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행 특급택시 The Fare (2018)

2023.08.20 23:45

DJUNA 조회 수:1129


왓챠에서 [지옥행 특급택시]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원제가 [The Fare]인 2018년 저예산 미국 영화인데, 한국어 제목은 여러 면에서 최악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어 제목이 주는 인상보다 영화가 낫습니다. 아주 세련되거나 그런 영화는 아니지만 장점이 많습니다. 그러니 한국어 제목은 잊고 그냥 보시길.

영화는 흑백으로 시작됩니다. 오리지널 [환상특급]의 오마주죠. 해리스라는 택시운전사가 정말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에서 페니라는 손님을 태웁니다. 둘은 대화를 나눕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페니가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해리스가 미터기를 꺾는 순간 택시는 과거로 돌아가요. 해리스는 다시 페니를 태우고 이전의 대화를 반복하는데.... 그러다 이런 일이 이전에도 수없이 반복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영화는 버벅거리다 컬러로 넘어갑니다.

영화는 호러보다는 로맨스에 가깝습니다. 일단 해리스가 타임루프를 인식한 뒤로는 반복이 없습니다. 페니는 이전부터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고 있었고요. 그러니까 타임루프가 반복되는 동안에서 둘의 이야기는 직선으로 흐르고, 이 안에서 두 이성애자가 로맨스 장르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나옵니다.

중반 이후에 이 모든 것들을 설명하는 해설이 꽤 길게 나옵니다. 그 해설을 듣고 나면 그 동안 미심쩍었던 것들이 다 복선이었다는 걸 알게 되지요. 하지만 영화는 그게 끝이 아닙니다. 반전 이후에도 계속 흐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 설정을 이용해 최대한 만족스러운 로맨스의 결말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쇄살인마 택시운전사가 나오는 피칠갑 호러가 아니라는 걸 알고 본다면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23/08/20)

★★★

기타등등
1. 페니를 연기한 브라이나 켈리는 이 영화의 각본가이고 공동제작자입니다. 영화의 아이디어는 감독인 D.C. 해밀턴이 준 후쿠시마 유령 이야기에서 얻었다고. 쓰나미 이후 유령 승객을 태운 택시가 그렇게 많았대요. 비슷한 이야기는 마차 시대부터 있었지만요.

2. 후반부에 나오는 택시 손님들은 모두 이 영화의 스태프인 모양인데, 그 중 한 명은 한국인이고 걸쭉한 교포 한국어 대사를 구사합니다.


감독: D.C. Hamilton, 배우: Gino Anthony PesiBrinna KellyJason Stuart,

IMDb https://www.imdb.com/title/tt7293920/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8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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