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인공,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 (Frank William Abagnale, Jr. 1948 - ))



많은 범죄학자들은, 현대 미국을 주름잡았던 사기꾼 가운데 가장 대담하고 뻔뻔스러웠던 사람으로 단연 오늘의 주인공, 프랭크 윌리엄 애버그네일 주니어를 꼽곤 합니다. 그가 신분을 위조해 사기 행각을 벌이던 모습은 그의 자서전, "캐치 미 이프 유 캔(1980)"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난 2002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이 자서전을 각색해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 주연으로 동명의 영화를 만들기도 했죠. 하지만 사실 영화적 각색이 워낙 뛰어난 나머지, 몇몇 부분에서는 오히려 실제 이야기와 다소 거리감이 있는 얘기 (가령 톰 행크스가 맡은 FBI 조사관, Carl Hanratty는 실존 인물이 아닙니다) 가 되곤 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부터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가장 사실에 가깝게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프랭크 애버그네일은 1948년 4월 27일, 미국 뉴욕 주 브롱크스빌에서 반(半)유태계 미국인(영화에서는 100퍼센트 WASP로 묘사되었습니다만 엄밀하게 따지면 사실이 아닙니다)인 사업가 아버지 프랭크 애버그네일과 프랑스 인 어머니 파울라 사이에서 셋째 아들로 (그의 위로 두 형이 있었고, 아래로 여동생 하나가 있었습니다)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안은 전형적인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었고, 그는 1957년에 가톨릭계 남학교인 뉴 로첼의 아이오와 예비학교 (Iowa Preparatory School)에 입학해 거의 최고수준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1962년, 그가 열 네살 되던 해,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잦은 불화 끝에 이혼하게 되었고, 이것은 그 후 평생동안 그에게 트라우마로 작용하는 심각한 악영향을 끼칩니다. 그는 학교를 때려치우고 2년 간 아버지와 함께 살며 빈둥거렸습니다. 이때, 그는 최초의 사기극을 저지릅니다.

1963년 말, 막 운전면허를 따낸 애버그네일에게 그의 아버지는 차를 한 대 사 주었습니다. 이때 그는 아버지의 모빌(Mobil) 신용카드를 훔쳐내어, 자동차를 튜닝한다는 핑계를 대고, 아버지의 카드를 마구 긁어대 각종 자동차 부품을 사들였습니다. 그런 다음 그 부품들을 다른 정비소에 포장도 뜯지 않고 다시 팔아치워 3400달러의 돈을 아버지 몰래 챙긴 것입니다.

그러다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기 시작한 1964년 중반, 그는 아버지의 개인수표구좌 (Check Account)에서 250달러를 집어들고, 차를 타고 가출해 맨하탄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그 이후 평생, 아버지가 죽을때까지 서로 다시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취직을 하고 싶었지만, 고작 16세에 불과했던 나이 때문에 어디에서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차를 타고 이리저리 배회하던 그는 우연히 맨하탄의 팬암 본사 앞을 지나면서 기발한, 하지만 황당하기까지 한 엄청난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바로, 팬암 조종사로 위장해 돈을 번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곧바로 집으로 가서는 자신의 운전면허증에 적힌 출생연도를 1938년으로 교묘하게 바꿔놓았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그의 대담한 사기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애버그네일의 인생을 바꾼 바로 그 로고)



모든 일은 마치 식은죽 먹기같았습니다. 팬암 본사에 전화 한 통 건 것 만으로도 그는 조종사 제복을 만드는 양복점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고, 이어서 팬암 항공사의 조종사에게 필요한 모든 액세서리까지 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다음 JFK 공항의 팬암 사무소로 가서는, 2년 선배인 조종사가 자신을 골탕먹이려고 기장을 떼어내 불태웠다는 거짓말을 해서 모자와 가슴에 달 배지를 얻었습니다.
그는 이미 가출한 초반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Big Nale", 또는 "Big"으로 불렸는데, 외모는 완전히 어른같았지만 실제로는 열여섯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붙은 별명입니다. 그의 발육상태가 얼마나 빨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어느 누구도 애버그네일이 스물 여섯살이라는 것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겉보기에는 어엿한 팬암 항공기사가 되었습니다만, 이제 팬암의 영업방식을 자세히 알아야했고, 또 주민등록증(ID 카드), 팬암 신분증, 그리고 조종사 면허증이 필요했습니다.

