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는 은행강도 Klatretøsen (2002)

2010.03.05 10:27

DJUNA 조회 수:3159

감독: Hans Fabian Wullenweber 출연: Julie Zangenberg, Stefan Pagels Andersen, Mads Ravn, Lars Bom, Nastja Arcel 다른 제목: Catch That Girl

[이다는 은행강도]는 미니 버전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세 명의 덴마크 꼬마들이 최첨단 은행을 터는 이야기지요.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냐고요? 아빠가 죽을 병을 앓고 있는데 미국에서만 가능하다는 수술은 엄청 비싼 데다가 보험이 커버를 못한답니다. 다행히도 우리의 주인공 이다는 암벽타기의 명수이고 친구인 요나스는 천재 해커이며 이다의 엄마는 그 최첨단 은행의 보안 담당이군요.

영화는 정말 할 건 다합니다. 우리의 세 주인공 이다, 요나스, 세바스찬은 건물벽을 기어오르고, 경비 시스템을 조작하고, 금고를 털고, 고-카트로 경찰차들과 카체이스를 벌입니다. 애들이 못할 짓 같죠? 하지만 영화는 대충 이들의 핸드캡을 고려해서 장애의 수준을 낮추고 있습니다. 더하고 빼고나면 서스펜스의 크기는 일반 금고털이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심지어 이 영화엔 삼각 관계 로맨스도 있습니다. 요나스와 세바스찬은 모두 이다를 좋아합니다. 얄밉게도 이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순진한 남자아이들의 맘을 멋대로 뒤흔들고 조작하죠. 심지어 이다가 위기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세바스찬의 형인 요니까지 유혹하는 장면도 있답니다. 암만봐도 이다에겐 팜므 파탈의 기질이 있습니다. 지금도 얘들의 이야기엔 은근히 [쥘과 짐] 풍의 분위기가 흐르는 걸요.

이런 어린이 범죄단 이야기의 설정엔 장단점이 있습니다. 일단 세 명의 아이들이 은행을 턴다는 [이다는 은행강도]의 이야기에는 어른들이 주인공인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한 대리 충족감이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이 장르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무도덕적인 쾌락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입니다. 애들이 정말로 범죄에 성공해서 150만 크로네를 강탈한다면 정말 문제가 있으니 말이에요.

[이다는 은행강도]에서 어린이 영화라는 장르는 영화를 날아오르게 하기보다는 억누르고 있습니다. 영화는 어린이 영화에서 가능한 자유를 만끽하는 대신 성인 영화의 장르 공식을 어린이 영화에 맞추어 약화시키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여전히 흥겨운 영화지만 훌륭한 어린이 영화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제가 본 상영분은 미취학 아동들을 위한 '자막읽는 언니' 서비스가 있었습니다. 음향을 조금 줄이고 뒤에서 '자막읽는 언니'가 자막을 대신 읽어주었죠. 굉장히 짜증났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 라디오 이어폰을 활용한다든지. 어차피 그 날 시청 강당 안에서 '자막읽는 언니'의 도움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아주 소수였으니 말입니다. (03/07/14)

★☆

기타등등

이 영화는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중입니다. 제목은 [Mission Without Permission]이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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