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용기까지는 아니지만 금요일에 뭘 좀 알아보려고 가입했다가 주말 내내 잘 써서 후기 남겨봅니다.


*

두 서비스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상당히 유사합니다.

왓챠플레이가 넷플릭스를 참조한 것이겠죠.

UI는 물론이고 서비스 사용 방식(1개월 무료 사용 이후 월정액 자동 결제), 추천 서비스 등 사실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유사해요.

놀랐던 것은 두 서비스 모두 가입 후 바로 해지했는데도 1개월 무료 사용기간은 변함 없이 적용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주말내내 둘러보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콘텐츠는 좀 차이가 납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비롯한 tv시리즈가 주된 느낌인 반면,

왓챠플레이는 다양한 영화 구성에서 넷플릭스보다 괜찮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두 회사의 태생을 생각하면 당연한 차이일 수도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주말 동안 넷플릭스보다는 왓챠플레이를 훨씬 더 많이 사용했는데요,

일단 처음에는 넷플릭스의 다양한 tv드라마에 혹했으나 첫회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데어데블 같은 경우 1시즌은 예전에 다 본 상태라 2시즌부터 봤는데도 좀체 진도가 안 나가더군요.

드라마를 보던 환경(동영상 플레이어)이 넷플릭스에서는 조금 달라져서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한자막을 모두 띄어놓고 보는 편인데, 넷플릭스에서는 둘 중 하나밖에 선택을 못하게 되어 있기도 하고요.


그러다 왓챠플레이를 통해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딱 2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되니 훨씬 집중이 잘 되었어요.

원래 영화는 극장에서만 보는 편이고 집에서는 거의 보지 않아요.

거실에 있는 tv로는 당연히 영화 한편을 다 보기 어렵고, PC로도 전혀 보지 않지요.

그런데 보고 싶은 영화 골라서 플레이만 하면 되니 드라마보다 이 편이 훨씬 더 적응이 쉽더라고요.

 

*

지난주 금요일에 가입한 왓챠플레이를 통해 본 영화는 무려 5편입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말할 수 없는 비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멋진 악몽


처음이라 적당히 가벼운 영화를 찾다 보니 대만영화부터 찾게 되더군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개봉했을 때 보고 싶었는데 못 봤던 작품이었어요.

처음엔 '몽정기'류인가 해서 포기할 뻔도 했는데, 보다보니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았어요. 

감독의 실제 얘기를 책으로 옮기고 감독할 사람 찾다 없어 직접 했다고 합니다.

대만에서는 이런 영화들을 잘 뽑는 듯해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케이블tv로 중반 이후만 봤었어요.

처음부터 보고 싶어서 플레이했다가 봤던 부분까지도 모두 봤습니다.

예전부터 생각한 건데 남녀 주인공의 마스크가 좋았어요. 

주걸륜의 연륜 있는 외모가 처음에는 조금 적응이 안 되긴 했습니다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워낙 괜찮은 작품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요즘 디어마이프렌드에서 김혜자 님(?)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주저 없이 다음 작품으로 골랐습니다.

뻔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그 레스토랑에서 주인공 생일파티를 한다거나,

유산을 조금이라도 받는다거나 그런 전개가 아니어서요.

모두 괜찮았지만 최민수 씨가 의외로 좋았습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역시 보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개를~'을 보고 바로 본 작품이라 뭔가 우연히 아이들 영화를 연속으로 보게 됐는데,

두 영화 모두 끝나고 나면 아이들이 한 뼘씩 자라나 있다는 점이 비슷해서 재밌었어요.

사실 이런 류의 일본영화를 원래 좋아하긴 하는데,

먼저 본 같은 감독의 작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기대보다 별로여서 별로 기대는 안했었어요. 

근데 너무 좋아서 가고시마에 가서 가루칸떡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세계평화를 위해 어른스러운(?) 선택을 한 주인공 아이도 예뻤고요.


'멋진 악몽'은 일본영화 쪽을 보다 후카츠 에리가 나오길래 선택했어요.

황당한 설정의 코미디 영화인데 전 이런 일본스러운 황당함을 좋아해서 무척 즐겁게 봤습니다.

오랜만에 후카츠 에리를 보니 그것도 좋았고,

(이 언니도 안 늙어요!)

주연급으로 나와도 모자란 많은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해서 눈도 즐거웠어요.


이렇게 많은 영화를 집에서 한꺼번에 보기는 정말 처음인데,

역시 서비스에 따라 시청행태가 바뀔 수 있구나 하는걸 느꼈습니다.


넷플릭스에도 뭐 볼 영화가 없나 뒤져봤는데, 일단 아시아 영화가 거의 없었어요.

왓챠에 없는 콘텐츠를 찾다 보고싶었던 '트윈스터즈'를 어제 퇴근 후 봤습니다.

해외로 입양된 쌍둥이가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가 사는 곳에 찾아가 만나고 한국에도 같이 와서 과거 자신들의 흔적을 찾습니다.

주인공들의 밝은 에너지가 싱그러웠던 다큐멘터리였어요.

왠지 소울메이트를 만난 듯한 두 사람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어떤 회원분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두 서비스 모두 계속 자동 월정액 결제를 사용할 만큼의 콘텐츠를 갖춘 건 아닌 것 같아요.

물론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에 따라 다르겠지만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가 그 시간을 따라오지는 못할 것 같고요.


왓챠는 이미 본 영화돌도 많고 찍어놓은 콘텐츠도 많아서 한 달 정도는 결제를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근데 넷플릭스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드라마를 볼 게 아니라면 그리 매력적이진 않네요.

그래도 가끔 업데이트를 확인할 것 같긴 해요.

언젠가는 오리지널 시리즈들에 관심이 갈 수도 있겠고요.


이용성만 보면 국내 케이블이나 IPTV는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그 놈의 본인인증(성인인증은 있습니다)이 없는게 좋아요.

정신 없이 빡빡하게 채워진 국내 모바일 동영상 서비스와는 달리 심플한 구성도 좋고요.

SKT 회원이라 무료라길래 옥수수 가입을 시도해 봤는데 가입부터 웹페이지로 넘어가 인증 프로세스를 타는 데 질려서 포기해 버렸던 게 생각납니다.


역시 콘텐츠가 핵심이긴 하지만 결론적으로 두 서비스 모두 한번쯤 사용해볼 만한 서비스라 생각해요. 

이미 저는 제 주위 분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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