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8 23:15
디트로이트의 형사 액슬 폴리에게 왕년의 문제아 시절 친구가 찾아옵니다. 그 날 밤 친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남자에게 살해당하고, 폴리는 친구가 경비원으로 일했던 베벌리 힐스의 화랑을 찾죠. 아무래도 친구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 같은 인물은 빅터 메이클랜드라는 거물 사업가. 하지만 그의 범죄를 입증하고
복수를 하려면 일단 베벌리 힐스라는 이상한 동네의 습관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마틴 브레스트가 감독을 하기 전,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으로 고려되었을 당시, [비버리 힐스 캅]의 각본이
마틴 스콜세지에게 떨어진 적이 있었는데, 내용을 들은 그는 "그건 돈 시겔의 [일망타진 Coogan's Bluff]이잖아요!"하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궁금해서 나중에 [일망타진]을 본 적이 있는데, 기본 설정의 일부는 닮았습니다.
촌동네 경찰이 대도시에서 애를 먹는다는 거요. 하지만 그걸 제외한다면 장르나 스토리 구조가 전혀 달라요.
원래 각본이 그랬는지, 나중에 에디 머피가 들어오면서 각본의 방향이 지금처럼 바뀌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스탤론과 머피는 전혀 다른 배우이니 많이 고치기는 했겠지요. 머피의 농담이 내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영화이니.
전 이 영화를 비디오로 처음 봤고 나중에 텔레비전에서 한 번인가 본 거 같은데, 제대로 된 화면비율로
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에 봤던 것과 많이 다른 영화더군요. 화면 비율과 화질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이 영화가 나이가 먹었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80년대엔 화끈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였지만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보이지 않죠. 액션 장면은 적은 편이고 그 액션을 다루는 방식도 다릅니다. 초반부에
나오는 카 체이스는 나노 단위로 쪼개지는 요새 액션신과 비교하면 너무나도 여유있고 넉넉해서
거의 우아해보일 지경이지요. 후반의 액션도 소박한 건 마찬가지.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냥
텔레비전 프로그램 파일럿 같아요. 제리 브룩하이머의 액션 영화가 30년의 세월 동안 정말 많은
길을 걸어 온 것입니다. 그게 꼭 좋은 변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무엇보다 코미디입니다. 험악한 디트로이트와 80년대식으로 번지르르한 베벌리 힐스를
극단적으로 대비시키며 만들어내는 코미디죠. 베벌리 힐스가 80년대만큼 베벌리 힐스스러웠던
때도 없었으니 이런 종류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시대였어요. 훌륭한 코미디언과
그가 놀리기 딱 좋은 소재가 형사물이란 틀 안에서 그럴싸하게 맞아 떨어졌던 것이죠. 이 영화를
통해 에디 머피가 단독으로 블록버스터 영화를 끌어갈 수 있는 대스타로서 자신을 입증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속편이 두 개 나왔습니다. 2편은 본 기억이 있는데, 3편은 봤는지, 안 봤는지도 기억이 안 나는군요.
브래트 라트너가 4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었고 원래 계획에 따르면 올해 나왔어야 했는데, 일이
그렇게 잘 풀리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지금 영화가 나오면 폴리는 몇 살이고 직위는
어떻게 되는 거지요?
(16/04/18)
★★★
기타등등
넷플릭스의 자막 수준이 아주 안 좋아요. 고유명사 표기부터가 구식이고요. 당시 비디오 자막을 그대로 썼다고 치면
말이 됩니다.
감독: Martin Brest, 배우: Eddie Murphy, Judge Reinhold, John Ashton, Lisa Eilbacher, Ronny Cox, Steven Berkoff, James Russo
IMDb http://www.imdb.com/title/tt008696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401
2016.04.19 00:37
2016.04.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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