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기억은 증오한다

2012.08.30 21:40

clancy 조회 수:5207

기억은 증오한다

clancy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은지는 신발을 채 벗지도 못한 채 주저앉아 버렸다. 보건소에서 집까지 왕복 6km 길을 3시간 넘게 걸어왔기 때문이었다. 마을버스로 4코스, 길이 밀려봤자 20분이면 뒤집어 쓸 거리였다. 불과 10개월 전만 해도 그랬다. 버스가 아니더라도 자전거를 타고서도 쉽게 오갈 수 있는 거리였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도보로 다니기도 했던 길이다. 운동을 좋아해 테니스와 등산 동아리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10개월 전의 그녀에게 6km 정도의 거리는 속보로 1시간 정도면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작년 여름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세상이 뒤집어졌고 모든 규칙과 기준들이 무너졌고 그녀 역시 변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변한 건 은지 자신의 몸이었다. 거실 안쪽 벽에 삐뚜름히 기대 선 전신 거울을 은지는 멍하니 바라보았다. 고교 졸업 이후 꾸준한 운동과 다이어트로 단련해 온 스물한 살 은지의 몸은 더 이상 거기에 없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있던 근육은 말라비틀어져 딱딱하게 굳어버렸고 윤기가 흐르던 검고 긴 생머리는 생기를 잃은 채 버석하니 만지면 금세라도 부서져 내릴 것 같았다. 잡티 없이 뽀얗던 피부도 무두질한 가죽 마냥 뻣뻣해진 데다 시퍼렇게 변색되어 마치...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를 떨쳐내려 은지는 세차게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내젓는 시늉을 했다. 차갑게 굳어버린 근육들은 고개를 젓는 간단한 동작조차 그녀에게 허락하지 않았다. 걷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나무토막처럼 굳어버린 몸에겐 똑바로 걷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1시간이면 가볍게 오가던 길은 이제 사력을 다해 움직여도 세 배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힘들게 걸어온 끝에 기진맥진하여 너부러진 후에는 어김없이 극렬한 통증이 찾아왔다. 혹사당한 근육들이 일제히 비명을 내지르며 시위를 해대는 것이다. 짧은 머리를 멋지게 빗어 올린 보건의 선생은 그것이 죽었던 근세포들이 회복되는 신호라며 염려 말라고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은지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소문을 종합해보면 전문가라는 그들조차 이 병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였으니까. 지난 10개월 간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들의 태도일 것이다. ‘별 거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곧 나아질 겁니다.’ 정치가도, 공무원도, 소위 전문가라는 인간들도 TV 모니터 앞에선 늘 같은 소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현실과 동떨어진 거짓부렁이었다. 
“다녀왔니?”
살짝 열린 안방 문의 좁은 틈 사이로 떨리듯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은지는 미소를 지어 보이려 애쓰며 힘겹게 손을 흔들었다.
“응, 엄마.”
“그래, 의사 선생님은 뭐라고 그러디?”
“똑같은 얘기지. 약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라고.”
그제야 문을 열고 방에서 나온 엄마가 문지방 위에 삐죽거리고 서선 물었다.
“별 일 없었고?”
“응.”
불안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엄마의 시선을 은지는 애써 무시했다. 응, 엄마. 별일 없었어. 승차거부 때문에 정류장에서 버스를 4대나 그냥 보내고 결국 집까지 걸어왔고, 오는 와중에도 어떤 남자가 나보고 괴물이라며 욕을 퍼부어댄 데다 웬 꼬마는 물총까지 쏴대며 나보고 꺼지라고 소리를 쳐댔을 뿐이니까 딱히 이렇다 할 일은 없었어. 엄마를 붙잡아 앉히고 오늘 겪은 일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결국 속으로 삭히고 말았다. 엄마가 그런 불평들을 진득하게 들어줄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보단 자신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거부할 것이 분명했다. 그날 이후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의 눈에선 언제나 공포와 혐오의 감정이 읽혔다. 눈앞에 있는 것은 예쁘고 착한 딸 은지인 척 하는 다른 무언가라고, 단지 딸처럼 행세하는 괴물이고 썩은 고깃덩어리라고. 진짜 딸 은지는 10개월 전 그날 죽었다고 믿고 싶은 마음. 그것이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의 눈 속에 숨은 진심이란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 언제나 경계했다. 자신 앞의 괴물이 딸 행세를 관두고 언제 돌변해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욕을 퍼붓고, 돌을 던지는 사람들의 심정도 엄마와 크게 다르지 않을 터였다.
