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이 말을 듣고 가슴 한켠이 서늘해졌습니다. 


'압구정동 현대고처럼 부모가 고위 공무원, 정재계 요직, 자산가 같은 이들이었더라면 

첫날부터 청와대를 비롯하여 각 부서별로 전화통에 불이 났을 것이고 사고현장으로 헬기가 미친 듯이 날라들지 않았을까. 

적어도 이런 식으로 허망하게 우리 아이들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두들 눈에 불을 켜고 미친 듯이 달려들었고 

육해공군 모든 인력이 총출동하여 끊임없이 주변을 에워싸면서 유실된 시신을 거두고

미국, 일본에서 모셔온 세계 전문가, 다이버들이 벌써 총집결해서 바다속으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이게 틀려야 하는데, 그런 생각은 말도 안 되는 건데 

갑자기 그 말이 너무도 잔인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도 허망하게 놓쳐버린 초기대응, 난립하는 본부들, 뒤늦은 헛발질, 적어도 이런 것들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건희의 손자가, 박근혜나 김기춘의 자식이 그 배를 타고 있었다면... 아마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온 국가가 제 일처럼 나섰을텐데... 

너무도 많은 것이 달라졌을텐데... 


어제 새벽처럼 청와대로 간다는 학부모의 앞길을 가로 막지도 못했을 것이고 

사복경찰들이 학부모들 사진을 찍으며 채증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대통령에게 제발 약속을 지켜달라고 무릎을 꿇지 않아도 됐겠죠. 


그동안 어쩔 수 없었다고 해서 슬퍼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 누구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 특정고를 언급한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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