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5 23:21
[하늘의 목자]는 알폰소 쿠아론이 제작한 두 번째 디즈니 플러스 크리스마스 단편 영화입니다. 이 영화도 러닝타임이 40분 조금 못됩니다.
이번엔 이안 소프틀리가 감독한 영국 영화인데, 이런 식으로 계속 나라를 바꿀 생각일까요? 그럼 재미있을 거 같고.
영화의 원작은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동명 중편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국내에 번역이 된 적 있고 [하늘의 목자]라는 영화의 제목도
그 책의 번역제를 따르고 있어요. 책 자체는 절판되었습니다. 포사이스의 소설 대부분이 그렇지만.
영화는 1957년 독일의 첼레 공군기지에서 시작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주인공인 영국 공군 장교인 프레디 훅은 연말에
고향에 가지 못해 시무룩해있습니다. 그런데 동료 한 명이 부상을 입어서 그 사람 대신 드 하빌랜드 뱀파이어 전투기를 타고
영국으로 갈 기회가 생깁니다. 하지만 이륙한지 얼마되지 않아 나침반을 포함한 전자기기가 고장나죠.
안개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도 알 수 없고, 이대로 가다간 연료가 떨어져 북해에 추락할
판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이 영화의 제목인 하늘의 목자가 나타납니다. 이 영화에서는 드 하빌랜드 모스키토를 조종하는
캐나다 공군 장교의 모습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존 트라볼타가 그 역을 합니다.
이 정도면 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영국 유령 이야기지요.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고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어울리는 따뜻한 판타지. 원작자인 포사이스도 그걸 알아서 '모스키토 항공기는 유령이었다'와
같은 가장 단순한 결말은 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놀라운 반전 같은 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에요. 그런 게 존재할 공간이 없죠.
전쟁 영화는 아닌데, 그래도 밀덕스러운 경향이 있습니다. 일단 드 하빌랜드 뱀파이어와 드 하빌랜드 모스키토(왜
영국 사람들은 군용기 이름을 이렇게 짓는 건지)가 한 화면에 잡히는 드문 영화예요. (혹시 유일한 영화인 걸까요.)
시대도 디자인도 판이하게 다른 이 두 비행기가 교류를 나누는 장면은 의외로 로맨틱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스키토에 묻어 온 제2차세계대전 영화의 풍미라는 게 남아있지요.
(23/12/25)
★★★
기타등등
포사이스는 공군출신이고, 1950년대 말에 파일럿으로 드 하빌랜드 뱀파이어를 몰았습니다.
감독: Iain Softley,
배우: Ben Radcliffe,
Claire Price,
Scarlet Grace,
Millie Kent,
Iwan Bond,
Simon Wilson,
Olatunji Ayofe,
Simon Lennon,
John Travolta
다른 제목:
IMDb https://www.imdb.com/title/tt10075766/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76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