“밥은 냉장고에 있으니까 알아서 차려 먹어, 약 제때 챙겨먹고.”
“응, 알겠어 엄마.”
은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방 문이 쿵하고 닫혔다. 용건이 끝났으니 볼 일 없다는 듯. 은지는 슬픈 표정으로 닫힌 문을 바라보았지만 거실 거울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은 채였다. 마치... 시체처럼.

방으로 들어와 짐을 풀고선 들고 있던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문앞에 놓여있던 것을 가져온 것이었다. 우체국용 1호 박스는 누군가 직접 가져다 놓은 것인지 소인도 없고 발송장도 붙어있지 않았다. 다만 겉면 발송자 주소란에 검은 매직으로 덜렁 이름만이 적혀 있었다. 
‘윤보미’
상자를 만지던 은지의 손이 그대로 멈추어 선 채 떨렸다. 익숙한 이름이지만 그 자리에 적혀 있을 수 없는 이름이기도 했다. 다시 말해 그 상자는 결코 윤보미란 사람이 보낸 것이 아닐 것이다. 누가 보낸 것일까. 몇몇 후보들이 막연히 머릿속에 떠오른다. 하지만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왜 보냈는지는 상자를 뜯어보기 전엔 알 길이 없었다. 
보미와는 중학교 시절 동급생으로 처음 알게 된 이후 최근까지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서양애들 표현을 빌자면 BFF(Best Friends Forever)라고 말할 수 있는 사이였지만 이제 마지막 F의 Forever는 Fucked up으로 대체되었다. 모든 게 혼란스러웠고 엉망이 되어 버렸다. 더구나 은지로서 더욱 답답한 점은 지금 처지가 되어버리기까지의 기억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그녀의 마지막 기억은 10개월 전 병원 응급실이었다. 수건으로 얼기설기 동여 맨 팔목을 감싸 쥔 채 은지는 응급실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 보미도 옆에 있었다. 연신 피가 흘러나오는 자신의 목덜미 상처를 둘둘 말아 뭉친 티셔츠로 눌러 지혈 해주던 보미의 모습은 생생히 기억한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 어느 시점부터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것은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겨버린 것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라면 그렇게 기억 속에서 사라진 기간이 8개월이나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2개월 전 오랜 잠에서 깨어나듯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가장 먼저 본 게 엄마였다. 무슨 일인가 싶어 엄마를 부르려는데 쇳소리가 새어나오며 목이 따끔거렸던 게 기억난다. 몇 번을 시도 끝에 간신히 ‘어아’ 비슷한 말을 뱉어내자 그제야 자기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엄마의 반응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믿을 수 없다는 듯 도리질을 하며 뒷걸음질 하던 엄마는 의자던가 소반이던가에 발이 걸려 그대로 나자빠졌던 것이다. 그리곤 방바닥을 기다시피 거실로 나갔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대체 왜 그러는지 알아보려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은지는 그제야 자신의 사지가 두꺼운 구속구로 침대기둥에 묶여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저분한 환자복 아래로 빠져나온 자신의 팔다리가 푸르죽죽한 색으로 변해 있는 광경을 보고서야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군의 사람들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노란색 다이빙 슈트 같은 복장에 요란한 마스크를 뒤집어 쓴 남자들은 그녀를 상대로 여러 가지 검사를 했었다. 개중엔 여자로서 수치스러울 수 있는 검사들도 있었으나 마치 사육장 동물 다루듯 배려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우악스러움에 한 마디 항의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확정 진단은 삼,사일 후에나 나오겠지만 일단은 2형 회복기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들 중 상급자로 보이는 중년남자의 설명에 엄마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까지도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일인지 알 길이 없었던 은지로선 그 눈물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날 밤 여전히 침대에 묶인 채 누운 채 그녀는 옆으로 다가와 앉은 엄마에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보미랑 놀러갔던 날 기억하니? 둘이서 영화 본다고 나갔었잖아. 그때 지하철에서 어떤 아저씨가 널 공격했지.”
