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 The Conjuring (2013)

2013.09.18 15:59

DJUNA 조회 수:19390


제가 에드와 로레인 워렌 부부의 이름을 처음으로 접한 건 샐리 커클랜드 주연의 텔레비전 영화 [The Haunted]에서였죠. 여기서 스티븐 마클과 다이앤 베이커가 연기한 귀신 퇴치 전문가 콤비가 바로 워렌 부부였어요. 당시엔 그렇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죠. 하지만 귀신들린 집 이야기나 그와 비슷한 소동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계속 비슷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그러다 마침내 이름을 체크해보면 여기 저기에 있는 '귀신 들린 집 실화'에 해결사로 나오는 커플이 대부분 같은 사람들이었다는 걸 알게 되지요. 지금은 작고한 에드 워렌이 살아있었을 때만 해도 이 사람들은 만 개가 넘는 귀신 관련 사건들을 다루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정말 무슨 일을 겪었는지, 그들의 주장이 얼마나 사실에 충실한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건 그들이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썩 재미있는 이야기 소재를 잔뜩 갖고 있다는 것이죠. 그들 중 수많은 이야기가 영화나 텔레비전물로 만들어졌고 책으로도 나왔습니다. 그 중 가장 새로운 것이 바로 이번 여름에 개봉되어 히트한 제임스 완의 호러 영화 [컨저링]입니다.

그럼 그 실화는 무엇인가. 1971년 다섯 딸을 둔 페론 가족이 경매로 나온 시골집을 사들입니다. 하지만 이사 온 바로 그 날부터 가족이 기르던 개가 죽고, 새들이 집을 향해 날아들고, 보이지 않는 손이 가족의 발을 잡아 끌거나 박수 소리를 내고 사방에서 문이 멋대로 닫힙니다. 견디다 못한 가족은 워렌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럼 워렌 부부는 늘 하던 방식으로 이들을 도와주죠. 

스토리는 안 중요합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귀신들린 집' 실화는 대부분 비슷비슷해요. 그 중 워렌 부부의 이야기는 더 비슷하고요. 이 장르에서 '실화'를 각색하는 게 그렇게 도움이 되는 기획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허구의 이야기에서 오버룩 호텔은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페론 가족의 이야기에서 저택은 오로지 워렌 부부의 관점만을 보여주지요.

제임스 완은 그들의 이야기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영화 끝나고 나오는 고 에드 워렌의 심각한 인용구에도 별다른 무게를 둔 것 같지 않고요. 그냥 회의론을 접고 워렌 부부의 관점에서 재미있는 귀신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요. 아니, '재미있는 이야기'보다는 수많은 호러 효과들이 방 이곳 저곳에 숨어 있는 놀이공원을 생각하시면 더 그럴싸하겠습니다.

[컨저링]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 영화에서 발명된 아이디어들을 총동원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쪽에 집중합니다. 이 영화의 호러 효과 대부분이 거기서 나오죠. 무서운 것이 보여야 할 때와 보이지 않아야 할 때를 알고, 어떤 때에 충격효과를 터트려야 최대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아는 영화입니다. 건성으로 말하는 것 같지만 이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캐스팅 덕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릴리 테일러와 론 리빙스턴은 정말로 평범한 미국 중산층처럼 보입니다. 베라 파미가와 패트릭 윌슨이 주는 믿음직한 인상 때문에 이야기 자체의 미심쩍음이 많이 죽고요. 단순한 롤러코스터로 끝날 수 있었던 영화가 어느 정도 인간적 깊이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배우 덕택입니다. (13/09/18)

★★★

기타등등
속편이 나온다더군요. 하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챙겨놨겠어요.


감독: James Wan, 배우: Vera Farmiga, Patrick Wilson, Lili Taylor, Ron Livingston, Shanley Caswell, Hayley McFarland, Joey King, Mackenzie Foy, Kyla Deaver, Shannon Kook, John Brotherton, Sterling Jerins

IMDb http://www.imdb.com/title/tt1457767/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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