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9 00:54
소년은 나비를 수집하곤 했다. 그의 고향에 있는 침실에는 스티로폼 재질의 판이 있으며, 그 판은 한 쪽 벽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판 빼곡히 나비가 붙어있다고 했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나비가 납작하게 말려져서 독한 방부제로 범벅된 채 일정 간격을 두고 핀으로 꽂혀있는 광경을 생생하게 묘사하곤 했다.
“그런 취미구나.”
“그렇지.”
“이해하기 힘든데. 뭐에 그렇게까지 끌리는 거야?”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뭔들 그러겠어. 말해봐.”
“아마 네가 네 등에 날개를 새긴 것과 비슷한 것일 거야.”
그는 입을 벌려 그녀의 등을 적셨다. 그녀는 그가 사랑한 것이 그 판에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저 편의 벽에는 창문이 한 장 걸려 있었고 섬뜩하도록 푸르고 맑은 하늘이 그들을 보고 있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 | [음악] 밍크 [1] | dufla | 2011.04.04 | 1385 |
12 | 그녀를 꼬시기 위한 노랫말 3 [1] | 라인하르트백작 | 2012.08.16 | 1379 |
11 | [1분 소설] 핑크 롯데샌드 [4] | catgotmy | 2013.01.07 | 1373 |
10 | 제목 test [1] | DJUNA | 2012.11.21 | 1369 |
9 | [시]너를 오늘 만난다면 | 불가사랑 | 2013.01.23 | 1346 |
8 | [1분 소설] 89' 헤매기 [1] | catgotmy | 2013.04.17 | 1312 |
7 | [시] 일상에게 [2] | liece | 2012.12.19 | 1294 |
6 | 그녀를 꼬시기 위한 노랫말 2 [1] | 라인하르트백작 | 2012.08.15 | 1283 |
5 | 우리 마을 그냥 소년. [1] | 포비돈 | 2013.03.26 | 1274 |
4 | [엽편] 모두가 행복한 순간 [1] | 블루재즈 | 2011.12.08 | 1269 |
3 | [시] 자국 [1] | 닥호 | 2013.02.03 | 1255 |
2 | [음악] 밤 [1] | dufla | 2011.04.04 | 1241 |
» | [1분 소설] 나비 수집 [1] | liece | 2012.12.19 | 1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