은지는 그때를 떠올렸다. 수요일 오전 시간이었지만 지하철 좌석은 만원이었다. 여느 때처럼 은지는 보미와 출입문 근처에 나란히 서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오늘 볼 영화에 대해서, 지난 번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에 대해서, 함께 쇼핑하다 점찍어 둔 신발에 대해서. 그렇게 서너 정거장 쯤 지났을 무렵 그 사내가 차량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부터 남자가 눈에 띄었던 건 술에 취한 사람 마냥 비틀 거리며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어서였다. 길게 트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단지 목을 그르렁 대는 것 같기도 한 기분 나쁜 소리에 전철 안 모든 사람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방향 없이 휘청거리던 남자가 슬금슬금 둘이 선 쪽으로 다가왔다.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의 티셔츠에 묻은 시커먼 얼룩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변색된 핏자국이라는 것을 눈치 채고 두려움에 자리를 피하려는 순간 남자가 고개를 쳐들더니 은지에게로 달려들었다. 이빨을 드러내고 흉측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린 남자의 두 눈은 탁하게 흐려져 있었다. 깜짝 놀라 무의식중에 들어 올린 그녀의 팔을 덥석 잡아채더니 사내는 이빨로 손목을 물어뜯었다. 통증과 공포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는 사이 보미가 들고 있던 가방으로 남자의 뒤통수를 내려쳤고 그 기세에 잠시 떨어져 나갔던 남자는 다시 은지에게 달려들어 이번엔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그제야 다른 사람들이 달려들어 남자를 떼어냈고 다음 역에서 사람들과 역무원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너무나도 생생한 기억은 은지에겐 바로 어제의 일이었다. 병원에서 기절했고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집에 와 있었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는 이미 8개월이나 지난 일이라고 그랬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지만 동시에 지금 자신의 상황을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마른 가지처럼 메마르고 딱딱한 몸뚱이와 생기를 잃고 시퍼렇게 변한 피부, 그리고 무엇보다 괴이한 모양으로 아물어버린 팔목의 상처는 ‘시간’ 외에 해명할 길이 없어 보였다.
엄마는 악몽을 회상하듯 그간의 일들을 얘기해주었다. 끊어질 듯 힘겹게 이어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엄마의 모습 역시 많이 변했음을 깨달았다. 앙상하게 말라 수척하니 반쪽이 된 뺨에 무언가에 베인 듯 크고 깊은 흉터가 도드라졌다. 무엇보다 얘기를 하는 사이 흘끔거리며 자신을 살피는 엄마의 눈에서 흐릿하게 전해지는 감정이 은지의 맘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분명 두려움이었다.
“너를 공격한 남자는 병에 걸렸어. 아주 무서운 전염병인데 병에 걸린 사람에게 물리거나 수혈을 받거나 하면 역시 감염된단다. 발병한 사람은 이성을 잃고 사람들을 무작위로 공격해, 그리고......”
도저히 입에 담기 힘든 이야기들을 에둘러 전하기 위한 엄마의 언어선택 덕분에 내용을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얼마 못가 은지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믿기지 않는 이야기지만 기억을 잃어버린 8개월이란 시간 동안의 세상에 벌어진 끔찍한 사건은 단 하나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었다.
