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피비어스 Amphibious 3D (2010)

2011.07.17 23:00

DJUNA 조회 수:6787


[앰피비어스]는 부천영화제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일단 브라이언 유즈나가 오래간만에 내놓은 신작이지요. 게다가 이번엔 그가 3D를 시도했다네요. 그리고 원작자가 S.P. 솜토우랍니다. 이 정도라면 한 번 봐주는 게 예의일 것 같습니다.


어땠냐고요? 이름값 못합니다. 어차피 궁금했으니 전 그냥 봤을 거고, 영화제 때라면 나쁜 영화도 축제 분위기로 대충 넘길 수 있지만, 저와는 달리 극장에서 돈 내고 본 관객들은 억울했을 거예요.


제목만으로도 눈치채셨겠지만 물 속에 사는 괴물 이야기입니다. 멸종한 선사시대 생물이고 아마 원작에는 보다 자세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인 해양생물학자가 주절주절 이야기를 하긴 해요. 하지만 영화에서 내뱉는 정보란 게 대부분 효과음이지, 관객들에게 실제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건 아니잖습니까.


주인공 스카일라가 북부 수마트라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연구실적을 부풀려 평가해서 그걸 벌충하기 위해 뭔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모양이더군요. 하여간 스카일라는 목적지로 가기 위해 잭 보먼이라는 남자의 보트를 빌리는데, 이 보먼이란 남자가 중간에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오두막에 들르더란 말입니다. 제르말이라는 이름의 고기잡이 오두막에서는 사악한 어른들이 어린 아이들을 부려먹고 있었고요. 그 중 타말이라는 아이가 스카일라에게 나가게 해 달라고 사정을 하지만, 어른들의 방해로 탈출은 실패로 돌아갑니다.


스카일라와 보먼이 제르말을 오가는 동안 괴물이 나타납니다. 괴물은 제르말 주변을 맴돌면서 사람들을 무참하게 죽여요. 주로 독이 있는 꼬리로 신체를 관통하더군요. 그리고 이 괴물의 등장이 타말과 관계가 있다는 암시가 영화 초반에 나옵니다. SF보다는 판타지/호러에 가까운 작품이죠.


어느 쪽이건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흑마술과 선사시대의 괴물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 대부분은 순서대로 사람 죽이기죠. 그리고 관객들은 이 영화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 대부분에게 어떤 관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 중 상당수가 노예로 팔려온 어린 소년들이라는 게 조금 미안하긴 합니다만.


배우들의 질은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이 영화의 배우들은 연기를 못할 뿐만 아니라 성의가 없어요. 모두 건성건성 빨리 나오는 장면 찍고 돈이나 챙기고 싶어하나 봅니다. 보먼을 연기한 마이클 파레는 '정말 저렇게 돈을 벌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보기만 해도 딱해요. 조연의 경우엔 영어 연기의 문제가 있고요.


배우들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정말 형편없이 짜여져 있습니다. 엉성하게 도식적인 고민을 안고 있기는 한데, 해결할 생각도, 의지도 없습니다. 거의 행동을 안 해요. 이들은 액션 영화의 주인공 자격이 없어요. 아니, 어떤 영화의 주인공이 될 자격도 없지요.


액션과 호러 장면은 지루합니다. 아무 것도 안 하는 주인공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3D를 탓해야 할 것 같아요. 새로 시도한 이 장난감을 위해 영화적 트릭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선택의 폭이 좁아져 따분해지는 거죠. 괴물의 꼬리가 눈 앞으로 튀어나오는 걸 보고 재미있어 하는 것도 한두번이죠. 전 B급 영화의 싸구려 고어 효과를 좋아합니다만, 할리우드 대작들에 익숙해진 대부분 관객들은 투박하기 짝이 없는 컴퓨터 그래픽과 분장에 코웃음을 터트렸을 겁니다.


브라이언 유즈나가 엄청난 거장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그는 그냥 틈새 시장에서 썩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장르 장인이고, 그의 영화 중엔 그저그런 작품들도 있죠. 하지만 [앰피비어스]는 너무 심해요. 언제부터 유즈나가 어사일럼 영화를 만들었습니까. (11/06/29)


★☆


기타등등

도입부 클립의 3D는 황당하더군요. 그건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거잖습니까. 어떻게 그게 3D가 될 수 있지요? 물론 3D 캠코더와 입체 모니터가 보편화된 근미래라는 설정일 수는 있겠지만.

 

감독: Brian Yuzna, 출연: Janna Fassaert, Michael Paré, Monica Sayangbati, Bambang B.S., Francis Bosco, Verdi Solaiman, Mohammad Aditya


IMDb http://www.imdb.com/title/tt154076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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