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포 린다 Linda veut du poulet ! (2023)

2023.10.22 23:44

DJUNA 조회 수:900


폴레트는 남편을 병으로 잃고 혼자 딸 린다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폴레트는 린다에게 큰 실수를 하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 뭐든지 해주겠다고 합니다. 린다는 아주 어렸을 때 아빠가 해주었던 고추가 든 닭요리를 해달라고 합니다.

이 소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총파업 때문에 가게가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죠. 차를 타고 닭고기를 찾아 헤매던 폴레트는 양계장을 발견하지만 부모 대신 그곳을 지키고 있는 아들은 닭을 팔지 않겠다고 합니다. 폴레트는 닭을 한 마리 훔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이걸 요리해야 하는데 어떻게 죽이지?

미국 영화라면 이 닭이 생존할 가능성은 비교적 높을 겁니다. 하지만 [치킨 포 린다]는 프랑스 영화입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다보면 닭의 생존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일단 이 닭은 얼굴도, 눈도 없습니다. 그냥 질주하는 빨간 덩어리지요. 무엇보다 어린이 주인공 린다부터 닭을 죽이려고 환장하고 있습니다. 목을 비틀까? 비닐봉지로 질식시켜 죽일까?

그래도 도시 사람들이 닭을 죽이는 건 쉽지 않은 일. 폴레트와 린다는 닭을 잡기 위해 또다시 모험을 떠나고 그러는 동안 이웃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러는 동안 소동은 점점 커져 갑니다. 이 정도면 영화의 공식이 대충 눈에 들어올 거예요.

무척 프랑스적인 영화입니다. 일단 총파업이 배경이지요. 음식에 대한 진지한 접근법 역시 프랑스적이지요. 여기서 진지함이란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얼렁뚱땅 넘기지 않는다는 뜻도 됩니다. 우리가 닭고기를 먹으려면 누군가 닭을 죽이고 깃털을 뽑아야 합니다. 영화는 음식과 관련된 추억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면서 그 당연한 사실을 건너뛰지 않습니다.

종종 지나치게 프랑스적으로 진지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몇몇 노래나 내레이션이 추억이라는 주제를 노골적으로 끄집어 낼 때는요. 하지만 영화는 짧고 유쾌하고 페이스도 좋습니다. 선명한 원색으로 칠한 캐릭터의 디자인도 매력적이고, 2D 애니메이션의 활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23/10/22)

★★★

기타등등
올해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크리스탈 상 수상작입니다.


감독: Chiara Malta, Sébastien Laudenbach 배우: Clotilde Hesme, Laetitia Dosch, Estéban, Sam Kalidi, Claudine Acs, Patrick Pineau, Mélinée Leclerc, 다른 제목: Chicken for Linda!

IMDb https://www.imdb.com/title/tt21042126/
Daum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7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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