‘좀비’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깨어나고,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공격해 죽이거나 감염시킨다. 그리고 감염자의 증상은 단순한 공격성향 이상이었다. 피와 인육에 대한 갈구. 발병한 사람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다. 그렇게 자유와 평화란 단어가 사라진 자리에 식인과 살인이란 공포가 내려앉았다. 계엄령이 선포되고 가능한 모든 병력이 소집되어 거리로 쏟아졌다. 하지만 감염자의 수 역시 그만큼이나 많았고 나날이 늘어갔다. ‘밤새 안녕하셨어요’라는 인사는 다시금 글자 그대로 상대방의 무사를 확인하는 말이 되었고 시민들은 문을 걸어 잠근 채 집안에 숨어 창문너머 들리는 총성과 비명 그리고 괴성들에 귀를 막아야 했다. 역병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민관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과론적 증상들 이외에 딱히 밝혀낸 것은 없었다. 하얗게 변색된 눈동자, 핏기 가신 피부, 경직된 근육으로 일그러진 얼굴과 쩔뚝거리는 걸음걸이 등을 통해 좀비로 변한 사람을 판별하는 방법이나 그들과 마주쳤을 때의 대처법 (노출된 피부를 가리고 안전한 장소로 ‘신속히’ 대피하세요라나) 같은 하나마나한 얘기들의 반복이었다. 그렇게 세 달이 지나자 처음의 혼돈은 수그러들었다. 사람들은 변해버린 세상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하나둘씩 생존방법을 터득했고 좀비로 변한 인간들에 대처하기 시작했다. 전염병의 전파 속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감염자의 증가세도 감소하였다. 사태 발발 이후 굳게 닫혔던 휴전선이 열리고 북측 병력이 내려와 힘을 보태기 시작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외국의 원조도 본격적으로 개시되었다. 그 즈음 감염자 처우에 대한 논란이 시작되었다. 여전히 병의 정체조차 파악하지 못한 덕에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은 요원한 상황에서 이전까지 감염자에 대한 처치는 딱 한가지였다.
‘목을 베고, 소각한다.’
십계명 마냥 사람들 사이에 퍼진 단순한 원칙은 이후 ‘대소각’이라고 불리게 된 3개월의 시간 동안 수백만의 감염자를 잿더미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경험과 장비로 무장하여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감염자를 통제할 수 있게 되자 생명윤리적 논란이 다시 일었던 것이다. 감염자 소각처리에 반대하던 사람들은 감염자의 인권에 대해 토로했고. 찬성하는 쪽은 감염자가 이미 죽은 시체라는 주장을 펼쳤다. 거기에서 파생한 논란들도 줄을 이었다. 치료제 개발 가능성은 정말로 희박한 것인가. 좀비로 변한 감염자는 죽었다고 봐야 하는가. 그렇다면 그들의 법적 권리와 책임은 어디까지로 규정해야 하는가. 모이기만 하면 사람들은 토론하고 언쟁을 벌이고 때로는 폭력소요를 일으켰다. 그러는 사이 ‘아직 움직일 수 있는’ 감염자에 대한 소각 처리는 일시적으로 중단 되었고 대신에 그들 모두를 격리하기 시작했다. 도시마다 좀비들을 가두기 위한 거대한 수용소들이 만들어졌고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수용소 안의 걸어 다니는 시체들은 시체가 아니었고 친구를 잡아먹은 괴물은 나의 가족이었으며 그들의 식인을 막을 유일한 방법은 살인이었다. 급조된 수용소에선 연일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한데 모인 좀비들은 서서히 썩어가기 시작했고 역한 냄새가 거리를 뒤덮었다. 그들 역시 아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먹이’를 줘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좀비를 일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렬파들의 수용소를 상대로 한 테러도 있었는데 주로 사용된 방법은 불을 지르거나 폭탄을 투척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종종 수용시설의 붕괴로 이어져 오히려 감염자 수를 늘리는 웃지 못 할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과 수용시설의 부족 등이 대두되면서 개인적으로 좀비로 변한 사람들을 격리 감호 하는 가정도 생기기 시작했다. 일반 가정에서도 간단히 좀비를 가두어 둘 수 있는 방법과 도구들이 정부 차원에서 보급되었고 수액 점적 방식으로 좀비의 아사를 지연시키는 기법도 고안되었다. 