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맨 (2014)

2014.01.24 21:57

DJUNA 조회 수:8094


영화 속 '플랜맨'은 도서관 사서인 정석입니다. 그가 소개되는 도입부 장면은 [명탐정 몽크]의 오프닝처럼 보여요. 몽크 못지않은 강박증 환자지요. 다행히도 그가 일하는 도서관은 그런 그가 별 문제 일으키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죠.

그러다 정석이 강박증을 치료하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계기가 찾아옵니다. 정석은 자기처럼 결벽증이 심각한 편의점 직원인 지원을 짝사랑하고 있었는데, 지원은 그런 자기가 싫다며 치료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지원을 포기할 수 없는 정석은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완벽하고 정결한 세계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지원과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는 소정이 그 모험에 동참하게 되지요. 소정은 밤엔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인데, 밴드 오디션에 참가해야 한다면서 정석을 키보드 주자로 끌어들입니다.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이고 정신없는 소정은 정석과 정반대인 인물이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플랜맨]이라는 영화 속에서 소정은 정석의 치유제 역할을 합니다. 물론 이건 영화 스토리를 유지하기 위한 핑계이고 소정의 진짜 존재이유는 대비되는 성격의 두 사람을 엮어서 로맨틱 코미디의 장르를 채울 소동을 만들어내려는 것이죠.

각본은 스물스물 잘 넘어가면서 배우들에게 끊임없이 연기하고 어울릴 거리를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레퍼런스가 너무 많이 보이는군요. [몽크] 이야기는 이미 했습니다. 소정과 옛날 남자친구 이야기, 밴드 오디션 소동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빌어온 거 같은데 심지어 군데군데 나오는 배경음악도 그 영화와 비슷합니다. 영화 막판엔 정석의 과거가 회상을 통해 터져나오는데 그 에피소드는 [천재소년 테이트]와 여러 모로 비슷해요. 지금 막 생각해낸 것만 해도 이 정도이니 꼼꼼하게 찾아보면 더 많이 걸릴 겁니다.

이렇게 국면 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레퍼런스를 던지는 구조이다 보니 정작 유기적인 흐름은 부족한 편입니다. 영화는 정석의 사연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사실 정석과 같은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사연이 아니라 현재의 문제해결이죠. 그 때문에 50년대 할리우드 정신분석 영화에나 나올 법한 멜로드라마틱한 클리셰를 거치고 나면 정작 각본은 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 때문에 끝부분은 아무래도 모자라요.

남은 자리는 몽땅 정재영과 한지민 콤비가 채웁니다. 정재영에겐 강박증 환자라는 스턴트 역할이 주어지지만, 고맙게도 그는 과잉연기하지 않습니다. 파트너인 한지민이나 그밖의 다른 배우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열어두죠. 한지민은 귀엽지만 그렇다고 그 귀여움이나 괴팍함을 필요이상 과장하지 않고요. 배우들에겐 아무 불만이 없습니다. 아, 심각한 결벽증 환자를 연기하는 정재영이 편의점 문손잡이를 거리낌 없이 잡는 건 신경 쓰이더군요. (14/01/10)

★★☆

기타등등
한지민은 차예련의 동생뻘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한지민이 위죠?


감독: 성시흡, 배우: 정재영, 한지민, 장광, 김지영, 차예련, 주진모, 최원영, 유승목, 조용진, 고서희, 박길수, 박진주, 박진우, 소희정, 이한나, 하재숙, 김지훈, 성병숙, 이예은, 정영기, 성기욱, 다른 제목: The Plan Man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Plan_Ma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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