첫번째 문제는 도서관에서 자료를 찾고 또 고등학교 교내잡지의 기자로 위장해 진짜 팬암 조종사에게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그리고서 그는 다시 캘리포니아로 날아가 아마추어 계보학자 행세를 하면서, 1938년 4월 27일에 태어났지만 얼마 살지 못하고 죽은 한 아이의 출생증명서를 관청에서 발급받은 뒤, 다시 이것을 뉴욕으로 가져가 관청에 제출하는 수법으로 주민등록증을 완벽하게 만들었습니다. 다음으로, 팬암 신분증은 도서관에 구비된 팬암 연감에 실린 샘플 신분증을 복사한뒤에 장난감 비행기에서 떼어다 붙인 로고를 갖다 붙여 감쪽같이 만들어냈고, 마지막으로 조종사 면허증(미국 조종사면허증은 은으로 된 얇은 판으로 되어있습니다)은, 밀워키의 한 은세공 공장에서 어렵지않게 위조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단 1개월 만에, 그는 경험만 없을 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팬암 조종사 '프랭크 윌리엄스'로 탈바꿈합니다.

한동안 애버그네일은 비행 관련 속어와 특수용어를 익히기 위해 도서관과 라구아디아 공항을 뻔질나게 드나들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러던 중에 그는 팬암 조종사는 다른 비행기의 조종실 보조의자에 앉아 무임승차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는 프랭크 윌리엄스의 이름으로 은행 구좌를 개설하던 과정에서, 공항 은행지점에서는 조종사 복장을 하고 있으면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조종실의 보조의자에 앉아 미국 전역을 공짜 비행기로 누볐습니다. 목적지의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한 것이라는 핑계를 대면 무조건 통할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여승무원들과 함께 호텔에 자주 숙박하면서 여러차례 정사를 가지기도 했고, 또한 다른 승무원들에게는 자주 한턱을 내곤 했는데, 이러면서도 모든 경비는 팬암사 이름으로 결제하였습니다. 어차피 발각되려면 여러 달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당시 그의 연인이었던 어느 팬암 스튜어디스와 같이 찍은 사진)



(당시 그가 팬암 위조신분증에 사용했던 사진)



(이때 이 시기를 묘사했던,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장면들)



2년 동안 이렇게 떠돌이 생활을 한 끝에, 애버그네일은 조용히 휴식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조지아의 애틀란타에 있는 독신 의사들을 위한 임대아파트에, 하버드 메디컬스쿨을 졸업한 소아과 레지던트라는 신분으로 아파트를 빌렸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를 방해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웃집 사람이 바로 근처 병원의 소아과 과장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랭크 윌리엄스 박사'는 이웃집에 초대를 받았고, 그곳에서 병원의 모든 임직원들을 다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마침 이 이웃집 주인은 소아과 병동 야간근무를 맡을 레지던트 하나를 구하고 있었고, 이윽고 애버그네일에게 그 일자리를 권했습니다.

