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 점심시간입니다. 민아, 지원, 연안의 삼총사가 식당에서 줄을 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장면과 그 뒤에 이어지는 사육장 장면은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던져졌던 정보들을 종합 정리하는 역할을 하죠.

여기서 배우들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 할 것 같군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캐스팅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결코 감독들이 배우들을 완벽하게 통제한 것도 아니고 배우들이 완벽한 연기만을 보여준 것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두 감독들의 첫 장편 데뷔작이었고 배우들 역시 대부분 신인이었습니다. 박예진, 이영진, 공효진에게 이 작품은 데뷔작입니다. 그나마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사람은 연안 역의 김민희(김재인)와 민아 역의 김민선 정도였지요. 자기네들이 무엇을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영화를 찍으면서 더듬더듬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었던 거예요.

게다가 감독들과 배우들 사이의 의사 소통도 그렇게 좋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첫 작품부터 '예술'을 해보겠다고 나선 두 감독들은 말만 신인이지 시작부터 닳디닳은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질겁했을 거고, 배우들은 여자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레즈비언 영화를 찍겠다는 '사이코' 감독들을 겁에 질려 쳐다봤을 거고요. 의견과 시도가 엇갈리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었겠어요? 필사적으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양쪽 모두의 시도(민규동 감독과 김민선은 서로의 시나리오에다 교환일기 비슷한 낙서까지 썼다고 해요)와 그 이해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믿는 양쪽 모두의 자기기만에도 불구하고 두 진영 사이엔 분명한 갭이 놓여 있었습니다.

결과는 꽤 흥미로운 카오스입니다. 이 영화는 실제 세계에서 똑 따온 것 같은 여자 고등학교의 사실적인 묘사와 거의 가식적이고 인공적으로 보이는 드라마 연기, 틴에이저 아이들의 거친 추상적 사고가 구체화된 그 독특한 서투름이 다양한 질로 마구 뒤섞여 있습니다. 어떤 때는 배우들의 내용 이해 정도가 장면마다 달라질 정도예요.

이 가볍고 코믹한 식당 장면은 기술적인 면에서 연기의 완성도가 가장 높은 부분들 중 하나입니다. 생생하고 편하고 사실적이에요. 배우들도 이해하기 가장 쉬웠고 감독들 역시 오랜 연구기간 도중 대상의 언어와 행동의 감을 완벽하게 익혔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영화가 이런 식으로 유려하기만 했어도 재미없었을 겁니다.

파프리카 민아는 효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왜 아침에 우리 봤잖아"라고 말합니다. 최종 편집본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지요. 지금까지 민아는 효신과 만난 적이 없으니까요. 이 대사도 삭제된 장면을 봐야만 이해가 가능합니다. 그 장면에서, 음악 시간이 끝난 뒤 교실로 돌아오는 동안 삼총사는 효신이 학교로 찾아온 빚쟁이와 교감에게 문초를 당하는 걸 목격합니다. 나중에 빚쟁이에 대한 언급은 민아네반 날라리들에 의해 한 번 언급되긴 합니다만.

듀나 자, 뒤의 배경을 자세히 보세요. 효신과 시은이 뒤의 테이블에서 같이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왜 아침에 우리 봤잖아"라고 민아가 입을 떼자마자 둘은 식판을 들고 걸어나갑니다.

파프리카 빚쟁이에 쫓겨 사라진 아버지와 딸이 죽은 뒤에도 계속 연락이 되지 않는 효신 엄마의 언급(역시 삭제 장면에 나옵니다)은 효신의 행동에 대한 한가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효신이 가족에 대한 어떤 의무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지요. 효신이 비교적 자살을 쉽게 생각한 이유를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빚쟁이는 효신이 조퇴를 원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듀나 사슴 사육장입니다. 사슴은 거북이랑 붉은 새와 함께 중요한 감금 상징이지요. 삭제된 장면들 중에는 아이들이 달아난 사슴을 쫓는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찍혔는지는 모르겠는데, 각본에 보면 클라이맥스 부분에 달아난 사슴이 등장하기도 해요.

연안은 식당에서부터 효신에 대한 정보들을 관객과 친구들에게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효신은 연안이 속해있는 중창반의 피아노 반주를 맡고 있습니다. 작년에 효신은 연안네 반에서 따돌림의 대상이었고 효신과 시은은 반 친구들도 알고 있을 정도로 공공연한 관계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원해졌다는 것이죠.

다시 배경을 주목해주세요. 아까 식당에서처럼 효신과 시은의 뒷모습이 배경에 숨어있습니다. 연안이 "작년 우리반 따였어"라고 말할 때 둘은 손을 잡고 건물 쪽으로 걸어가고 있어요. 조금 뒤에 민아는 계단을 올라가는 둘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파프리카 효신과 시은은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민아는 둘을 따라가지만 학생출입금지 푯말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옥상에 도착하자 효신은 "아!!!"를 외치며 옥상 위를 달립니다. 이건 시은에게 수영장 당시를 기억시키기 위해 일부러 의도한 것일지도 몰라요. 모든 걸 포기한 아이가 느끼는 해방감의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효신은 캠코더를 꺼내 시은을 찍습니다. 그게 어디서 났냐고 묻은 시은에게 효신은 "우리 생일 기록하려구 훔쳤어"라고 대답한 뒤 "해피 버스 데이 투유"를 부릅니다.

