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심플 플랜

2013.01.19 23:05

overwinter 조회 수:3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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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흔히 "헐리우드 풍이야"라고 하지 않습니까? 

친숙한 화법과 리듬, 즐겨 사용하는 스타일이 있고, 거기서 거기인 거 같은데 막상 보면 재미있네? 싶은, 어느 정도 이상의 완성도는 늘 보장하는 '메이커'!


소설 쪽에도 저런 표현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스티븐 킹으로 대표되겠죠, 소설계의 '헐리우드 풍'처럼 보여요. 

구미가 당기는 도입부, 안심할 수 없게 만드는, 가슴졸이게 만드는 서스펜스, 속도감, 폭력, FBI, 등등..


스릴러 중에서도 많은 찬사를 받길래 읽어봤어요. 

명성대로 정말 '빨리 읽히는' 소설입니다. 

저도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이렇게 빨리 읽어본 적은 처음이에요. 

전반이 후반보다 지루하다거나 후반이 전반보다 힘이 딸리는 현상 없는, 그 긴장의 균형도 좋아요. 

오랜 시간에 걸쳐서 글을 쓰는 작가의 작품다운 밀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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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재작년에 읽은 소설은 38권, 그 중 스릴러는 단 두권이더군요. 

그 두 권 모두 아주 유명하고 많이 읽힌 작품이고, 칭찬도 자자한 작품들이었는데 이상하게 저는 별로였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아주 빠르게, 그리고 재미없게' 읽고 난 후에는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을 싫어하는구나.


읽다 보면 '와- 빨리 읽힌다-' 싶을정도로 흐름을 탈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땐 그 속도감에 실려서 지문을 놓치고 큰따옴표 안의 대사들만 후루룩 띄엄띄엄 후루룩 읽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정신차리고 지문까지 다시 읽죠. 

근데 참. 그런게, 지문이 있으나 마나일 때가 있다는 겁니다. 

이 지점에, 제가 스릴러소설을 안좋아하는 이유가 있지 않나 싶어요.

지문보다 대사인 이야기, 마음보다는 머리를 쓰는 이야기. 

문득, 김연수가 쓰는, 김애란이 쓰는 스릴러라면 나의 취향에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됐든, 앞으로는 이런 저의 성향을 상담받고 추천받은 스릴러소설이 아니면, 이쪽은 섣불리 읽지 말아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덧붙여...


봉준호의 마더에서 제가 제일 싫었던 부분은, 도준(원빈)이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인물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런 인물이 있으면, 그의 돌발행동들이 너무 쉽게 이해를 받아버리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음.. 뭔가 지금의 이야기에서 위기나 불행이 필요한데?" 

라고 느낄 때, 손쉽게 이 어수룩한 인물을 가져다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원래 사고뭉치니까.


이야기가 '덜 꼼꼼해도' 되는거죠. 장르는 스릴러인데.


'심플 플랜'에도 이런 인물이 있고, 역시, 이런 역할을 합니다. 

팔자에 없는 불행으로 이끌어요. 천연덕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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