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세 미키오 특별전 (2011.7.15 - 7.24)

2011.06.28 22:09

DJUNA 조회 수:3586

■ 기간 : 2011년 7월 15일 (금) - 7월 24일 (일)
■ 주최 :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 후원 : 영화진흥위원회
■ 제공 : 시네마테크부산 부산아시아필름아카이브
■ 장소 :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종로3가역 낙원상가 4층)
■ 문의: 서울아트시네마 02-741-9782 www.cinematheque.seoul.kr 
*관람료 : 일반 6,000원, 청소년 5,000원, 관객회원/노인/장애인 4,000원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대표 최정운 www.cinematheque.seoul.kr)는 7월 15일부터 7월 24일까지 열흘 동안 시네마테크부산 부산아시아필름아카이브의 제공으로 일본영화의 4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루세 미키오의 대표작을 모아 상영하는 ‘나루세 미키오 특별전’을 개최한다.

나루세 미키오 감독은 40년 가까운 연출자 생활 동안 모두 89편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번에 열리는 ‘나루세 미키오 특별전’에서는 그의 주옥 같은 작품 중에 <아내여 장미처럼>(1935) <오누이>(1953) <산의 소리>(1954) <부운>(1955)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1960) <흐트러지다>(1964)와 같은

잘 알려진 걸작을 비롯해 해외에서 더 좋은 평을 받은 <엄마>(1952), 가족들 각자가 마음을 숨긴 채 소바를 먹는 명장면으로 기억되는 <번개>(1952), 인생의 씁쓸함이 짙게 표현된 <만국>(1954),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출연해 게이샤의 애환을 담은 <흐르다>(1956), 나루세 미키오의 페르소나 다카미네 히데코의 절정의 연기를 볼 수 있는 <방랑기>(1962), 그리고 유작 <흐트러진 구름>(1967)까지 총 12편을 상영한다. 나루세 미키오는 ‘가족의 스펙터클’, 즉 좀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가족 구성원의 속마음을 일상의 풍경으로 끄집어낸 연출로 유명하다. 나루세 미키오 영화 속 인물들은 갈등이 극에 달한 가족도, 열렬한 사랑을 나누는 남녀도 웬만해선 말이 없다. 격렬한 몸짓도 사치처럼 보일 뿐이다. 


그래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건은 겉에서 보면 잔잔하게 일렁이는 수면 같지만 그 아래에는 엇갈리는 감정의 소용돌이로 진흙탕을 이루는 경우가 다반사다. 나루세 미키오가 다루는 사건은 정적인 형태를 취하지만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일상적인 인간관계에 침전한 미묘한 의미가 뚜렷하게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것은 다루는 소재 자체가 가족(<아내여 장미처럼> <오누이> <산의 소리> <흐트러지다> 등)이나 남녀의 사랑(<부운>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흐트러진 구름> 등)과 같은 극히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일 것이다. 풀숏으로 보게 되면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나루세 미키오는 여기에 클로즈업과 같은 시선의 연출로 관계의 이면에서 꿈틀거리는 극세사 같은 감정을 영화화한다. 

그러다 보니 나루세 미키오가 보여주는 감정의 스펙터클에는 결코 해피엔딩과 같은 완결된 형태의 마무리라는 게 없다. 갑작스럽게 생긴 보험금으로 갈등을 겪는 <번개>의 가족들은 본심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식사를 마쳐야 하고, 전쟁 중에 만난 <부운>의 유부남과 처녀의 사랑은 2차 대전 직후 일본의 절망적인 시대상 속에서 비극적으로 끝맺음 될 수밖에 없으며, 남편을 잃은 후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의 그녀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홀로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나루세 미키오가 보건데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결코 관계의 보호막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인생을 살아가는데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뿐이다. 하여 가족도, 남녀 간의 사랑도 모두 쓸쓸하고 애잔한 존재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런 나루세 미키오 영화의 풍경을 품은 인물은 바로 다카미네 히데코다. 모두 15편을 함께 작업했던 다카미네 히데코는 나루세 미키오 영화의 여성상을 대표한 배우로 유명하다. 

그녀에게는 감정의 진폭이 아닌 미세한 진동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확실히 나루세의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떤 역경과 갈등에도 굴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나루세 영화 속 여인들 특유의 강한 생명력이 다카미네 히데코에게서 좀 더 두드러진다. 아마 이 점이 가족 이야기를 공유해온 오즈 야스지로와의 결정적인 차이점일 것이다. 오즈 야스지로가 주로 노부부의 회한을 통해 당대 가족의 삶을 보여줬다면 나루세 미키오는 여성의 인내를 스크린에 새겨 넣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안 그래도 나루세 미키오는 ‘여성영화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만큼 여자의 감정을 포착하는데 남다른 연출력을 보여줬다. 다만 오즈 야스지로에 비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쇼치쿠의 가마타 스튜디오 소장 기도시로는 “우리에게 두 명의 오즈는 필요 없다”라는 얘기를 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그 가치를 인정받은 감독이다. 이번 '나루세 미키오 특별전'은 그러한 그의 가치를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기간 중에는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세계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시네토크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 시네토크 시간은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유운성 영화평론가가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에서 감정과 형식과 제스처’란 주제로 관객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보다 상세한 작품 정보는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홈페이지 홈페이지(www.cinemathrque.seoul.kr)를 참고하면 되며, 7월 초순부터 지정 예매처에서 인터넷 예매도 가능하다. 문의는 741-9782.

>>> 감독 소개 
나루세 미키오 成瀨巳喜男 (1905~1969)

1920년 15세에 쇼치쿠에 입사하였으며, 조감독을 거쳐 1930년에 <찬바라 부부>로 감독 데뷔하였다. 자신이 성장했던 도쿄의 빈민가를 무대로 서민극 장르의 영화를 주로 만들었고,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 ‘여성영화감독’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유작 <흐트러진 구름>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89편에 달하는 작품을 만들었다. 일본의 대표적인 1세대 감독으로 꼽히며, 오즈 야스지로, 미조구치 겐지, 구로사와 아키라와 함께 일본영화의 4대 거장으로 불린다. 사후 10여 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재평가되기 시작했으며, 평론가는 물론 후대 감독들로부터 현대적인 영화미학을 성취한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 상영작 목록 (총12편)

아내여 장미처럼 妻よ薔薇のやうに / Wife! Be Like a Rose! 
1935 74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엄마 おかあさん / Mother
1952 98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번개 稻妻, Lightning
1952 87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오누이 あにいもうと / Brother and Sister
1953 86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산의 소리 山の音, Sound Of The Mountain
1954 96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만국 晩菊 / Late Chrysanthemums
1954 102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부운 浮雲 / Floating Clouds
1955 127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흐르다 流れる / Flowing
1956 117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女が階段を上る時 / When A Woman Ascends The Stairs
1960 111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방랑기 放浪記 / A Wanderer's Notebook
1962 124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흐트러지다 れる / Yearning
1964 98min 일본 B&W 35mm 15세 관람가

흐트러진 구름 れ雲 / Scattered Clouds
1967 108min 일본 Color 35mm 15세 관람가

★ 시네토크 Cine-talk
7월 17일(일) 15:30 <흐트러진 구름> 상영 후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에서 감정과 형식과 제스처’│유운성(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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