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9 01:00
때로 엄마는 소리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삐 움직이는 발걸음
정갈한 목소리로, 기억 저 너머
아주 오래 전 나 살기 전부터
하루도 건너지 않고 매일 울리던 엄마의 신심
남묘호렌게쿄는
경이롭도록 꾸준하게 울리던 엄마의 소리
각종 야채를 빠르게 채썰고
한 낮에 간식거리를 튀기며 자르르르 끓어오르는 기름과
이내 빈 사기그릇과 유리 위로 튀고 흐르며 율동하는 물
밤중에 홀로 조용히 식탁 앞에 앉아
책장을 넘기고 연필로 선을 긋는
그런 소리들로 나는 엄마의 모습을 눈에 선하도록 그리곤 해
그렇게 누군가 집 안에 있다는 것
빈 집에 순간의 흔적을 남기는 사람
혹은 너같은
그런 게
가족이 아닐까하고
내 발치에 엎드린 말 못하는 가족에게 글로 묻는 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93 | [시] 거짓말 [1] | 구경남 | 2013.04.01 | 1442 |
292 | [그림] 상남자 [1] | clancy | 2013.03.29 | 2143 |
291 | 우리 마을 그냥 소년. [1] | 포비돈 | 2013.03.26 | 1274 |
290 | [그림] 청록색 코끼리 [1] [1] | the cafe bagdad | 2013.03.11 | 1518 |
289 | [그림] 몽유병 만화 [2] [14] | 검정 | 2013.02.28 | 2434 |
288 | [7분 소설] 농구공의 경계 [11] | catgotmy | 2013.02.15 | 2126 |
287 | [시] 반지 [1] | 닥호 | 2013.02.03 | 1426 |
286 | [시] 자국 [1] | 닥호 | 2013.02.03 | 1255 |
285 | [단편소설] 도쿄타워 24층 [2] | 닥호 | 2013.02.03 | 1572 |
284 | [시]너를 오늘 만난다면 | 불가사랑 | 2013.01.23 | 1346 |
283 | [엽편] 카르마 [1] [1] | clancy | 2013.01.21 | 1542 |
282 | [단편]사막에 관한 일반적인 오해 [2] | 뉴우지 | 2013.01.10 | 1759 |
281 | [단문]보헤미안 랩소디 [2] | 뉴우지 | 2013.01.10 | 1687 |
280 | [1분 소설] 핑크 롯데샌드 [4] | catgotmy | 2013.01.07 | 1373 |
279 | [1분 소설] Ad Free [2] [22] | 잔인한오후 | 2013.01.01 | 2537 |
278 | [단문]J | 뉴우지 | 2012.12.19 | 1591 |
277 | [소설] 뱀에게 피어싱 스포일러 [2] | liece | 2012.12.19 | 1941 |
» | [시] 일상에게 [2] | liece | 2012.12.19 | 1294 |
275 | [1분 소설] 나비 수집 [1] | liece | 2012.12.19 | 1240 |
274 | [시] 교복자르기 | liece | 2012.12.19 | 16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