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이벤트] 독거미

2011.07.2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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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http://twitpic.com/5qd4jt

 

 

  소설은 평화로워 보이는 대저택의 정원에서 한가롭게 리샤르가 산책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내 신경질적인 모습의 여과 없는 표현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의문을 가지게 만든다. 도대체 이브는 누구이며, 리샤르는 왜 그토록 이브를 모질게 대하면서도 마음껏 미워하지는 않게 되었을까?

  <독거미>는 등장인물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조롭지 않으며 오히려 더 몰입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인과관계를 다 안다고 해서, 뻔한 결말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제껏 다양한 복수극과 추리소설을 많이 보았지만, 독거미의 복수는 그 내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하지만 그토록 철저한 복수 속에서도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는다. 그리고 서로는 서로를 동정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상대를 이해한다.

복수에 관한 책을 읽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복수란 무엇인가. 내가 당한만큼, 아니 그보다 더 많이 가혹하게 상대를 괴롭힌다고 한들, 이미 벌어진 일은 치유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렇게 철저하고 가혹하게 복수 할수록 피해자 역시 점점 가해자보다 더 한 사람이, 아니 괴물이 되어간다. 당사자도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괴로워 하는게 아닐까? 그리고 그 괴로워하는 마음을 아는 - 한 때는 가해자였던 - 피해자 역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 복수는 당위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재미있다. ‘괜찮은 추리 소설 있는데, 한번 읽어볼래?’ 하면 권하고픈 책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감히 말씀드리겠다.

마지막으로 ‘서평’단으로 뽑아주신 마음산책 출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책을 읽다 잘 모르는 부분이나, 어색한 표현에 대해 문의도 하고 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한데, 빠른 피드백을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서평이라는 것도 처음 해보는 데다, 서평과 독후감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내가 섣불리 신청했다가 혹시나 다른 사람들이 훌륭하게 잘 써줄 수 있는 기회를 뺏은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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