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문 라이징 Black Moon Rising (1986)

2023.08.08 23:10

DJUNA 조회 수:667


할리 코클리스 감독의 [블랙문 라이징]은 제가 영화잡지 [스크린]에서 처음으로 사진과 시놉시스, 제목을 접하고 몇 년 뒤인가에 비디오로 챙겨본 수많은 영화 중 하나입니다.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본 이유는 당시엔 별 의미가 없었던 것들이 새 의미를 얻었기 때문이죠. 당시만 해도 주연배우 토미 리 존스가 지금과 같은 굵직한 배우가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전 이 영화의 각본에 존 카펜터가 참여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카펜터 자신은 자신의 각본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완성된 영화도 안 봤다고 하지만요.

제목의 블랙문은 차 이름입니다. 수소로 달리는 테스트 자동차입니다. 당시에는 엄청 미래적으로 보였지만 지금은 복고가 된 쐐기형 디자인이죠. 윙호 콘코디아 2라는 캐나다의 컨셉카를 개조한 것입니다. 당시엔 에어울프, 블루 썬서, 키트와 같은 탈것들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였지요. 그렇다고 블랙문이 엄청난 비밀 기능 같은 게 있는 차라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좋은 차지만 그보다는 '훔쳐야 할 가치있는 물건'으로 존재하죠.

앞에서도 말했지만 토미 리 존스가 주연입니다. 린다 해밀턴도 나오고요. 두 사람이 연기하는 퀸트와 니나는 모두 도둑입니다. 단지 퀸트는 연방정부가 고용한 프리랜서이고, 니나는 로버트 본이 연기하는 라일랜드라는 악당을 위해 일하는 자동차 도둑입니다. 퀸트는 정부를 위해 기밀 정보가 담겨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훔치고 달아나다가 어쩌다가 주유소에서 마주친 블랙문에 그 카세트를 숨깁니다. 그런데 그 자동차를 니나가 훔쳐 간 거죠. 테이프를 찾으려면 자동차를 찾아야 하고, 토미는 블랙문의 연구팀과 힘을 합치고 또 니나와도 엮이게 됩니다.

그냥 할 것만 해야 딱 할 만큼 하는 영화입니다. 80년대스러운 카체이스 장면이 나올 만큼 나옵니다. 80년대 영화이기 때문에 섹스신도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은 린다 해밀턴과 토미 리 존스의 섹스신을 보고 싶으신가요. 차 바깥에서 다양한 폭력 장면이 연출되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죽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두 주인공이 저지르는 살육행위는 요새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까지 주인공스럽지 않죠. 죽어나가는 사람들 대부분 또는 전부가 악당이지만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작가들도 알고 있었던 모양으로 '겨우 차를 위해 저지르는 살인'에 대해 언급하긴 합니다. 단지 언급만 하고 거기에 대해 고민은 안 하죠.

30여년 전에 본 영화와 지금 영화는 많이 다른가? 아무래도 배우 얼굴을 알고 보면 다르긴 하죠. 당시에는 평범하게 느껴졌던 80년대 스타일이 복고스러워졌으니 그게 또 신기하기도 하고. 하지만 영화가 더 재미있어지거나 좋아지지는 않았어요. (23/08/08)

★★

기타등등
영화 찍는 동안 린다 해밀턴과 토미 리 존스는 사이가 아주 안 좋았다고. 토미 리 존스가 알코올 중독이었다니 다 그 사람 탓이죠.


감독: Harley Cokliss, 배우: Tommy Lee Jones, Linda Hamilton, Robert Vaughn, Keenan Wynn, Richard Jaeckel,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90735/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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