효신은 할 이야기가 뭐냐고 묻지만 시은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얘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효신을 불러냈던 걸까요? 아무 이야기도 안하고 그냥 내려가자고 하잖아요. 아마 시은 역시 둘 사이의 관계를 이전으로 돌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하지만 그 말을 하기엔 모든 게 너무 무섭게 느껴졌던 게 아닐까요?

듀나 효신의 유명한 대사가 나오는군요. "몸무게 몇 킬로, 키 몇 센티, 이런 숫자들이 내 성장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이 친구는 툭하면 이런 식의 문어체 대사를 내뱉습니다. 사교성 부족한 책벌레 특유의 습관이 아닌가 생각해요. 효신에게 언어는 생각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수단이지 친구들 사이에서 친밀감을 강화하기 위한 사교적 도구는 아닙니다. 민아나 지원 같은 애들은 쑥스러워서라도 이런 식의 대사는 못할 거예요. 반대로 효신같은 아이에겐 민아와 지원이 하는 그 '사실적인' 말투가 어려웠을 거고요. 이런 '사실적인' 어투는 사실 같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끊임없이 주고받는 자잘한 암호들과 의식으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어려운 역은 효신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역은 민아에요. 표현폭도 넓어야하고 기술적인 면만해도 까다로운 부분이 많지요.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민아 역은 한 부분에서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다른 부분에서 커버가 가능해요. 김민선은 이 영화에서 잘했지만 그래도 장면마다 질이 오락가락합니다. 사실적인 여자고등학생이나 호기심 많은 탐정을 연기할 때는 아주 좋았어요. 하지만 후반부의 보다 초현실적이고 멜로드라마틱한 장면들은, 열심히 하긴 했지만 확실히 조금 힘에 부쳐보였죠(이건 삭제된 장면들을 보면 더욱 분명해집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전체적으로 보면 딸리는 부분도 잘한 부분에 가려져서 그렇게까지 심하게 어색해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박예진에게는 숨을 데가 전혀 없었어요. 효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멜로드라마틱하고 극적이니까요. 이런 핸디캡을 생각해보면 종종 나오는 어색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박예진은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경험 전무인 신인에게 기대할만한 것 이상이었던 것 같아요.

파프리카 신체검사 역시 노골적인 상징으로 기능하지요. 참, 상징 많아요. 사슴, 새, 거북이, 신체검사... 레즈비언 성장영화 장르의 암묵적인 약속인가요?

신체검사가 중요한 건 이 짤막한 연례의식이 성장을 당연시하고 규격화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효신에겐 둘 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선 이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할 생각 따위는 없어요. 도달해봤자 특별히 대단할 게 없다는 건 이미 주변 어른들을 보고 일찌감치 깨달았지요. 게다가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의 순수성을 잃고 경멸해마지않는 이성애자들의 시스템에 항복한다는 걸 의미해요. 만약 더 이상 자기 자신을 보존할 수 없다면 그게 죽음보다 나을 게 뭔가요.

이미 마음을 다 정리했기 때문인지 효신은 무척 행복해보입니다. 이런, 이건 거의 유언이네요. "내가 죽으면 사람들한테 어떤 애로 기억될까? 그냥 한 아이였다. 그렇게 남으면 좋을 거 같아. 한 아이가 죽었다. 그렇게."

듀나 여전히 둘 사이에는 감정의 불평등함이 느껴지는군요. 앞에 나온 시은의 멋없는 대사를 들어보세요. "나두 너랑 안 노니깐 심심했어. 됐어?" 누군 자기 때문에 지금 죽으려 하고 있는데 고작 한다는 소리가 "심심했어"라고요?

파프리카 하지만 지금까지 시은은 얼마나 무서웠겠어요? 효신의 애정을 받아들이는 건 결코 보기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걸요. 그냥 평범하고 조용히 살고 싶었던 이 아이에게 닥친 사회적 고립의 위협과 눈총을 생각해보세요. 그런 걸 떠나서라도, 효신의 격렬한 애정 역시 받아들이기 쉬운 게 아니었을 거예요. 누군가가 자신의 심장을 뜯어내 들이미는 걸 바라보는 게 쉬운 일인가요? "심심했어"라는 시은의 재미없는 대사는 일종의 자기 방어용 도구입니다. 어떻게든 둘 사이의 감정을 일상적으로 만들어 그 부담스러운 공포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것이지요.

시은은 "오늘 새로 태어나는 날이라니깐"이라고 말하며 달려가는 효신을 따라 갑니다. 그리고 그들을 엿보는 민아의 모습이 보여요. 결국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지요?

