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악, 저만 이런 게 아니었군요.

 

    업무하면서 주로 하는 일 중 하나가 메일 쓰고 , 받는 일입니다. 처음 이 일을 맡으면서 전임자부터 쓰던 예전 홈페이지 연동 이메일은 너무 용량이 작으니, 일반 계정으로 새로운 메일 주소 하나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 저는 당연히 네이놈을 생각했습니다. 이래저래 말도 많지만 일단 첨부파일 용량이 너무 크고 요래조래 신통방통한 기능이 많으므로 고민할 것 없었죠. 그런데 지시를 내리신 상관 왈, 네이놈은 한국 것이니 좀 더 글로벌하게 구글로 만들라 하셔서... 저는 갖고 있지도 않은 생소한 계정이지만 어차피 회사명의로 하는 것이니 그냥 시키는대로 했지요. 어차피 이것저것 장식 많고 플래쉬 기능 많은 사이트 들어가봐야 벌써 헛갈리고, 스마트폰도 최소 기본 말고는 무용지물인 저에게 구굴 메인로고의 투박함마저 이조백자같은 절제미와 단순미로 긍정하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했네요. 메일 수신확인이 되지 않는 건 첨엔 장난이려니 했습니다. 환경설정을 백 번 들어가 봐도 수신확인 기능이 없다는 것을 제가 못찾은 것이려니 했으니까요. 결국 기본 중의 기본을 포기한다고 해도 그래요, 그럴 수도 있지. 어차피 답장 빨리 주는 사람들은 빨리 주고, 늦게 주는 놈들은 늦게 주고... 업무메일은 절대 아니지만 가끔 나도 개인적인 메일은 읽어놓고도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 늦장을 부리지 않더냐. 저는 그렇게 겸손히 받아들입니다. 수신확인 한 거 봤다고 한들 협박할 것도 아니고 다 때가 되면 답이 오겠지, 내가 성질이 좀 급하긴 하지 라면서요.

 

   그런데 또 하나의 복병은 쥐메일은  첨부파일 하나만 하려 해도 미친 스키니 용량이군요 ㅜ. 첨엔 디자이너들에게 일일이 부탁 했다가 이젠 제가 개인 메일로 다시 보냅니다. 저희 디자이너 이메일주소(제 주소)로 메일이 갈 거니 삭제말고 확인 바란다고 쓰고... 디자이너가 예전부터 쓰던 것과 같은 저의 네이놈 계정으로 로그인하여 메일 내용을 쓰고 첨부파일을 보내는 이중 작업을 내내 하고 있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뭔가 용량을 늘릴 수 있는 개선안이나 방법이나 혹시라도 제가 놓치고 있는 메일기능 등을 정말 상냥하게 여쭤보고 싶어서 n년째 묵은 궁금함을 참다참다 못참아, 오늘 고객상담실 번호 검색하여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랬던 바, 실제 직원의 목소리를 녹음한 듯 아주 친절한 여성분의 목소리가 나긋나긋 들리더니 몇 가지 안내를 주고, 내선 번호를 알면 누르라기에 총무부 몇번 영업팀 몇번 하는 식으로 나올 줄 알고 기다렸더니 짧없이 넘어가고. 제가 어버버버 하며 근접하게 관련된 듯한(그러나 실상은 상관도 없는 구글플레이 어쩌고 하는) 번호 누르고 기다리는데 그냥 명쾌하게 끊어져 버리시네요. 첨엔 제가 뭘 잘못 눌렀나 두 번 세 번 다시 시도해 봐도 똑같습니다. 불현듯 엄습해 오는 이 정체불명의 울화와 함께 드는 본능적인 단상.

 

   이것은 뭔가 잘못 되었다!

 

   작정하고 구글서비스센터 및 기타 등등 검색해보니 저 같은 사연은 초짜더군요. 우후죽순의 불평불만들. 안드로이드 뭐뭐 하는 건 정말 더더욱 모르겠고, 저는 정말 독실한 구굴 사용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질문 및 도움을 좀 얻으려 했는데 거긴 철통방어의 불가침영역이라는 결론만 도출.  네, 이해심 많은 저는 현대인의 참 피곤한 일상 중 하나가 은행이나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고객서비스센터와의 전화통화 시도절차 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거는 사람도 이런데, 아무리 돈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폭주하는 전화 받고 응대하는 사람은 오죽하겠나 싶은 약간의 측은지심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뭐 어찌 해볼 수도 없이 처음부터 차단인 듯 하네요.  정말 저 같은 사람 말고도 다른 용건으로 꼭 통화를 해야 하는 다급한 사람들도 많을 텐데요, 그들의 사안은 다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정말 궁금할 지경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혹시 관련하여, 제 오해와 원망을 불식시킬 만한 정보를 갖고 계시거나, 나는 이렇게 해서 구굴과 통화했다는 분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9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44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3284
85 예능초보의 걸그룹 바낭 [16] RedBug 2010.09.06 3660
84 루이와 오귀스트님의 "채널 예스-땡땡의 요주의 인물" <윤하> 편이 새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15] 몰락하는 우유 2010.06.10 3719
83 [TOP밴드] 진정한 승리자는 정원영이 아닐까? [15] espiritu 2011.08.13 3738
82 [글수정] 안철수 원장의 다운계약서건은 합법이 맞습니다. 판례확인했네요. [14] 오늘은 익명 2012.09.27 3763
81 내돈 내고 먹는 회사 회식이었다니... [8] 애니하우 2012.09.17 3778
80 남녀, 성역할과 사랑에 관하여 [16] 피로 2012.10.13 3803
79 요즘은 할렘쉐이크가 유행이라더군요. [6] 자본주의의돼지 2013.02.21 3811
78 크리스천의 性 [16] catgotmy 2011.03.26 3829
77 할로윈 호박 사진모음 (연례행사) [4] Q 2013.10.31 3844
76 디즈니 빌란 디자이너 콜렉션 시리즈 인형들 [4] 빠삐용 2012.11.23 3852
75 [바낭] 애플... 이런 농약같은 장사치들을 봤나.. [12] 가라 2011.06.22 3873
74 [바낭] 지긋지긋해서 물어 보는(?) 김윤아 떡밥 [25] 로이배티 2011.07.28 3877
73 [바낭] 자고 일어났더니 오피스텔, 국정원 얘기로 난리가 났네요 [12] 로이배티 2012.12.12 3879
72 내친김에 꼽아보는 밴드오브 브라더스의 로맨틱한 순간들. (스포일러?) [17] 룽게 2010.11.29 3880
71 부담 안 되는 야식 뭐 있을까요 [41] 해삼너구리 2010.11.02 3882
70 젠틀맨이 KBS 방송불가 되었네요. [13] 쥬디 2013.04.18 3886
69 2012년 올해의 '명언'으로 남을 - "수첩 보고 해도 좋다" [16] soboo 2012.11.28 3892
68 남자의 자격 다 보고 MBC 틀었다가 깜짝 놀랐네요. [1] 달빛처럼 2011.02.06 3916
» 머리에서 쥐가 날 것 같은 쥐메일, 부글부글 구글의 불가침 상담전화 [24] Koudelka 2013.11.04 3920
66 "어떻게 저렇게 글을 써서 올릴 수가 있지?" [9] 잔인한오후 2012.05.21 393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