애버그네일은 이 난관에 대처해야 했습니다. 그는 다른 진짜 의사들의 처방과 의견을 물어본 뒤 그 의견에 동의하는 방식으로 그럭저럭 위기를 모면해 나갔습니다. 그는 또 자신을 부를까봐 비품 보관창고에 숨어있곤 했습니다. '지옥같은 3개월'(애버그네일 본인의 표현)이 지난 뒤, 그는 다시 루이지애나 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번에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의 '로버트 E.콘래드'란 이름으로 변호사 시험을 쳤습니다. 그의 뛰어난 두뇌 덕택인지는 모르지만, 단번에 변호사 시험에 최우등으로 합격한 그는 근처 변호사 사무실에 직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자서전에 따르면 그는 이때 이 생활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신입사원 가운데 진짜 하버드 로스쿨 출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정체가 탄로날 것을 두려워한 그는, 곧바로 일을 때려 치우고 서둘러 이사를 갔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다시 유타 주로 날아가서는, 이번엔 "뉴욕 콜럼비아 대학의 사회학 박사학위를 딴 전직 TWA 조종사"인, '프랭크 아담스'라는 신분으로 유타 주 프로보의 브리감 영 대학의 서머 스쿨에서 사회학 강의를 했습니다. 당시 청강생들에 따르면 그의 강의는 매우 수준급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서전에 따르면, 그는 이때 밤새워 사회학 공부를 하느라 수면부족에까지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 뒤에는 샌프란시스코로 가던 길에 캘리포니아 주 유레카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지난 세 차례의 다른 사람 신분을 통해 이미 그는 9만 달러 가량의 돈을 벌었지만, 유레카 시가를 지나면서 이 곳에 엄청난 수의 은행이 밀집해 있다는 사실을 깨달고 깜짝 놀란 그는, 마침내 팬암 사의 봉급지불수표를 위조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얼마간 도서관을 뻔질나게 출입한 끝에 결국 팬암 봉급수표의 비밀을 터득하고, 이윽고 수표 위조에 착수합니다.

다음은 애버그네일이 자서전에서 밝힌, 자신의 위조수법을 설명한 부분입니다.
좀 길지만 그대로 인용합니다.


"수표를 위조하면서 가장 큰 문제는 금방 들통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나는 보통 은행창구 직원들은 꿈에도 못 꿀 대담한 수법을 쓰기로 했다. 예를 들면, 모든 미국 수표의 왼쪽 하단부에는 1130 0119 546085 같은 일련번호가 인쇄되어있다.

미 연방준비은행은 12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여기서 제일 앞의 '11'이라는 숫자는 11번째 지역, 즉 텍사스 주이다. 그 다음의 '3'은 수표가 휴스턴에서 인쇄되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뒤의 '0'은 언제나 지불가능한 수표(Always acceptable)이라는 뜻이다. 두번째 계열의 '0'은 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어음 및 수표 교환소를 뜻하며, 119는 수표가 발행된 개별 은행을 가리킨다. 그리고 마지막 여섯자리 숫자는 수표 발행자의 개인 구좌번호이다.

만약 어디선가에서 이렇게 지불된 수표가 휴스턴의 교환소에 도착하면 - 보통 3일 이내, 주로 밤중에 도착한다 - 컴퓨터는 자동적으로 수표를 분류하는데, 위 예의 경우 구좌 번호가 샌프란시스코를 가리키므로 분류가 거부된다. 그러면 이 수표는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보내지고, 거기에서도 다시 컴퓨터가 거부한다. 그러면 은행 직원은 이 수표에 "지불안됨(Void)"라는 도장을 찍어 다시 휴스턴 연방준비은행 본사로 송부한다. 이 기간은 대략 1주일 걸리며, 이 정도 시간이면 나 같은 위조범은 이미 멀리 떠나고 없다."


이런 수법으로 단 사흘 만에 7만 5천달러를 손에 넣은 애버그네일은 샌프란시스코 외곽의 조용한 임대주택지에 정착해 살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그의 활약상(?)을 당시 휴스턴 경찰청장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프랭크 애버그네일은 화장실 휴지로도 수표를 위조해 찍어낼 수 있었고, '당신은 속았어!(You're deceived!)'이란 서명으로도 어느 은행에서나 돈을 인출해 낼 수 있었으며, 홍콩 운전면허증으로도 자기 신분을 얼마든지 증명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 그는 몇달 뒤 그녀와 동거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그는 술을 잔뜩 마셔 취한 상태에서 횡설수설하다 자기 정체를 여자에게 털어놓는 짓을 저질렀고, 여자는 샌프란시스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는 급하게 달아났습니다. 이번에는 라스베가스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또 다른 여자와 동거생활에 들어갔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여자는 수표를 인쇄하는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그녀를 통해 애버그네일은 평소 수표 제작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점을 다 알게 됩니다. 다음날로 그는 카메라와 소형 옵셋 인쇄기를 산 다음, 며칠 뒤 시 외곽의 작은 창고를 빌려 그곳에서 스스로 위조한 팬암 봉급지불수표 500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서는 여자와 일부러 말다툼을 벌여 여자가 스스로 자기 주변에서 사라지도록 했습니다.

