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배명훈의 글 중에서.

거울에 있는 몇몇 단편( mirror.pe.kr 에서 배명훈님의 단편을 좀 읽을수 있음.)

과 누군가를 만났어, 타워, 신의 궤도, 안녕 인공존재를 읽었는데.

배명훈을 좋아하는 대부분의 독자분은 김은경이 어떤 존재인지 잘 알 거다.

김은경은 가장 매력있고, 가장 중요하고, 열쇠를 쥐고 있고, 뭐 그런 존재인데 당연히 은닉에서도 똑 같은 역할을 기대했다.

비교적 역할이 작기는 하지만, 그건 나와 김은경이 만날수 없기 때문이라고 편하게 생각했다.

 

그런 독자들의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김은경을 디코이로 쓰다니 재밌는데.

 

독자들중 누구도 김은경이 피해자가 아닐거라고, 보호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거다.

 

소설안에서의 구조는 김은경을 깃발로 보고, 내가 움직이고, 나를 깃발로 보고 조은수가 움직이고, 조은수가 움직이는 걸 보고 다른 많은 캐릭터가 움직인다.

 

그리고 소설밖의 독자들은 김은경을 보고 당연히, 이 이야기가 어떻게 굴러갈지 생각한다.

그 예상을 깨뜨리는 김은경.

참 재밌다.

 

마지막 엔딩에서 김은경의 입장이 끝내 나오지 않는 점이 깔끔해서 좋다.

어쩔 수 없었다는 말도, 5번째 베일이 벗겨지는 순간 자동적으로 김은경이 특정행동을 하게 프로그램되어있었다는 식의 설정도 없고 그냥 액션만이 있을 뿐이고, 나는 김은경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김은경을 이해하지만, 내 이해가 맞는지 틀리는지는 확인할 도리가 없다. 김은경이 얼마만큼의 악의를 가지고 있는건지, 악의를 가지고 있다면 그 악의는 어디서 어떻게 싹튼 건지 설명하지 않는 결말.)

이런 결말이 맘에 든다.

 

3. 조은수

 

엔딩언저리에서 조은수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퍼즐이 풀리고, 나도, 독자도 답을 얻게 된다.

 

여기서 김은경의 모든 이야기가 다시 눈에 들어오게 된다.

 

내가 기억하는 김은경의 장점은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가장 핵심을 보는 눈이었다.

 

그리고 그 눈은 권력자가 가져야 할 이상적인 덕목중 하나에 속하겠지.

 

특정한 자리에, 그 자리에 알맞은 사람을 쓴다는 건, 권력을 떠나서 먼저 그 자리에 누가 정말로 어울리는지를 알아보는 눈이 필요한데,

 

김은경은 그걸 이미 파악하고 있다.

 

 

조은수가 나를 말리지 않고, 내가 가는 모든 길에서 나를 돕는 이유는 그 길을 내가 혼자 걷게 내버려 두면 내가 죽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은경을 죽이거나, 나에게 사실을 말하는 도박을 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그 말을 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였을까?

 

그럴수도 있지만, 숨길수 없는 마음이 나에게도 있고, 조은수에게도 있었다고 하면 그냥 간단하게 풀린다.

뭐랄까.

조은수는 내가 읽은 책이나 본 영화에서 나온 캐릭중에서 가장 멋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 캐릭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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