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1 00:11
영화배우 질 고다드의 팬 사이트를 운영하는 닉에게 엄청난 행운이 찾아옵니다. 인터넷 응모에 당첨되어서
새 영화 홍보를 위해 오스틴에 온 고다드와 단 둘이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하지만 호텔에서 인터넷으로
기자간담회를 보고 있던 닉에게 코드라는 남자가 전화를 걸어 고다드가 그 약속을 취소했다고 말합니다.
실망한 닉을 자극하던 코드는 같은 호텔에서 매니저와 밀회를 나누는 고다드의 몰카를 찍으라고 요구하는데,
이게 나중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살인마 스토커의 계략임이 밝혀집니다.
나초 비갈론도의 신작 [오픈 윈도우즈]의 설정은 궁금증을 자극하지만 그만큼이나 익숙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주연배우 일라이저 우드는 바로 전에 [그랜드 피아노]라고, 이것과 아주 비슷한 설정의
서스펜스 영화를 찍었어요. 그 영화도 스페인 감독이 만든 영어 영화였지요?
이 영화에서 신선한 부분은 내용이 아닌 형식에 있습니다. [오픈 윈도우즈]의 90퍼센트
이상이 닉의 노트북 화면 위에서 일어납니다. 인터넷 중계 동영상, 영상 통화와 같은 것들
말이죠. 물론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아요. 이야기가 진행되기 위해 수많은 무리수가 동원되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이 술수를 거의 끝까지 끌고 가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신나기도 합니다. 익숙하고 거칠고 종종 괴상하긴 하지만 스릴과 공포도 상당하고
유머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결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도 있습니다. 상당히 큰 반전이 하나 튀어나와 전체 이야기를
완전히 바꾸어버리니까요. 전 이 반전이 그렇게 맘에 들지 않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초 비갈란도는 이전 세기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던 유럽 판타스티크 장르의 고풍스러운 전통을
따르려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차피 그렇게 말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었으니 이런
결말을 넣는 게 대죄는 아니죠.
(14/07/31)
★★★
기타등등
감독 나초 비갈란도가 잠시 나옵니다. 영화 속에서도 영화감독이에요.
감독: Nacho Vigalondo, 출연: Sasha Grey, Elijah Wood, Neil Maskell, Nacho Vigalondo, Iván González
IMDb http://www.imdb.com/title/tt240981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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