모든 것은 다시금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5개월 동안 그는 프랭크 아담스라는 이름으로 미국 전역의 370여개 은행에 구좌를 개설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위조된 팬암 봉급지불수표를 통해 그는 삽시간에 50만달러의 거금을 벌었고, 이번에는 멕시코로 날아갔습니다. 이때 그는 겨우 19세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FBI가 그를 추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얼마 후, 그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프랑스 파리로 날아가, 아버지와 이혼한 뒤 프랑스인과 결혼해 정착했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한동안 어머니와 같이 지내던 애버그네일은 이번엔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몽펠리에로 가서, 그곳의 한 인쇄기술자를 설득해 더 많은 팬암 수표를 위조했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으로 돌아왔다가 보스턴에서 마침내 경찰에 체포됩니다. 그러나 보스턴 경찰은 상부로부터 심문 및 조사만 하라는 명령을 받은 터였기에, 애버그네일은 FBI 수사진들이 도착하기 겨우 20분 전에 보석금 5만달러를 내고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갔습니다.

FBI 수사관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은 애버그네일이 보스턴에서 곧장 첫 비행기를 타고 마이애미로 날아갔을 것이라 생각하고 모두 마이애미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보스턴에 남았고, 그날 밤, 은행 보안직원으로 가장한 뒤 보스턴 시티 뱅크의 금고를 몽땅 털어 총 70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보석 따위 귀중품들을 챙겨 도주했습니다.

그리고서 비행기를 집어타고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만큼 가기로 하고, 처음에는 텔 아비브로 갔다가, 다시 이스탄불을 거쳐 아테네로 향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그는 호텔의 체크아웃 및 체크인, 그리고 항공기 탑승 때 항상 팬암 조종사로 위장하고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승무원도 없이 혼자만 멀리 돌아다니는 조종사는 쉽게 의심받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자기 신분을 '시각적으로 보장해 줄' 승무원들을 구하기로 합니다.

계획은 간단했습니다. 스튜어디스가 되고자 하는 여대생을 모집하는 업무를 맡은 팬암 소속 직원으로 위장하기만 하면 되었던 것입니다. 애버그네일은 가장 예쁜 여학생으로 여덟 명을 선발한 다음에 할리우드의 의상회사를 통해 승무원 제복을 맞춰 입힌 뒤, 유럽을 돌아다닐때 함께 데리고 다니며 '같이 즐겼'습니다. 그러면서도 역시 어딜 가든 팬암사의 이름으로 계산하고, 자신의 위조수표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다 1969년 초,  애버그네일은 다시 떠돌이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몽펠리에로 돌아와 은둔하며 조용히 지냈지만, 그의 공범이었던 인쇄기술자와, 공개수배 포스터를 본 에어프랑스 직원이 함께 그를 경찰에 신고했고, 마침내 그는 프랑스 경찰에게 체포되었습니다. 이때 고작 21세였던 그에게는 무려 26개국에서 날아온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있었습니다. 프랑스 사법부는 최초 체포에 따른 최초 재판의 권리를 주장하며, 그에 대한 재판을 가장 먼저 실시했습니다. 애버그네일은 사기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페르피냥 형무소에서 1년간 복역하였습니다. 그는 석방되자마자 이번에는 스웨덴 경찰에게 인도되었고, 위장신분 혐의로 다시 8개월 복역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탈리아로 압송되어 2개월 복역하였습니다.