좀비에게도 작용하는 마취약이 개발되면서 좀비로 변한 가족을 직접 보호하려는 가정들은 점차 늘어갔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수용소 쪽에서 연락이 왔었어. 너를 보호하고 있는데 집으로 데려가겠느냐고. 너를 처음 데려왔을 때 정말 내가 할 수 있을지 엄두가 나지 않더라. 언젠가 치료제가 개발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만이 고통스런 하루하루를 견디게 해주었단다.”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엄마의 모습에서 은지는 모든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잃어버린 8개월의 시간도 비참하게 변형된 몸뚱이도 왜 자신의 침대에 사지가 묶인 채 깨어났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헛된 소망이란 것을 알면서도 이 모든 게 끔찍한 악몽이고 자신은 아직도 병원 침대에 잠들어 있는 것이기를 바랬다.

깨어난 지 일주일 만에 은지의 사지를 옥죄던 구속구들이 벗겨졌다. 주황색 올인원들이 다시 와 검사를 하고 샘플을 채취해갔고. 이후로는 지정된 시설에서 정기적인 검진과 확인을 받으라는 지시 했다. 범죄자에게 채우던 것과 똑같이 생긴 전자발찌가 채워졌다. 사전 허가 없이 거주지를 벗어날 수 없다는 얘기도 들었다. 새로운 악몽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 8개월이 엄마의 악몽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은지 자신의 악몽이었다. 정신은 돌아왔지만 몸뚱이는 좀비로 지내던 시절 그대로였다. 딱딱하게 굳어버린 근육들은 매우 더디게 회복되었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통증이 수시로 전신을 파고들었다. 육체적인 고통보다 괴로운 건 정신적 스트레스였다. 회복 후 처음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비명과 함께 그대로 거울을 집어던지고 말았다. 8개월간 흉측하게 일그러진 상태였던 얼굴은 경직이 풀렸음에도 끔찍한 형상이었다. 잿빛과 파란색을 뒤섞은 듯 생기 없는 피부는 거기에 기괴함을 더했다. 정기 검진이나 운동치료를 위해 외출을 할 때면 자신을 백안시하는 사람들의 소리 없는 경멸과 증오를 감수해야했다. 회복기의 환자임을 증명하는 녹색 완장을 착용했음에도 그들에게 은지는 여전히 괴물이었다. 자신들의 가족을 친구를 연인을 감염시키거나 무참히 살해하고 잡아먹은 식인귀였다. 아무리 가려도 눈에 띄는 피부색과 걸음걸이 덕분에 회복기의 환자들은 ‘생환자’라 불리며 노골적인 차별 대우를 감수해야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생환자를 경계하게 만든 건 그들의 회복이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치료제 덕분에 깨어난 게 아니란 말씀이신가요?”
첫 번째 검진을 받던 날 은지는 담당의에게 물었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격리된 좀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진 않았어요. 하지만 환자분처럼 어느 날 갑자기 회복되는 케이스가 늘어나고 있긴 하죠. 그 기전을 파악하기만 한다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으로선 어떻게 회복이 된 건지 아무도 몰라요. 자가면역기능으로 항체가 만들어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할 뿐이죠. 2형 회복기라고 부르는 이유도 그거에요. 치료제가 되었던 면역반응이 되었던 정상적인 방법으로 감염을 극복했다면 회복기라고 부를 텐데 당최 원인도 모호하고 완벽하게 회복되었는지도 모르니까 일단 ‘2형’이라고 따로 분류해놓고 본 거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던 의사선생은 그 때문인지 몰라도 두 주 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자신의 상태가 유보적이고 때문에 자신이 언제라도 다시 발병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은지 스스로 갖기엔 충분했다.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혐오와 공포의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생환한 이후 애써 무시한 채 잊으려던 하나의 질문을 다시 떠올린 것도 그 무렵이었다. 
