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노멀 (2023)

2023.11.22 23:45

DJUNA 조회 수:1834


올해는 한국 옴니버스 호러 영화들이 유달리 많이 나왔는데, [뉴 노멀]은 조금 다르게 분류되어 할 거 같습니다. 일단 감독이 한 명이에요. 정범식. 그리고 에피소드들 전부 또는 대부분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정범식이 전에 공동 감독/각본을 했던 [기담]에서처럼요. [신체모음.zip]처럼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에피소드들을 프롤로그, 브리지, 에필로그로 묶는 게 아니에요. 영화 전체를 잇는 유기적인 흐름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담]보다 좋게 보았는데, [기담]만큼 사랑을 받을 거 같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여러 모로 좀 '사랑스럽지 못한' 영화입니다.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연쇄 살인마가 설치는 동네의 아파트 단지에 가스 검침원이 방문합니다. 이기적인 학생이 친구들의 구박을 받고 휠체어를 타고 가는 할머니를 도와줍니다. 데이트 앱이 연쇄 살인범의 도구가 됩니다. 낭만적인 첫 만남을 꿈꾸는 남자에게 섬뜩한 일이 일어납니다. 옆집 비행기 승무원을 염탐하던 남자에게 일어날 법한 일이 일어납니다. 도대체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편의점 직원에게... 최대한 분위기만 짐작할 수 있게 설명했습니다. 더 이상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요. 몇 개는 스포일러를 노출해도 별 상관이 없을 거 같긴 한데.

영화의 특징을 먼저 말하라고 한다면... 좀 가차없습니다. 이 영화에선 권선징악 같은 걸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몇몇 장면에서 관객들은 정말로 짜증나거나 싫은 인물, 또는 은근슬쩍 공감했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걸 보고 즐거워하거나 만족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나쁜 일들이 평범한 사람들, 좋은 사람들, 관객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입체적인 사람들에게도 닥칩니다. 그러니까 나쁜 일들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그 범죄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해서 작가/감독이 그 캐릭터를 덜 이해하거나 덜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요.

좀 종말론적인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차갑고 폭력적인 우주가 제시되었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우주는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죠. [뉴 노멀]이라는 제목이 붙여졌지만 이게 특별히 요새 현상인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냥 우린 디스토피아에 살고 그것의 외피만이 세월을 입고 바뀌어가는 거죠.

올해 나온 다른 옴니버스 영화들과는 달리 유명한 배우들이 꽤 나옵니다. 첫 에피소드부터 최지우와 이문식이 나와요. 이유미와 황승언도 나오고 여자친구 예린과 샤이니 민호와 같은 아이돌 배우들도 보실 수 있습니다. 몇몇은 자기 기존 이미지를 잘 쓰고 있고 몇몇은 대놓고 그걸 깨트리고 있고요. 신인 중 가장 감독이 공을 들였고 결과도 좋았던 배우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편의점 직원 연진을 연기한 하다인입니다. (23/11/22)

★★★

기타등등
음악감독이 윤상입니다. 아이돌 한다는 아들도 참여했다고. 기존 곡 중엔 브레이브 걸스의 [Rollin’]이 아주 효과적으로 쓰입니다. 클래식 음악 중에는 [피터와 늑대]가 거의 사악할 정도로 제대로 쓰였고요.


감독: 정범식, 배우: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피오, 하다인, 정동원, 이문식, 이주실, 이동규, 하경, 황승언, 예린, 다른 제목: New Normal

IMDb https://www.imdb.com/title/tt21983200/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6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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