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큰 2 Taken 2 (2012)

2012.09.14 23:02

DJUNA 조회 수:13195


[테이큰 2]는 어쩔 수 없이 전작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대부분 속편이 그렇지만, 이 영화는 조금 더 심하죠. 이미 1편에서 '알고 봤더니 우리 찌질이 아빠는 전직 특수요원'이라는 가장 큰 카드를 일회용으로 써먹었어요. 이 빈자리를 다시 채우는 건 불가능합니다. 뭔가 다른 걸 하긴 해야죠. 그러나 그것이 무엇이건 1편의 팬들을 만족시키는 건 어렵겠죠. 저야 1편의 그 카드가 별로였으니까 별 상관없지만요.

영화의 이야기는 1편에서 이어집니다. 1편에서 브라이언 밀즈(주인공 이름을 기억하세요?)가 죽인 알바니아 악당들의 시체가 고향에 도착하고, 두목의 아버지인 무라드는 복수를 맹세합니다. 그런데 마침 브라이언이 전처 르노어(편리하게도 남편과 별거 중이지요), 딸 킴과 함께 이스탄불에 와 있어요. 무라드 일당은 밀즈 가족을 모두 납치하려 하지만, 딸 킴은 아슬아슬하게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납니다.

여기서부터 액션은 전편보다 살짝 복잡해집니다. 전편에서 브라이언은 킴과 악당들이 있는 목표까지 그냥 직진했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상호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영화 3분의 2지점까지 브라이언은 킴과 협력 하에 움직입니다. 딸이 아빠의 위치를 알아내고, 아빠와 딸이 악당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꽤 머리를 쓴 흔적이 보여요. 많이들 전작의 단순무식함을 그리워하겠지만, 전 괜찮았습니다. 그 과정 중 부녀가 이스탄불 시민들에게 끼친 민폐는 엄청나지만요.

3분의 2 지점부터는 전편과 유사한 브라이언 밀즈의 단독 액션입니다. 대부분 팬들은 이 부분을 기다렸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전 여전히 심심하더군요. 최근 뤽 베송 밑에서 나오는 액션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악당들이 너무 약합니다. 전 인질을 감시하라고 보냈더니 텔레비전으로 축구 중계나 보고 있는 녀석들은 도저히 용서를 못하겠습니다. 이런 녀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니, 브라이언의 액션은 칼로 버터를 자르는 걸 구경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긴장감이 안 느껴져요. 그렇다고 [익스펜더블]처럼 과장된 학살의 쾌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이 프랜차이즈의 폭력은 제 사디즘을 만족시키기엔 너무 싱겁습니다.

액션 앞뒤에 있는 가족 드라마는 전편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들쩍지근합니다. 여전히 브라이언은 그리 좋은 아빠가 아니고, 이렇게 그를 일방적으로 팍팍 밀어주는 스토리 환경 안에 머물고 있는 한, 그는 이를 아주 늦게 배울 것 같습니다. (12/09/14) 

★★☆

기타등등
아직 밀즈 가족에게 이를 갈고 있는 복수자들이 몇 명 더 남아있답니다. 그 사람들 가지고 3편을 만들 생각일까요.

감독: Olivier Megaton, 출연: Liam Neeson, Famke Janssen, Maggie Grace, Rade Serbedzija, Luke Grimes, Leland Orser

IMDb http://www.imdb.com/title/tt139728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1510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7 비우티풀 Biutiful (2010) [2] [1] DJUNA 2011.10.03 12001
506 쉐도우 Shadow (2009) [34] DJUNA 2010.07.19 12005
505 웃는 남자 L'homme qui rit (2012) [8] [1] DJUNA 2013.03.24 12005
504 더 파이브 (2013) [3] [2] DJUNA 2013.11.09 12008
503 불청객 (2010) [3] [1] DJUNA 2010.10.06 12034
502 사랑을 카피하다 Copie conforme (2010) [4] [37] DJUNA 2011.05.12 12034
501 창피해 (2010) [1] DJUNA 2011.11.21 12042
500 스파이 브릿지 Bridge of Spies (2015) [4] DJUNA 2015.11.11 12050
499 차형사 (2012) [6] [1] DJUNA 2012.05.23 12054
498 힘내세요, 병헌씨 (2012) [2] [1] DJUNA 2013.06.25 12058
497 마당을 나온 암탉 (2011) [4] [1] DJUNA 2011.07.15 12084
496 생텀 Sanctum (2010) [4] [1] DJUNA 2011.02.03 12096
495 에이리언: 커버넌트 Alien: Covenant (2017) [6] DJUNA 2017.05.29 12100
494 심장이 뛴다 (2010) [7] [1] DJUNA 2010.12.24 12104
493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2010) [2] [1] DJUNA 2010.10.25 12134
492 제보자 (2014) [4] DJUNA 2014.09.20 12150
491 하울링 (2012) [3] [1] DJUNA 2012.02.10 1216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