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렌과 스팀피 쇼!)

<렌과 스팀피>는 90년대 초에서 말기에 이르기까지 유명 애니메이션 채널인 '닉 켈로디언'에서 제작하고 방영하였던

'아동용' 애니메이션입니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논하자면 그리 길게 말할 것 까지는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 애니메이션은 미쳤습니다. 화면이 미쳤으며 각본이 미쳤고, 캐릭터들도 미쳤으며 연기하는 성우들의 목소리에서는

광기가 번뜩입니다.

 

 

(꼭 대단한 것을 해내고 말겠어!)

오늘날 다시 봐도 <렌과 스팀피>는 아이들이 볼만한 물건이 되지 못합니다. 요즘에야 아이들이 조숙해져서 이런 애니메

이션을 봐도 영 시큰둥할지도 모르겠지만 90년대에 방영된 물건임을 고려해보면 좀 무서울 정도입니다. 물론 <톰과 제리>

와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면 아이들이 보기에 무리가 갈정도의 과도한 폭력성이 드러나긴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의 무서움은

<톰과 제리>의 폭력성에 비할바가 아닙니다. <톰과 제리>의 폭력성이 단지 슬랩스틱 코메디 특유의 재미를 살리려고

했다는 변명을 덧붙일수도 있겠지만 이 만화는 그런 것도 없이 그냥 미쳐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캐릭터들은

모두가 미쳐있고 또한 육체와 정신을 인정사정 없이 망가뜨려 버립니다. 슬랩스틱 코메디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미 그 한도를 어느정도 넘고 있습니다.

 

 

 

(세뇌 장치에 의해 통제당하는 렌)

주인공은 신경질적이고 추잡하며 과격한 성격의 치와와인 '렌'과 덜떨어졌지만 쾌활하고 순수한 고양이 '스팀피'입니다. 이

두명의 콤비는 오만가지 기행과 정신 세계로 시청자들의 정신을 공격합니다. 이들이 내뿜어내는 순수한 광기와 에너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별 생각없이 웃고 떠들고 즐기게 만듭니다. 애니메이션이 주는 자극 그 자체가 바로 이 애니메이션의 존재

가치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신명나는 춤사위)

이전에도 단순한 자극 자체가 재미가 되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소설 등은 충분히 존재해왔지만 <렌과 스팀피>는 그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신나가고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새로운

기법과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닉 켈로디언에서 이 작품의 후속작격으로 제작한 <스폰지밥>에서도 사용되었던

것들이 많습니다. 특히 그 대표적인 것이 평소에는 평범한 화풍으로 극을 전개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혐오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클로즈업 장면이 튀어나온 다거나, 일부러 캐릭터들을 바보나 미치광이로 만들기 위해 의미를 알 수 없는 음악들을

삽입하는 등 입니다.(대개 음악이 고전풍이 경우가 많습니다.)

 

 

 

(대단원의 복수. 마지막에는 대개 스팀피에게 골탕먹거나 피해를 입은 렌이 분노의 보복을 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이 애니메이션 자체를 그냥 보고 있자면 단순히 자극적이고 병맛스러운 작화와 내용, 분위기 따위로 사람들을 아무 생각없이

피식 웃게만드는 저질적인 개그 프로그램으로 볼수도 있습니다. 이 말이 비록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과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는 분명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 만화는 '병맛류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혁명이었습니다. 어차피 캐릭터와 내용이 미친 짓으로 사람을 웃길 컨셉이라면 시청자들도 모두 미치게

만들어 보자는 그 막나가는 취지야말로 이 애니메이션의 진정한 정신일 것입니다.



 

- 그 외에

 

*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이 애니메이션의 정시나간 컨셉은 <스폰지밥>이 이어나갔습니다. 물론 꽤 순화된 편입니다.

 

* 최근 몇년동안 유행했던 소위 '병맛류' 만화들도 이런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컨셉일 겁니다.

 

* 이 애니메이션은 극중 유난히 클래식 음악들을 많이 사용합니다. '위풍당당 행진곡'이라던가 '토카타와 푸가' , '사탕인형의 춤' 등...

  후속작 격인 <스폰지밥>에서도 가끔 나오는 편이지만 <렌과 스팀피>는 거의 두세편에 한편 꼴로 자주 쓰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국내에서 재능TV에서 더빙해서 방영했다고 들었는데 정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2000년대 들어서는 선정성과 폭력성이 가미된 성인판도 따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원판 만큼의 재미는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리뷰엔 사진이 필요합니다. [32] DJUNA 2010.06.28 82830
621 [영화] 미녀 삼총사, Charlie's Angels, 2000 [3] [202] ColeenRoo 2012.06.19 5464
620 [영화] 돈 비 어프레이드 Don't Be Afraid of the Dark-- 사족에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3] [24] Q 2011.09.04 5456
619 [음악] 먼지를 닦으며 - 비틀즈의 영원한 추억 [3] [12] 무루 2010.06.28 5407
618 [영화] 무법자 (2009) : 그들은 이유 없이 당했고 그는 찌질하고 비참해졌다.... 1시간 넘게 [1] 조성용 2010.03.18 5405
617 [영화] 돼지의 왕 - 연상호 [5] [2] clancy 2011.11.05 5393
616 [영화] 또다른 '공공의 적' 시리즈 [이끼] [3] [1] taijae 2010.07.06 5381
615 [영화] 영상자료원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상영작 소개 (몇몇 정보 수정) [9] [1] oldies 2010.06.27 5369
614 [일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고독한 미식가>와 <먹기만 할게> [1] [1] 큰고양이 2013.07.26 5360
613 [책] 독재자: "평형추"와 "낙하산"을 중심으로 [4] [208] 곽재식 2010.11.07 5346
612 [영화] 비밀의 눈동자 El secreto de sus ojos <부천영화제> (스포일러 없음) [4] [1] Q 2010.07.16 5336
611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2008 [3] [1] jikyu 2010.09.11 5333
610 [영화] 뫼비우스 MOEBIUS (김기덕 감독, 결말과 상세한 내용 있음) [2] 비밀의 청춘 2013.09.15 5330
609 [영화] OO7 뷰투어 킬 [3] [18] 무비스타 2010.11.04 5323
608 [영화] 밀크 오브 소로우 (La Teta asustada, 2009) : 과거로부터 벗어나는 작은 첫걸음 [205] 조성용 2013.08.24 5310
607 [영화] 나잇 앤 데이 Knight & 데이 [5] 곽재식 2010.06.30 5305
606 [영화] 고백, Confessions, 告白 (2010) [2] [1] violinne 2012.06.13 5304
605 [영화] 파이터, The Fighter [9] 가시돋힌혀 2011.01.08 5290
604 [영화] 전망 좋은 방 A Room with a View (1985, 제임스 아이보리) [2] august 2011.01.17 5285
603 [영화] 맨오브스틸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로 보고싶다. [215] 무비스타 2013.06.20 5280
602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3] [8] 곽재식 2011.08.17 527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