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01 17:15
구스타보 에르난데스의 [사일런트 하우스]는 우루과이 호러 영화입니다. 네, 여기서도
호러 영화를 만든답니다. 2010년에 처음 나왔을 때 한 동안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영화인데, 2012년에는 엘리자베스 올슨 주연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네스토르라는 사람이 시골의 빈집을 수리하라고 친구인 윌슨을 데려오면서
시작됩니다. 윌슨은 이 공사에 딸인 라우라를 데리고 왔는데, 전기도 안 들어오는
이 음침한 집 안에는 무언가 수상쩍은 존재가 숨어있고 곧 그 존재는 부녀를 습격합니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끌어가는 형식입니다. [사일런트
하우스]는 단 두 개의 테이크로 구성된 영화입니다. 두 번째 테이크가 엔드 크레딧이
끝난 뒤에 나오는 일종의 쿠키니까 하나의 테이크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죠.
[로프]나 [러시아 방주]처럼요.
물론 정말 이 사람들이 영화 한 편을 논스톱으로 찍었다고 믿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영화는 캐논 EOS 5D Mark II로 찍은 모양인데, 이 기종은 장시간 촬영 때 발열 문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메모리 문제도 따로 해결해야 하고요. IMDb에서 확인해보니 나흘
동안 촬영을 했다고 하더군요. 고로 히치콕의 [로프]에서 사용되었던 고전적인
트릭들이 이 영화에도 사용된 것 같습니다. 하긴 밝은 방에서 진행되는 [로프]보다
여기저기 컴컴한 구석이 많은 불꺼진 방에서 전개되는 [사일런트 하우스] 쪽이
더 관객들을 속이기 쉽지요.
이 형식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운드 푸티지가 아닌 영화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주인공을 따라가는
카메라는 곧 하나의 캐릭터 취급을 받게 되지요. 주인공이 컴컴한 방 안에서 헉헉거리는
동안에도 그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런 경우 카메라가
누군가의 시선이라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죠. 그러니 주인공의 상황과 공포를
이야기 내에서 온전하게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실제로 영화의 후반부에서 카메라는
정말 누군가의 눈이 되는데, 이 연결이 그렇게 자연스럽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그렇게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80여분 동안 실시간으로
진행된다는 틀 안에 이야기가 갇혀버린 것이죠. 이야기의 구성은 모 프랑스 호러
영화와 비슷한데, 시작부터 주인공에 대한 관객들의 믿음이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라 트릭이 쉽게 들통이 납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형식은 카메라에 잡히는
이야기가 객관적인 사실일 경우에 효과가 더 좋죠. 이야기의 논리가 제대로
서 있다면 더 좋고.
(13/03/01)
★★☆
기타등등
40년대에 발생한 실화를 각색했다고 주장하는 영화인데, 정말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주장 자체가 허구의 일부일 수도 있죠. 하지만 어디서이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긴 합니다.
감독: Gustavo Hernández, 배우: Florencia Colucci, Abel Tripaldi, Gustavo Alonso, María Salazar,
다른 제목: The Silent House
IMDb http://www.imdb.com/title/tt1646973/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6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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