FBI는 이 모든것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침내 스웨덴 말뫼 형무소에서 풀려나온 애버그네일을 미국으로 호송해 갔습니다. 그는 그 과정에서도 두 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두번째 탈출과정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던 아버지가 오히려 뉴욕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결국은 꼼짝없이 체포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1971년, 죄질이 무거운 다중사기죄(Multiple Forgery)로 기소되어, 마침내 12년 형을 선고받고 연방형무소에서 복역했습니다. 그러다 '모범적인 수형생활과 완전한 교화'가 인정되어, 5년 동안 복역한 뒤인 1975년, 마침내 연방 정부의 은행보안 분야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기술을 무보수로 제공하는 조건을 통해 마침내 감형되었습니다.

그후 청과물상과 요리사, 영화관 영사기사등의 여러 직업을 전전한 그는, 1976년 뉴욕 주립은행에 건당 50달러를 받는 '보안 컨설턴트'로 취직하였고, 2년 뒤인 1978년, 마침내 그때까지의 수표 보안체계에 혁명을 일으킨, 수표 IPS 오피셜 체크 시스템을 고안해 냈습니다. 그후 1980년에는 현재까지도 전세계 금융 보안업계의 최고 권위업체인 Abagnale & Associates를 창립한 뒤 사장으로 취임했습니다. 그 후 PC가 보편화된 뒤, 1996년에는 중소규모 은행과 사업체를 위한 간편한 컴퓨터 금융보안프로그램인 "SAFEChecks"와 "Check Plus"를 고안해 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그는 연간 백만 달러에 이르는 로열티 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금융 보안에 대한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FBI 금융범죄 대책반과 30년 넘게 일하고 있으며, 버지니아 콴티코의 FBI 아카데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오클라호마 주에서, 1976년 결혼한 아내와, 세 아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또한 재산 규모가 6천만 달러에 이르는 갑부이며, 여러개의 고아원과 이혼 가정 상담소들을 세워 운영하는 자선사업가이기도 합니다.

비록 사기꾼에서 출발한 인생이었지만, 그 후 정직한 방향으로 잘 풀려나간 덕택에,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촬영장에서 만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프랭크 애버그네일)



끝으로, 애버그네일이 말하는, 신용 도용을 피하는 '14계명'을 적어보겠습니다.

1. 주민등록번호를 잘 지켜라.
2. 대출 및 대여 신청 뒤에는 반드시 신용 정보 보고서를 발급해 달라고 부탁하라.
3. 은행 거래 명세서와 신용카드 명세서, 그리고 기타 재정 관련 문서는 반드시 찢어서 버려라.
4. 신용보고기관의 마케팅 목록에서 당신의 이름을 지우라.
5. 텔레마케팅과 메일마케팅의 목록에서 당신의 이름을 지우라.
6. 불필요한 신용카드나 신분증을 추가로 휴대하지 말라.
7. 지갑의 앞뒷면과 내용물을 사진으로 찍어두라.
8. 영수증과 금융서류를 우편으로 보낼때는 반드시 직접 우체국으로 가라.
9. 당신의 주민등록번호나 개인정보를 아무데나 적지 말라.
10. 정기적으로 당신의 신용상태를 확인하라.
11. 신용카드 대금 결제시에는 반드시 사용항목을 확인하라.
12. 사용하지 않는 신용카드는 최대한 빨리 탈퇴하라.
13. 당신의 신용카드번호와 개인정보를 전화상으로 언급하지 말라.
14. 신용카드 내역을 당신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신청하라.




(프랭크 애버그네일의 근황, 2006년)



*참고자료*

(책 - 메인 텍스트로 활용)
"Fakes And Forgeries" , By Brian Innes, Amber Books Co.Ltd London, 2005.

(인터넷)
http://www.abagnale.com/
(*애버그네일의 회사, Abagnale & Associates 의 공식홈페이지입니다)

(인터넷)
http://en.wikipedia.org/wiki/Frank_William_Abagnale
(*위키피디아의 '프랭크 애버그네일' 항목입니다.

(인터넷)
http://www.ifilm.com/video/2458566
(*1977년에 애버그네일이 출연한 TV 퀴즈쇼 "To tell the Truth"의 클립 영상입니다)

(인터넷)
http://www.kepplerspeakers.com/speakers/video/abagnale.wvx
(*2002년 영화 개봉 무렵 있었던 인터뷰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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