“엄마, 나 말이야 사람 죽인 적 있어?”
막무가내로 엄마에게 질문을 던진 건 지금부터 한 달 전 어느 날 저녁의 일이었다. 빨래를 개던 엄마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반문했다.
“무슨 소리야?”
“내가, 기억이 없던 사이에 말이야. 나도 좀비였던 거잖아. 그럼 그 동안에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아니야.”
은지의 말을 끊으며 엄마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라고, 넌 병원에서 계속 치료 받다가 바로 수용소로 이송됐어. 그러니까 넌 그런 적 없어. 알겠니?”
“알겠어.”
화난 얼굴로 돌아보는 엄마에게 어색한 동작으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지만 은지는 엄마의 말이 거짓이란 걸 직감했다. 처음 질문을 들었을 때 뒤돌아서 빨래를 개던 엄마의 손이 순간적으로 멈추어 서는 걸 보았다. 그리곤 무의식적으로 손을 휘휘 내젓는 것도 보았다. 마치 무언가를 떨쳐 내려는 듯. 20년을 함께한 딸에겐 그것으로 충분했다.

은지는 책상 위에 놓인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어본다. 보미의 이름으로 발송된 상자 안에는 완충비닐로 싸여진 USB 메모리가 들어 있었다. 상자 속의 상자, 질문 안의 질문이었다. 노트북에 메모리를 연결하자 곧 새 창이 뜨며 저장된 데이터를 표시했다. 메모리 안에는 동영상 파일 하나만이 들어있었다. 파일명은 일련의 숫자들이었는데 분명 날짜를 표시한 것이었다. 그렇다면 파일의 내용은 지금부터 약 7개월 전의 시점과 관계된 것일 터였다. 마우스 포인터를 파일 위에 가져다 놓은 채 은지는 다시 한 번 망설였다. 그 안의 내용이 무엇일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정확히는 걸어 다니는 시체 행세를 하던 8개월 사이 자신이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매우 서서히 하지만 분명하게 은지의 마음을 좀먹어 갔다. 엄마는 분명 무언가를 숨기고 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이끌어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리고 다시 깨어난 지 1개월 만에 보미의 이름을 떠올렸다. 지하철에서 감염자에게 물렸을 때에도 그리고 병원에서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순간에도 옆에는 보미가 있었다. 그녀라면 무언가 진실을 알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보미의 핸드폰 번호는 정지되어 있었다. 집 전화도 받지 않았고 혹시나 싶어 메일을 보내 보았지만 확인조차 않는 듯 했다. 결국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는 날 보미의 집으로 직접 찾아갔다. 보미의 집은 전자발찌로 제한되는 이동경계에 걸쳐 있었기에 불안했지만 다행히 경보가 울리거나 하진 않았다. 보미 가족이 사는 주공아파트 단지는 꽤 규모가 큰 곳이었지만 10개월 사이 아파트 단지 절반이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그 모습에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8개월의 간의 끔찍한 시간을 새삼 실감했다. 다행히 보미네 집은 무사했다.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으려니 문 너머에서 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세요?”
“저... 여기 보미 집 아닌가요?”
“맞는데, 누구세요.”
“아, 친구 은지라고 합니다. 보미 집에 있나요?”
한동안 아무런 대답도 없이 조용한 적막이 흘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은지는 철문 너머 저쪽에서 전해지는 일종의 긴장감 같은 걸 느꼈다. 핀홀 너머로 목소리의 주인공이 자신을 확인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당신이 은지라고요?”
“예, 그런데 실례지만 누구신가요, 처음 듣는 목소리라서.”
