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전거 탄 소년

2014.06.12 19:56

Gappa 조회 수: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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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 from    http://www.johnlikesmovies.com/



다르뎅 형제 영화를 본 지도 몇 해 지났는데, 이 영화만큼은 두고두고 오래 묵혀놨다 요근래서야 처음 들여다 봤습니다.
다르뎅 형제 하면 왜곡없는 현장 촬영, 롱테이크 위주의 사실성을 강조한 필름으로 정말 많은 관객들과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는 감독들이죠.


시놉시스는 대략 이러합니다.
11살의 나이에 아버지에게서 버려진 시릴이라는 소년은 자신을 떠난 아버지와 아버지가 사 준 자전거가 그립습니다.
보육원. 그리고 후견인을 자처한 미용실 주인 사만다를 통해 양육받고 있고 그들은 충분히 시릴을 사랑하고 좋은 대우를 해 주고 있지만,
시릴은 여전히 아버지와 자전거에 대한 미련과 애정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소년 시릴이 처한 환경과 상황이 카메라를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소년의 성장통 이야기가 될까요?


사실 다르뎅 형제의 영화는 그에 대한 의미부여는 크게 하지 않는 듯 합니다.
다르뎅 영화는 지독한 리얼리즘의 향연이고, 이 과정의 전개 속에서 우리는 놀라기도 하고, 연민을 느끼고, 생각해 보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음악도 없고(아니 거의 없다고 하죠), 시각효과도 없는 이런 날것의 영화에서는 여러 디테일들을 보게 됩니다.
캐릭터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사소한 것들, 이것들은 사실성을 부여하기 충분합니다.


단 사실적이기는 하나 극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여백의 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극이기에 가능하죠.
결코 부연설명을 하지 않으니까요. 의문이 들게 하는 캐릭터들의 행동, 유추할 거리만 가득한 미처 못 한 이야기들
그리고 축적된 네러티브를 부인하는 것까지!
'이것들은 여기 있는 관객들의 몫'이라는 것은 감독, 작가가 할 수 있는 참 냉철한 판단이 아닐까요.
영화는 문학이 아니기에 상상력을 저해한다는 것은 옛말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 영화를 두고 극사실주의적이라거나 노골적이라고 말할 수가 없기도 하고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뭉클했습니다.
캐릭터와 스토리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필름이 보여줄 수 있는 유희가 무궁무진하다는 데서 더 뭉클하더군요.
내가 정말 영화를 사랑한다는 것을 다시금 각인시켜 주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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