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18 16:48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올랐던 당신의 손톱.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당신은 이내 손가
락으로 다시 눈길을 돌렸다.
딱. 딱.
당신의 손톱이 내 등을 할퀴었고, 땀이 식은
등판은 쓰라렸다. 네가 고양이라도 되냐고 투
덜거렸던 그 밤. 그 밤을 떠나보낸 뒤의 아침이
었을 것이다.
자취방의 노란 장판 한켠으로 튀어올랐던 그
손톱. 나는 놓치지 않았다. 샤워를 마친 당신이
방바닥에 흩어져 있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던
동안, 나는 엎드린 채로 그 손톱 조각만을 뚫어
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당신의 하이힐이 또각거리며 반지하 계단을
올라갈 때, 나는 방바닥을 기어 그 손톱 조각으
로 다가갔다.
검지 손가락을 내밀어 살며시 누르자, 손톱
조각이 검지 끝에 붙어 왔다. 옆으로 굴러 누워,
손가락 끝에 달라 붙은 그 유백색의 단백질 조
각을 형광등에 비춰 본다. 곰팡이 슨 천장에 매
달린 형광등은 하리하게 빛났다. 나는 이내 그
것을 코 앞으로 가져와,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검지를 조금 더 아래로 내리고는, 입술을 열었
다. 누런 이 사이로 내민 혀끝에 그 손톱 조각
을 놓는다.
당신의 조각을, 소중하게 잘근거렸다.
삼키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나는 손톱을 깎았다. 당신
이 썼던 그 손톱깍이로.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손톱이 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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