듀나 민아네 교실에서는 지금 한창 신체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옥상에서 초연한 효신과는 달리 아이들은 앞으로 자신의 성장을 규정할 숫자들에 정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납작한 가슴 때문에 고민하는 지원, 몸무게가 50킬로그램대에 도달하자 질겁하는 연안... 근데 정말 연안이 50킬로그램이 맞아요? 민아도 44밖에 안되는데?

파프리카 아래 층에서 그런 소동이 벌어지는 동안 효신은 "우리 다시 시작하자"라고 말합니다. 시은이 수줍게 반응하자 효신은 시은을 끌어안습니다. 시은도 그런 효신에게 자기 팔을 감고요.

듀나 옥상에서 벌어진 연속극에 정신이 팔려있던 민아는 허겁지겁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교실로 뛰어들어옵니다.

잠시 뒤 시은은 교실로 들어옵니다. 민아가 체중을 재는 동안 시은은 효신한테서 온 선물을 꺼냅니다. 내일 시합 때 신을 운동화네요.

파프리카 청력 검사가 진행 중입니다. 공명기의 소리를 들으려 필사적인 시은은 눈을 감습니다. 그 순간 옥상에 홀로 남아 있는 효신의 뒷모습이 인서트되지요.

시은에게 민아는 하품하는 척하며 손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민아의 신호를 읽은 시은은 왼손을 들지요. 일단 성공하자, 민아는 이번엔 텔레파시를 보냅니다. "오른손, 오른손, 오른손..." 그리고 민아의 텔레파시는 먹힙니다.

듀나 민아는 지금 효신을 흉내내고 있는 걸까요? 텔레파시에 대한 언급은 민아가 읽은 일기에도 있으니까요.

파프리카 이건 일종의 빙의와 비슷한 초자연적 현상으로 이해하는 게 더 좋지 않겠어요? 교환일기를 읽다가 감염된 거라고요. 그렇지 않고서는 텔레파시가 먹힌 걸 설명할 수 없잖아요.

듀나 기껏해야 50대50의 확률인 걸요. 시은이 정말로 공명기의 소리를 들었을 수도 있고요. 자꾸 반복하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묘사되는 초자연현상을 모두 묘사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요.

파프리카 진짜 텔레파시가 통했건, 통하지 않았건, 민아는 이 작은 접촉에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괜히 실실 쪼개며 웃는 게 친구들에게 발각될 정도로요.

효신의 감정이 민아에게 쉽게 전이된 건, 민아가 전부터 시은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물론 그 감정이라는 게 조금 남자애 같고 잘생긴 학생들에게 품는 가벼운 선망 이상은 아니었겠지만요.

듀나 전에는 우리반 왕재수라고 불렀다면서요.

파프리카 그래도 멋있다고 한 대사들이 더 많던 걸요. 대부분 삭제되었지만.

듀나 이제 키재기가 시작됐습니다. 146.3이라는 끔찍한 선고를 받은 꼬맹이 학생이 선생님에게 매달립니다. 간신히 다시 재려고 꼬맹이가 키재기 기구에 올라가는 바로 그 순간 비명이 들립니다!

아이들은 우르르 복도로 뛰어갑니다. 아이들을 따라가던 민아는 갑자기 빈 복도에서 우유팩을 양손에 쥐고 달려오는 효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 역시 텅 빈 복도에서 혼자 효신을 마주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지요. 효신은 민아를 잠시 바라보다 민아네 교실의 문을 엽니다. 효신은 조금 우울한 표정으로 문을 다시 문을 닫고 민아를 슬쩍 바라본 뒤 사라집니다.

이 장면은 민아가 몇 개월 전에 목격했던 사건을 다른 위치에서 다시 본 것입니다. 여기에는 은근히 죄책감의 흔적이 보입니다. 진짜 감정이 결여된 얼굴없는 집단의 일부였던 아이가 그 집단을 상대했던 한 '재수없는 애'의 관점으로 그 사건을 회상하고 있거든요.

파프리카 다시 민아는 현실로 돌아옵니다. 건물 밖으로 뛰어나온 민아와 아이들은 화단 옆에 던져진 효신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듀나 효신의 시체는 위를 째려보는 조금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데,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이 영화에서는 무표정한 응시가 더 어울렸을 겁니다. 시체 자신이 무슨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어요. 그런데 아래로 추락한 아이의 얼굴에 저렇게 피가 묻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파프리카 민아는 옥상을 올려다봅니다. 아마도 시은인 것 같은 누군가가 아래를 내려다보다 사라집니다. 저 아이는 왜 저기 있었던 걸까요? 청력검사 중 이상한 생각이 들어 효신을 다시 만나러 올라갔던 걸까요?

듀나 영화가 시작된지 34분만에 첫 죽음이 닥쳤으니, 호러영화를 보러온 관객들은 굉장히 조바심을 냈을지도 모르겠군요. 실제로 우리가 이 영화를 모 동네극장에서 봤을 때는 관객 중에 "안 무섭다! 재미없다!"를 외쳐대던 무례한 남자애들이 섞여있지 않았던가요? 그땐 정말 굉장한 살의를 느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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