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스머프 The Smurfs (2011)

2011.08.05 23:43

DJUNA 조회 수:10900


계산착오 하나: 스머프를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다.


시작부터 말이 안 됩니다. 페요의 스머프는 2D 세계에서는 완벽해요. 하지만 3D에서는 부조리합니다. 현실성을 넣어준답시고 디자인을 수정하면 거의 재난입니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죠. 언제부터 스머프가 저렇게 벨벳감촉의 이상한 파란색이었죠? 언제부터 스머프들이 도널드 오코너처럼 생겼던 거죠? 파파 스머프의 주름은 언제부터 있었나요? 그리고 스머페트는 왜 이렇게 안 예뻐요?


계산착오 둘: 무대를 현대 뉴욕으로 옮긴다.


도대체 왜요? 스머프들은 중세 벨기에를 위장한 만화책 유원지에 최적화되어 있는 존재들입니다. 몇몇 순진한 뉴요커들은 이 세계가 센트럴 파크랑 다를 게 뭐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 생각을 정말로 실천으로 옮기면 곤란하죠. 일반 관객들을 끌어들일 무언가가 필요하다고요? 그럼 도대체 처음부터 왜 시작합니까?


계산착오 셋: 캐릭터들을 줄이고 붙인다.


머릿수를 줄이는 건 이해가 가요. 백 마리가 넘는 스머프들을 몽땅 활용하는 건 역시 어렵겠죠. 원작 만화나 텔레비전 시리즈도 매 에피소드 마다 전체 스머프를 총동원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된다고 결과까지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특히 소수정예로 뽑은 스머프들 중에 생전 처음 보는 스코틀랜드 스머프가 끼어 있을 때는! 이 친구는 정체가 뭡니까? 왜 다른 스머프가 들어가야 할 자리를 빼앗고 있는 거죠?


계산착오 넷: 포스트모던한 농담을 넣고 깐죽거린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그랬다면 차라리 그러려니 하죠. 하지만 이 영화의 농담 배분은 최악입니다. 한마디로 스머프들에 대한 성의가 느껴지지 않아요. 이 영화의 스머프 농담들, 특히 뉴요커들이 스머프 주제가를 부르며 "이 노래, 정말 짜증나지 않아!"라고 외치는 부분은, 작가들이 암호로 숨겨놓은 변명처럼 읽힙니다. "아, 난 원래 이런 바보같은 이야기 따위는 쓰고 싶지 않았거든!" 그럼 왜 처음부터 시작했느냔 말이죠.


이 계산착오들이 뭉친 결과는? 지루하고 성의없는 영화입니다. 몸을 배배 꼬며 봤어요. [스머프] 컨텐츠를 제작하고 소비할 수 있는 방법은 수만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요새 노예처럼 낚여서 열심히 하고 있는 [스머프 빌리지]도 있고, 시사회에서 사은품으로 준 홀하우스 스머프 티셔츠도 있지요. 하지만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스머프들이 현대 뉴욕에서 뛰어다니는 영화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란 말입니다. (11/08/05)


★☆


기타등등

그래도 행크 아자리아의 가가멜 분장은 예상 외로 그럴싸합니다. 컴퓨터 그래픽과 실사의 합성으로 만든 아즈라엘도 귀엽고.

 

감독: Raja Gosnell, 배우: Jonathan Winters, Katy Perry, Fred Armisen, Hank Azaria, Neil Patrick Harris, Jayma Mays, Sofía Vergara, Tim Gunn


IMDb http://www.imdb.com/title/tt047218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5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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