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티에리 종케 - 독거미

2011.08.03 03:30

소소가가 조회 수:3014

 

 

(전반적이고도 사소한 스포일러 조심하세요 별 언급없지만 그래도...)

 

사실 생각해보면 간단한 포맷이다. 뭔가 비밀이 있을 것 같은 성형외과 의사가 매력적인 여자와 함께 좋은 저택에서 산다.

그는 여자를 미워하고 학대하는 것 같지만 조심스럽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남자는 대체 왜 그러는가? 그리고 여자는 왜?

 

독거미의 가장 큰 스포일러는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굳이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신작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도 이 소설 자체가 그 비밀을 고집스럽게 감싸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가 재미있게 느꼈던 것 역시 그런 일종의 반전보다 소설의 분위기이다. 덤덤하게 서술되는 문장을 보자면 이 이야기 역시 별다를 것 없는 스릴러 같다.

하지만 주인공 사이에는 단순히 서술된 사실 이상의 감정이 흐르고, 그걸 보는 것은 상당히 즐겁다.

리샤르와 이브는 상당히 인간다운 욕망이 느껴진다. 세상에 100% 깨끗한 감정이 있을까?

가끔 피의 복수를 다짐하며 주인공이 와신상담하는 이야기를 보면 어떻게 저렇게 오랫동안 한 가지만 생각할 수 있지? 놀라울 때가 있다.

이 소설은 잔인한 복수를 보여주지만 또한 복수가 얼마나 허약한 충족감을 주는지도 보여준다.

결말이 이해되는 것은 서로서로 잘못했잖아! 같은 이유도 있지만 리샤르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정서 때문인 것 같다.

 

소설은 짧은 분량이지만 세가지 이야기가 함께 진행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챕터별로 맥을 끊는 구조를 싫어하는데 (난 성질이 급하니까 다음 이야기를 후딱후딱 보고 싶다!)

여기서는 꽤 효과적인 구성이라 생각한다. 과거의 이야기를 과거의 테두리에서 끝내지 않고 현재로 끌어올 수 있고, 또한 그와 관련된 관계자를 한 곳에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흥미진진한 부분을 말하자면 그런 의미에서 뒷부분이다.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며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신작에서 이 소설이 어떻게 구현되었을지 궁금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리뷰엔 사진이 필요합니다. [32] DJUNA 2010.06.28 82855
780 [TV] 육백만 불의 사나이 The Six Million Dollar Man (로봇의 날/ 로봇 메이커의 귀환) [3] Q 2017.03.30 75266
779 [영화] 컬러 아웃 오브 스페이스 Color Out of Space (2020) Q 2020.03.01 47878
778 [영화] 콜럼버스 Columbus (2017, 존 조 주연) [1] Q 2017.08.23 41332
777 [영화] 리지 Lizzie (2018) (클로이 셰비니,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 [1] Q 2018.12.21 39340
776 [영화] 어스 Us (2019) [1] Q 2019.03.27 38958
775 [영화] 인비저블맨 The Invisible Man (2020) Q 2020.04.09 33530
774 [영화] 원더우먼 1984 Wonder Woman 1984 (2020) [1] Q 2021.01.19 28831
773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 The Bounty (1984) (멜 깁슨, 안소니 홉킨스, 대니얼 데이 루이스, 리엄 니슨, 기타 등등 출연) Q 2019.05.04 24167
772 [영화] 신체강탈자들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78) Q 2016.12.19 20565
771 [영화] 2011년 최고의 디븨디와 블루레이 열한편씩 스물두편 (15금 사진 있습니다) [5] [10] Q 2012.01.14 20557
770 [영화]여곡성(女哭聲, Woman's Wail 1986) [6] [31] 원한의 거리 2011.01.17 20442
769 [영화] 블랙 스완 Black Swan (나탈리 포트만, 마일라 쿠니스 주연- 스포일러 없음) [12] [33] Q 2010.12.05 14501
768 [만화] 셀프 - 사쿠 유키조 [5] [18] 보쿠리코 2010.11.05 14276
767 [영화] 새로운 딸 The New Daughter (케빈 코스트너, 이바나 바케로 주연) [34] Q 2010.06.22 14102
766 [영화] 데인저러스 메소드 Dangerous Method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6] [26] Q 2012.05.12 13463
765 [만화] Peanuts, 짝사랑 대백과 [9] [26] lonegunman 2010.07.22 13441
764 [영화] 마루 밑 아리에티 [8] [20] milk & Honey 2010.09.10 12592
763 [TV] KBS 미스터리 멜로 금요일의 여인 (정리판) [4] [1] 곽재식 2011.02.14 12088
762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백설공주와 사냥꾼 (스포일러 없음) [6] [215] Q 2012.06.12 118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