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리와 나딘 Nelly & Nadine (2022)

2022.09.18 23:52

DJUNA 조회 수:1058


스웨덴의 말뫼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잠시 독일 집단 수용소에 갇혀 있던 수감자들로 북적인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스칸디나비아 사람들만 데려오려고 했는데, 교섭 중 범위가 넓어져서 국적과 상관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도시를 찾았어요. 대부분 여성이었고 그 중 상당수는 수용소에서 얻은 병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전 이 이야기를 동서추리문고판 [웃는 경관]에서 처음 접했어요.

말외 출신의 스웨덴 영화감독 마그누스 게르텐은 2007년, 당시 뉴스 영화를 본 뒤로 말뫼에 온 수감자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인 [Every Face has a Name]을 갖고 영화제를 돌던 2016년에 실비라는 여자의 연락을 받습니다. 그 뉴스 영화에 찍힌 누군가에 대해 알고 있다고요.

그 누군가는 나딘 황입니다. 스페인의 중국 대사와 벨기에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지요. 나딘은 1944년에 라벤스부르크 수용소에서 실비의 할머니이고 오페라 가수였던 넬리 무세-보스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헤어진 뒤에서도 몇 년 동안 서로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재회한 뒤 베네주엘라로 가서 평생을 함께 했지요.

넬리와 나딘인 다큐멘터리 감독에게 선물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일단 정말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선명한 개성을 갖고 있지요. 게다가 이 사람들은 온갖 자료들을 남겼어요. 일기, 편지, 사진 심지어 영화까지. 몇몇 기록들은 정말 내밀해서 이걸 봐도 되나 걱정이 들 정도인데, 이들은 한 동안 자신들의 이야기를 출판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기록이 잘 보관된 것도 그 때문인지도.

일단 강렬한 로맨스입니다.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난 금지된 사랑의 이야기지요. 동성애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인종간의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맞서 싸웠던 여자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둘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언제나 20세기 초중반에 흐르던 거대한 역사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초점을 어디에 두어도 무언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영화라 재미없는 부분이 없어요. 물른 이 이야기가 완성되는 부분은 끊임없이 스스로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발표하려 했지만 좌절했던 퀴어 커플의 이야기가 이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22/09/18)

★★★☆

기타등등
제19회 EBS국제다큐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글로벌 부문 대상 수상작입니다.


감독: Magnus Gertten, 출연: Nadine Hwang, Nelly Mousset Vos,

IMDb https://www.imdb.com/title/tt1707450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1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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