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오늘까지 돌아다녔던 곳 중 인상적이었던....


 1. DDP

 이 건물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와 논란은 스킵하고 싶지만 그래도 짤막히 코멘트


 그래요. 애초에 지어지지 말았어야할 건물 맞습니다.

 그런데 지어졌어요.


 설계비와 옛도성터 발굴직전까지 투입된 경비만큼 매년 운영경비로 지출이 되는 돈 먹는 하마랍니다.

 즉, 옛도성터 발굴과 동시에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 혹은 백지화하는게 경제적으로는 이득이 될지도 모를 프로젝트였을거에요.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기회수익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건 무식의 소치입니다.

 옛도성터를 제대로 복원하여 공원으로 개발해도 기대되는 수익을 고려 하지 않은 셈법이니까요.


 하지만 지어졌어요.

 박시장이 시정을 맡은 상태에서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진행된 프로젝트였으니 박시장 비판론에는 그닥 동의를

 할 수가 없어요.


 여하간 이미 지어진 DDP

 

 함께 동행한 상해에서 온 조명디자이너 친구가 딱 두가지를 말해주더군요.

 주요 조명기기가 한세트에 150만원이 넘는 고가브랜드의 제품이다.

 전력 낭비가 굉장히 심한 방식의 조명시스템이다.


 하지만 그 조명시스템이 창출해내는 공간은 매우 환상적이고 편안했어요.

 그리고 그 초고가 조명기구는 거의 반영구적인 제품이니 유지보수비는 적게 들지도 모르겠네요.

 전력낭비는 지붕과 보존해둔 동대문경기장의 조명탑에 설치된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고려하면 눈감아 줄 수 있을거 같아요.


 아....솔직히 말해서 전 자하하디드라는 건축가의 스타일을 싫어합니다.

 자의식 과잉은 건축가라는 전문가들이 경계해야할 덕목이라고 전 생각해요. 특히 공공건축을 설계하는 건축가라면 말이죠.

 자의식과잉이라는 측면에서 자하하디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이죠.

 

 그런데 막상 완공된 DDP가 주는 기이한 존재감과 환상적인 공간미는 명불허전이더군요.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 참 잘났다"


 자하하디드는 명성도 높지만 그에 비례한 무수한 실패 사례를 갖고 있는 리스크가 제법 큰 건축가에요.

 아마도 DDP는 그녀의 성공사례중의 하나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우 유니크한 조형성과 의외로 공공성이 강한 외부공간의 유기성 그리고 더할 나위 없이 미니멀한 실내공간이 주는 강렬한 인상은

 그래도 자하하디드가 청년건축가의 치기에서 끝나지 않고 데뷔 이래 짧지 않은 세월을 활동해올 수 있었던 저력을 실감했어요.

 

 감상포인트 : 지하레벨에서 최상층 레벨까지  실외에서 실내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의 역동적인 흐름

 - 하지만 그 때문에 길을 잃기 매우 쉽기도 합니다. 

   목적 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산책로가 될 수 있지만

   특정한 목적을 갖고 들어선 사람들은 매우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될거 같아요.

   수직, 수평의 공간 위계가 일반적인 관습 맥락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체험을 환영하고 ('일상탈출'의 공간적인 체험) 있지만....

   낯선것이 불편하고 공포스러운 것이 되는 사람들에게 DDP는 구토를 일으킬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


 비판포인트 : 공공건축의 대중과의 교감의 문제, 역사문화유산과의 관계


 경제적인 부분은 아직 두고 봐야할거 같습니다.

 정식개관하고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유료관람객수도 당초 목표치를 웃돌고 있고

 고무적인 것은 주변상권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수치상으로 드러났다고 하네요 (모 패션물의 경우 매출이 개관전 보다 35% 증가)


 정치적인 문제는....아....넘 골치 아파서 언급 하지 않을게요.

 박시장에게는 눈에 가시...가 아니라 목에 가시같은 존재가 DDP네요.  


 2. 홍대앞제비다방

 사실 홍대앞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위치에 있죠. 

 전철역으로 치자면 상수역 4번출구에서 당인리발전소 방향으로 더 올라가야 하는 위치

 아주 조그만 공간인데 굉장히 많은 것을 담고 있더군요.

 1층 가운데 바닥에 3mX2m 정도의 구멍이 뜷려 있고 그 아래는 공연무대가 보입니다.

 지하1층에 무대가 차려져 있고 바글 바글 옹기종기 좌석들과 각자 맥주잔 하나 올려놓으면 꽉차 버리는 조그만 테이블로 빈틈없이 꽉 차 있어요.

 

 특히, 무심코 들렀던 시간에 정소희433의 라이브 공연을 들었던건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3. 서울시청

 원래 30분 정도만 간단히 수박 겉 핧기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한 시간을 넘기고도 무지 아쉬워 하며 자리를 뜰 정도로 좋았습니다.

 

 뭐...신청사의 건축디자인은 역시나 별로였어요.  실물로 보면 좋게 보일지도 모르지....하는 혹시나하는 기대였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 엉터리 건물을 박시장이 살려놨더군요.

 

 문화예술 + 에코 + 공공성


 이 세 가지가 잘 어울어진 멋진 시청사였습니다.


 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청사의 공공 공간의 양과 질에 상해 친구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더군요.

 (매우 찡그리고 창피해하며) "중국은 이런걸 못해.... 참 부럽다...이 도시의 사람들이"


 서울시청을 보고나니  박시장이라면 DDP라는 거대한 똥덩어리를 살려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게 되더군요.

 

 4. 북촌 '차마시는 뜰'

  북촌에서 가장 전망 좋은 상업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왕산과 북악이 자아내는 스카이라인이 정말 예술이에요.  

  실내정원(실은 마당을 개조한 반옥외공간) 이 있어서 쾌적하기도 하구요.

  내오는 차도 참 좋더라구요.

 


 * 아....DDP에서 분량 조절에 실패해서 너무 길어졌네요. 

    짧게 마무리하겠습니다.


 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민현준씨가 설계했습니다.(민현식으로 잘못 표기했었던 것을 수정했습니다. 혼란이 있었던 분들에게 양해를 구합니다)

 참 좋아요. 꼭 가보세요. 두 번 가세요.

 건축물도 너무 좋고

 전시도 좋았어요.

 


 추천하고 싶은 전시, 작품은

 

 '시대정신전' 중에서 장화진 작가의 '지배자' 


 쉬린 네사트 감독의 '격동' (영상물입니다) - 충격적이었어요.  중간부터 보지 마시고 꼭 시작부터 챙겨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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