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보 Jumbo (2020)

2021.05.08 01:14

DJUNA 조회 수:2573


조에 위톡의 [점보]는 작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작품인데, 1년이 지난 뒤에 왓챠 익스클루시브로 극장 개봉되었습니다. 좀 기다리면 왓챠 온라인에 풀릴 거 같아요. 전 그냥 노에미 메를랑의 얼굴을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서 극장에서 봤습니다.

주인공 이름은 잔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오래 전부터 살고 있는 동네에 있는 놀이공원의 야간 청소부로 취직했어요. 그리고 이 공원에 막 들어온 무브-잇이라는 놀이기구와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잔이 점보라는 이름을 붙여준 이 기계는 정말로 잔과 소통이 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적어도 잔의 경험에 따르면요.

정통적인 형식의 퀴어 영화입니다. 잔은 누가 봐도 스트레이트일 수가 없는 사람이에요. 단지 이 사람이 사랑하는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기계일 뿐이지요. 그 뒤에 벌어지는 갈등 역시 전통적입니다. 특히 딸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퍼 울트라 헤테로인 엄마 마르그리트와 잔의 갈등이 그렇지요. 그리고 영화는 이들의 이야기에 나름 만족스러운 결말을 제공해줍니다. 로맨스로서는 열려있지만요.

영화는 잔의 이야기를 하면서 심각하기 짝이 없습니다. 냉소 따위는 한꼬집도 들어있지 않아요. 물론 많은 관객들이 이 상황에 어이없어할 것이고 그 중 상당수는 잔을 비웃겠지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잔이 이에 대해 진지하니까요. 그들이 웃건말건 영화는 잔의 진지한 열정을 따라가면 됩니다. 그리고 전 "제발 나를 사람들 사이에 두고 가지마!"를 외치는 잔의 감정에 진짜로 공감했습니다. 노에미 메를랑 역시 자조 없이 진지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요.

영화는 꽤 많은 섹스신 또는 섹스신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장면들은 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전 섹스신이 그렇게까지 영화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 몸이란 대부분 비슷하게 생겼고 할 수 있는 것도 비슷하니까요. 무리하게 모험적이 되면 우스꽝스러워지거나 지저분해지죠. 하지만 섹스 파트너를 사람과 닮지 않은 무언가로 바꾸면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영화적으로 점보는 웬만한 사람 배우보다 훨씬 재미있는 파트너입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지 않나요. 놀이기구는 오직 사람에게 감각만을 제공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입니다. 이 영화의 모든 건 논리적이예요. (21/05/08)

★★★

기타등등
위톡은 에펠탑과 결혼한 여자의 이야기에서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더군요.


감독: Zoé Wittock, 배우: Noémie Merlant, Emmanuelle Bercot, Bastien Bouillon, Sam Louwyck, Tracy Dossou, Jonathan Bartholmé

IMDb https://www.imdb.com/title/tt6818118/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9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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