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잡담

2023.08.24 21:54

thoma 조회 수: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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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놀란의 영화 중에서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 두 편은 웅장한 화면과 음악 때문인지 극장에서의 체험영화스러운 재미를 느꼈었고 좋아하기는 '프레스티지'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직전 영화 '테넷'은 안 봤고요. 이번 영화는 보고 싶었습니다. 로스앨러모스에서 있었던 일을 화면으로 재현한 것에 대한 호기심이 제일 컸고, 인물 중심이라 제가 즐길 여지가 많을 것 같았어요. 의도는 아닌데 핵오염수가 배출되는 날 이 영화를 보게 되었네요. 스포일러 없이 배우들 연기만 짧게 적어 봅니다.


일단 재미있었습니다. 좋게 보았어요. 대사를 충분히 다 읽어내지 못해서 놓친 내용들이 있고 자막 읽느라 놓친 화면도 있어서 아쉬운 점은 있으나 그래도 좋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매우 업되어 있다고 할까요. 영화의 흐름을 '도레미파솔라시도' 단계로 말하자면 놀란의 다른 영화도 조금 그런 경향이 있으나 이 영화는 특히 도레미파 없이 솔을 시작으로 라, 시, 도를 오가는 '솔라시도'로만 이루어진 영화 같습니다. 음악이 과하게 들어가서 그런 효과도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가 시종 긴장과 흥분의 연속이라고 느꼈습니다. 화면에 천재들이 우글거리며 왔다갔다하고 핵이 폭파하는 영화니 그럴까요. 거기다가 질시와 복수, 음모, 죽음, 수많은 죽음, 이런 것을 거기에 더하고 있으니까요. 


배우들의 연기가 다 훌륭합니다. 아쉬운 인물이 하나도 없고 구경할 만합니다. 배우들 연기만으로도 극장 나들이 보람찹니다. 킬리언 머피는 젊을 때는 초현실적인 눈빛에 비일상적이고 극적인 면이 두드러진 배우였던 기억인데 이번에 보니 그런 면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그다지 튀지 않으며 평범해 보이는 연기였어요. 천재고 두뇌에 걸맞는 지적 외모의 소유자이지만 평범하게 보이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연기로 놀래켰습니다. 이런 정극 연기를 처음 보는 거 같은데 잘 합니다. 살을 뺀 걸까요. 나이도 꽤 들어 보이고요. 심지어 아주 잠깐 나왔지만 게리 올드먼도 얼마나 연기가 좋던지. 

딱 한 장면 플로렌스 퓨가 등장했던 그 장면이 다른 표현 방법이 없었을까 안타깝습니다. 이 영화를 사랑하게까지는 안 되는 이유가 되네요. 여성 역할이 없다고는 하지만 에밀리 블런트가 남성 배우 몇 명을 해치울 현명함과 카리스마를 갖추며 이야기의 중심을 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역할이라 숫적 열세가 문제 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플로렌스 퓨의 청문회 장면은 그럴 필요 없었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어요. 짧은 분량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도 좋았는데 말입니다.


일본 사람들의 감상은 어떠할지. 자부와 비참의 극과 극을 오갈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어중간한 감상은 아닐 거 같은데. 역사상 가장 큰 피해국이면서 오늘은 가해당사국으로 나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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