보미 가족은 여러 차례 만났기 때문에 목소리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다. 게다가 보미 집의 남자라고는 아버지 한 분 뿐이었는데 지금 들리는 목소리는 젊은 청년의 것이었다.
“그건 그쪽이 알 필요 없잖아요.”
“아니, 전 그냥. 보미도 없다고 해서.”
“당신 정말 몰라?”
갑작스레 던지는 날선 물음에 은지는 흠칫 놀랬다.
“모르다니 뭘요.”
“정말 모르는 거야. 아 됐고! 난 보미 사촌 오빠니까 괜히 귀찮게 하지 말고 돌아가요.”
“저기, 보미 연락처라도 알 수 없을까요? 물어볼 게 있어서 그래요.”
“보미 없어요. 죽었다고. 그걸 당신이 모르면 어떻게 해!”
닫힌 문에서 쾅 소리가 났다. 안에서 문을 걷어차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그 기세에 놀란 은지는 그대로 쓰러졌다. 굳어 버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한동안 도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주저앉아 있다 뒤늦게야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있음을 알았다. 보미가 죽었다니. 지금 같은 세상에 흔한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로선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은지를 두렵게 만든 건 보미의 사촌 오빠라는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꺼낸 얘기였다.
‘그걸 당신이 모르면 어떻게 해!’
직접적인 건 아니었지만 그 말 속에 전해지는 뉘앙스는 분명했다. 보미의 죽음이 자신과 관련이 있는 것이다.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비틀거리며 일어선 은지는 가방에서 수첩을 꺼냈다. 곱아든 것처럼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을 놀려 어렵사리 적어내린 메모를 보미의 집 문에다 붙여둔 후에야 발걸음을 돌릴 수 있었다. 
‘보미의 죽음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기억하질 못합니다. 부디 연락 주세요.’
딱히 연락이 오리란 기대는 없었다. 다만 확인하고 싶었다. 보미가 어떻게 죽은 건지.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그녀와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왜 자신이 그녀의 죽음을 기억하고 있어야만 하는지를.
그리고
오늘 답장이 온 것이다. 상자에 담겨온 동영상 파일은 그날 메모에 대한 답이었다. 떨리는 손을 기도하듯 마주 잡고 크게 심호흡을 하고선 은지는 더블 클릭으로 동영상 파일을 재생했다.

20층 건물 옥상에서 내려다 본 지상은 까마득했다. 사람도 차도 나무도 모형처럼 작아 보이는 것이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다. 난간 위에 올라선 순간 은지에게 처음 든 생각은 여기서 떨어져도 진짜 죽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었다. 지금 자신의 상태라는 것이 너무나도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생환자, 2형 회복기 환자, 대체 그것이 의미하는 건 무엇인가. 죽었다 살아난 사람일까, 여전히 죽어있는 괴물일까. 얼마 전 뉴스에서 생환자 살해에 관한 보도를 본 적이 있었다. 피해자는 은지처럼 좀비에서 회복된 20살 남자였고 가해자는 40대 주부였다. 범인은 생환자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피해자를 미행해 둔기로 뒤통수를 내리쳤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미리 준비한 도끼로 목을 자르고 다시 시신에 불을 질렀다. 목을 자르고, 소각한다. 대소각 시기의 불문율에 따른 살인의 이유는 복수였다. 당당한 표정으로 자신을 인터뷰하는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며 범인은 말했다.
‘그 놈이 제 두 딸들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나라가 미처 하지 못한 일을 스스로 했을 뿐입니다. 저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그 저주받은 마귀들은 모두 없애야 합니다.’
