다니면서 중간중간 쉬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중간중간 학교를 다녔다고 하는 것에 가깝겠지요.

 

본디 생각해둔 졸업 후 계획이 있는데,

요즘 다른 생각도 슬쩍 들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예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졸업 논문이 현재 전공보다는 비교문학 전공에서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지만....

시간, 에너지,  돈 모두  생각하면 망설여집니다.

  

게다가 비교문학 전공 과정이 과연 어떠한지 정보도 부족합니다.

혹시 듀게분들이나 그 주변 분 중에 비교문학을 공부하고 계신 분이 있으신가요?

국내 대학원 중 연대랑 서울대, 부산대 외에 또 어디가 있는지,  각각 어떤 장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하나 더, 현재 저의 외국어 능력은 (사전과 함께 하는) 영어 '읽기' 능력 밖에 없습니다.

지난 학기에 독일어 초급 수업을 들었고 올해도 계속 독일어를 배울 생각이긴 하지만,

과연 일 년 후에 대학원 입학이 가능할 수준이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비교문학 대학원 진학 계획은  

플랜 B중 하나이지만, 좀더 정보를 모아보고 싶습니다.

 

 

5. 글이 길었네요. 선물처럼, 황인숙의 '시간' 올려두고 갑니다.

 

 

시간이 필요해요.

항상 시간인데요.

시간인데도요.

봐요, 내 손가락 새로 흘러내리는,

줄도 모르게

시간이예요.

나는 시간으로 선명한

조약돌이에요.

풀이지요, 자라고요

물고기예요.

 

달이 달빛으로 이루어져 있듯

온통 시간인데요

나는 두리번거리죠

두리번거리는 게

바람 속으로 고개를 내민

그림자인 것 같기도 해요

 

시간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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