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워즈: 클론의 전쟁 Star Wars: Clone Wars (2003)

2010.03.20 20:42

DJUNA 조회 수:4782

감독: Genndy Tartakovsky 출연: Mat Lucas, James Arnold Taylor, Tom Kane, Nick Jameson, Grey DeLisle, Terrence Carson, Anthony Daniels, John Di Maggio, Corey Burton, Cree Summer, Tatyana Yassukovich

형식만 따진다면 [클론의 전쟁]은 조금 괴상한 시리즈입니다. 3시즌에 걸친 2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 에피소드는 다 합쳐도 간신히 극장용 영화 한 편 분량입니다. 각 에피소드는 겨우 3분 분량이며 (3시즌 에피소드들은 6분) 이들은 모두 2003년 가을부터 2005년 봄에 이르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카툰 네트워크의 프라임타임 시리즈들이 시작되기 전에 방송되었습니다. 그와 거의 동시에 파일이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갔고요.

[클론의 전쟁]은 [클론의 습격]과 [시스의 복수]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시스의 복수]에서 빠져 있는 몇몇 중요한 사건들이 이 시리즈에서 일어나죠. 아나킨은 드디어 제다이의 기사가 되고 팔파틴은 그리버스 장군에게 납치당합니다. 그리버스 장군이 처음으로 등장하고 아나킨은 노반 행성에서 자신의 어두운 미래를 보고요.

그러나 이 시리즈를 일관성 있는 하나의 드라마로 보면 감상의 포인트를 놓치는 것이 됩니다. [클론의 전쟁]의 3시즌을 한꺼번에 몰아보는 건 그렇게까지 대단한 경험은 아닙니다. 이 시리즈의 드라마, 액션, 코미디, 로맨스는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 안에 녹아 있는 대신 자잘하게 쪼개어져 각각의 에피소드들 사이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스토리는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극적 완성도엔 신경쓰고 있지 않죠. 여기서 중요한 건 드라마가 아니라 주어진 3분(또는 6분)이라는 시간 동안 시청자들에게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쾌락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이 시리즈는 [스타 워즈]의 재료로 그려낸 [사무라이 잭]이 됩니다. 수많은 전투 장면들이 드라마의 논리와 상관없이 던져지고 그 모든 것들은 겐디 타르타코프스키의 미니멀한 스타일 속에서 불을 뿜습니다. 오히려 타르타코프스키의 전투신은 종종 루카스의 극장판 실사 영화들보다 더 박진감 넘칩니다. 팔파틴을 보호하는 제다이들과 그리버스 장군의 드로이드 부하들이 코루산트의 열차역에서 벌이는 정신없는 결투신이 대표적이죠. 루카스는 프리퀄 시리즈에서 이 정도 수준의 액션신을 단 한 번도 선보인 적 없습니다.

제다이들 역시 극장용 영화 시리즈보다 이 작품에서 더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제다이들의 활약상이 거침없이 그려질 뿐만 아니라 (순전히 포스만으로 수많은 우주 전함들을 날려버리는 요다를 보세요!) 그들의 문화 역시 상당히 상세하게 묘사되지요. 심지어 우리에게 익숙한 프리퀄의 캐릭터들도 이 작품에서 더 잘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루카스와는 달리 타르타코프스키가 얄팍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쓸 데 없이 욕심을 부리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물론 한계는 있습니다.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사무라이 잭]과는 달리 타르타코프스키는 이 시리즈에서는 주어진 재료밖에 쓸 수 없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쾌락이나 개성은 [사무라이 잭]이나 [덱스터의 실험실]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타르타코프스키 특유의 포스트 모던한 유머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했고요. 드라마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지만 어디로도 흐르지 않는 방향 없는 스토리 전개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클론의 전쟁]은 독립적인 하나의 작품으로 평가될 수 없는 시리즈입니다. 완전히 루카스의 작품도 아니고 완전히 타르타코프스키의 작품도 아닙니다. 자체적 완결성도 없고 그렇다고 기존의 시리즈에 완전히 통합되어 있는 것도 아니죠. [클론의 전쟁]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작품을 전혀 다른 두 개의 세계와 스타일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하나의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05/05/23)

기타등등

요샌 진짜인 척 하는 3D 오브젝트보다 2D인척 하는 3D 오브젝트가 더 재미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스타 워즈: 클론의 전쟁 Star Wars: Clone Wars (2003) [30] file DJUNA 2010.03.20 4782
73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 AT-AT 드라이버 Star Wars Transformers - AT-AT Driver (2007) [17] DJUNA 2010.03.21 4706
72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 스노우스피더 Star Wars Transformers - Luke Skywalker & Snowspeeder (2007) [216] DJUNA 2010.03.21 8252
71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 엑스 윙 Starwars Transformers - X Wing Fighter (2006) [209] DJUNA 2010.03.20 5901
70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 타이 파이터 어드밴스트 Star Wars Transformers - Darth Vader / Tie Fighter Advanced (2006) [11] DJUNA 2010.03.20 4314
69 스페이스: 1999 Space: 1999 (1975-1977) [3] file DJUNA 2010.03.17 3527
68 시간 여행자의 아내 The Time Traveler's Wife (2003) [22] file DJUNA 2010.03.21 4687
67 실용 문학 DJUNA 2010.03.13 2211
66 아쿠아마린 Aquamarine (1992) [2] file DJUNA 2010.03.20 3039
65 알렉의 얼굴 [15] file DJUNA 2010.02.05 2538
64 알비언의 유령들: 유산 Ghosts of Albion: Legacy (2003) [209] file DJUNA 2010.03.17 4954
63 알프레드 히치콕 극장: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 Alfred Hitchcock Presents: Lamb to the Slaughter (1958) [19] file DJUNA 2010.03.21 3826
62 알프레드 히치콕 극장: 복수 Alfred Hitchcock Presents: Revenge (1955) [1] [30] file DJUNA 2010.03.20 5431
61 알프레드 히치콕 극장: 브레이크다운 Alfred Hitchcock Presents: Breakdown (1955) [27] file DJUNA 2010.03.20 3162
60 알프레드 히치콕 극장: 원 모어 마일 투 고 Alfred Hitchcock Presents: One More Mile to Go (1957) [20] file DJUNA 2010.03.20 3430
59 앤서니 브라운의 킹콩 Anthony Browne's King Kong (1994) [12] file DJUNA 2010.03.20 4458
58 앤티 메임 Auntie Mame: An Irreverent Escapade (1955) [2] file DJUNA 2010.03.17 200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