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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극장판 제트>의 원작인 만화 ‘원피스’ 에선 삼대세력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대해적 시대에 신세계라는 그랜드라인 최후의 바다를 지배하는 네 명의 대해적 ‘사황’ 과,

그 사황을 견제하는 세계정부 산하 ‘해군 본부’ 와 ‘칠무해’ 가 그 세력들이죠.

<원피스 극장판 제트> 는 삼대세력 중 하나인 해군 본부의 대장이었던 ‘제파’,

일명 '제트' 라는 한 노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전 극장판들과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밀짚모자 해적단이 아닙니다.

주인공은 제트이며, 이야기의 초점은 그의 인생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는 오로지 해군이란 집단을 위해 정의란 이름하에 평생을 헌신하며 해적들과 목숨을 걸고 싸워왔지만,

끝내 현실과 이상의 괴리 앞에 절망하게 됩니다.

그의 거침없는 폭주로 인하여 해군 본부가 움직이면서 사건이 시작되고,

밀짚모자 해적단은 그 와중에 우연히 말려들게 됩니다.

 

제트가 날뛰는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이 세상에 던진 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을 위해서죠.

일련의 사건을 겪은 그는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해적이 존재하는가?' 라고 하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가 내린 답이란, 대해적 시대의 존재 이유이자 시작점인 대비보 원피스를 제거함으로써 대해적 시대를 끝내는 것입니다.

그 답을 위해서라면 과정이 어떻든, 신세계가 어떻게 되든 그에겐 별 상관이 없습니다.

 

제트의 이러한 면모는 밀짚모자 해적단의 선장인 ‘몽키 D 루피’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도 자신의 목표인 해적왕과 소중한 동료 및 형제를 위해서라면,

세계가 어찌 되든 상관하지 않는 인물이죠.

세상의 끝을 향해 거침없이 폭주하던 제트의 주먹은,

자신처럼 지나치게 직선적이며 무식하기 짝이 없는 한 소년의 주먹과 마주합니다.

 

원작에서 센고쿠가 '정의란 가치관...세대를 넘지는 못한다.' 라는 말을 했었죠. 아마 제트도 그걸 느꼈을 것입니다.

그 점을 생각해본다면, 그의 마지막 선택이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렇게 이해하기 힘든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결국 경천동지의 신세계에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노병을 위한 진혼곡의 울림만이 남습니다.

 

이번 <원피스 극장판 제트>는 사나이들의 거칠지만 지극히 순수한 주먹으로 시작과 끝을 맺는 극장판입니다.

박력있고 불꽃 튀는 전투 장면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원작에 대한 이해와는 크게 상관없이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것입니다.

 

 

 

 

 

 

그 외:

 

1) 제트와 더불어 주목해야할 인물은 '푸른 꿩' 쿠잔의 존재입니다. 그는 현직 해군 총사령관인 ‘붉은 개' 사카즈키와의 이념 충돌로 인하여 해군을 탈퇴한 전직 해군 대장으로서, 상황을 시종일관 지켜보는 방관자의 위치에 있으면서 문제의 해결과 관련하여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어쩌면 이번 극장판의 주인공은 제트와 푸른 꿩, 이 두명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2) 제트가 계획에 이용하려고 하는 마그마는 '붉은 개' 의 능력이자 상징이기도 하며, 제 생각에 마그마는 '철저한 정의', '극단적인 정의' 를 의미한다고 봅니다. 붉은 개의 해군으로서의 모토가 바로 그것이라서요. (작가의 SBS에 나온 붉은 개의 정의관은 '철저한 정의' 이지만, 푸른 꿩은 그것을 '극단적인 정의' 로서 평가하죠.)

 

3) 제트의 마지막 선택은 원작의 인물인 에드워드 뉴게이트의 선택과 유사성을 보입니다. 설정상 제트와 뉴게이트가 동갑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죠.

 

4) <원피스 극장판 제트> 일본 현지 개봉 당시 선착순으로 관람객 200만명 한정으로 ‘원피스 1000권 Z ’를 배포했었습니다. 이 책은 원작자가 집필한 원피스 극장판 제트 관련 설정집인데, 영화와 관련된 모든 설정들이 이 책에 담겨있습니다. 원작자가 그린 ‘제트’의 초기 설정, 세세하게 설정해둔 복장에 관한 내용, 극장판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 대한 설정화, 타이틀 콘티, 제트의 일생 연대기, 제트의 정의관 등 세세한 내용들이 모두 실려있습니다.

 


5)영화 감상 후 이해를 도울 좋은 글을 추천합니다. 주소는 아래 링크이며, 원피스 온라인 까페의 슈비슈바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이 영화에서 푸른 꿩이 제트에게 건내는 술인 'Jerez' (Sherry) 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cafe.daum.net/onepieceonline/Pz0e/319




+추가


우리말 더빙도 정말 좋았습니다. 비록 오프닝이 안장혁 성우님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것이 원작과 달랐지만, 어쩌면 그게 더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김준 성우님의 제트 연기는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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