감염으로 좀비가 되었던 당시 피해자 남성은 그녀의 중학생 딸들을 습격했다고 한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부모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벌어진 일이었다고 한다. 당시에 남자를 보긴 했지만 두려움에 미처 잡지는 못한 모양이다. 그리고 최근에야 생환자가 되어 돌아다니는 그를 발견했던 것이다. 비슷한 소식이 하루건너 뉴스를 통해 전해지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나라의 입장은 분명했다. 좀비였던 당시의 생환자는 죽었거나 의식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기 때문에 와중에 벌인 어떠한 종류의 범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금치산자나 정신이상자에게 범죄의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것과도 같은 이치였다. 생환자를 죽이는 행위에 대해서는 좀비의 생리적 상태가 실질적으로 죽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미 사망한 사람이므로 살인이 아닌 시신훼손의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있었다. 그런 주장대로라면 옥상에서 뛰어 내린들 죽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저기 심하게 망가지고 틀어지더라도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지 않으려면 정확히 머리부터 떨어져야한다. 뇌가 파괴되면 좀비도 결국 죽는다. 목이 잘리고 불태워진 생환자도 결코 되살아나지 못했다.
“은지야!”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옥상으로 통하는 문 앞에 엄마가 서있었다.
“안돼! 그러면.”
“나 알아버렸어. 보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USB에 담긴 파일은 CCTV 영상이었다. 어딘가의 비상계단을 따라 보미가 은지와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날짜를 보아 은지 자신은 이미 좀비로 변해버린 시점일 터였다. 증거로 화면 속 은지는 등 뒤로 손이 묶인 채 발작을 일으킨 사람처럼 괴이한 각도로 몸을 꺾어대면서 보미를 쫓아가듯 뒤따르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던 보미가 어느 순간 균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고 그녀를 은지가 덮치는 것으로 영상은 끝이 났다. 그 다음이 어찌 되었을지 추측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나도 방금 봤다. 하지만 그런 게 아니야!”
아마 엄마도 방에서 상자와 동영상을 확인했을 것이다.
“이게 맞아, 엄마. 사람들 말대로 나는 마귀야, 괴물이라고.”
“아니야, 그렇지 않아.”
“부정하지 마. 나도 엄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나도 알아. 나를 보는 엄마 눈빛. 대하는 태도. 아니라고 하지만 어떻게 생가가고 있는지 안다고. 엄마도 무서운 거잖아. 내가 언제 다시 변할지, 그래서 자기를 공격할지 걱정되고 두려운 거 안다고. 이제 그러지마. 내가 죽는 게 모두를 위한 거야.”
은지는 난간 위에서 몸을 돌려 바깥을 향해 섰다.
“나도 두려워. 하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야. 그날! 그 영상이 찍혔던 날. 내가 널 죽이려고 했어. 괴롭고 힘들어서 모든 걸 끝내려 그랬어.”
“뭐라고?”
“내가 제정신이 아니었어. 침대에 묶인 채 누운 널 보고 있으려니까 계속 그러고 살 자신이 없었어. 함께 죽는 게 답이란 생각이 들어서 목을 치려고 칼을 잡았어. 그때 보미가 봤던 거야. 그런 날 말린 게 보미라고.”
엄마의 뺨에 난 상처가 보였다. 길고 깊게 베인 상처였다.
“내가 정신을 못 차리니까 보미가 널 빼내려고 그랬던 거야. 그래서 둘이 계단으로 내려갔던 거라고. 너 잘못이 아니야. 모두 나 때문에 그런 거야. 그래서 널 보고 있으면 두려운 거야. 다시 내가 미쳐버릴 까봐. 널 위험에 처하게 할까 두려웠던 거야!”
“하지만, 하지만 보미는...”
은지는 시야가 흐려졌다. 그렇더라도 달라진 건 없었다. 마지막에 보미를 죽인 건 결국 자신이란 건 달라지지 않는다. 흐린 시야 너머로 얼핏 보미의 얼굴을 본 것만 같았다.
“그러지마. 제발 은지야. 너가 그렇게 된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미안해, 엄마.”
허공으로 한 발자국 내딛는 순간 은지의 몸은 20층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고개를 숙이자 몸이 뒤집혔다. 머리가 아래를 향한 것을 확인한 은지는 눈을 감으며 바랬다. 이번엔 다시 깨어나지 않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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