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야코 Tsuyako (2011)

2012.04.23 00:21

DJUNA 조회 수:8620


미야자키 미쓰요의 단편 [쓰야코]는 할머니의 유품을 뒤지는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여성은 감독 자신의 모습이나 다름없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의 정보에 따르면 미야자키 미쓰요는 할머니의 인생과 나중에 발견한 유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니까요. 음, 전 할머니의 섹스 라이프를 상상하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손발이 오그라드는데, 이 사람은 그걸 영화로 만들어 찍었군요.

그 여성이 누군가를 찾아 떠나는 프롤로그가 끝나면 영화는 곧 50년대 초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주인공인 공장직공 쓰야코는 막 둘째 딸을 낳았지요. 대를 이어줄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구박하는 시어머니와 무덤덤한 남편 사이에서, 쓰야코는 오로지 가족에 대한 의무감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옛 여자친구 요시에가 나타나 자신과 함께 도쿄로 가자고 제안합니다.

[쓰야코]를 지배하는 것은 고풍스러운 멜로드라마의 정서입니다. 여자주인공이 가족에 대한 의무감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온갖 멜로드라마의 재료들이 쏟아지지요. 억압된 주인공, 성질고약한 시엄마, 애정 없는 결혼생활, 은밀한 정사, 그리고 무엇보다 정시에 떠날 수도 있고 떠나지 않을 수도 있는 기차와 그 기차에 오를 수도 있고 오르지 않을 수도 있는 주인공. 네, 거의 데이빗 린입니다.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결말이 다 드러나 있는 영화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오히려 그 익숙함이죠. 관객들이 영화 속 재료들에 익숙하기 때문에 오히려 몰입이 더 빠른 겁니다. 심지어 선택의 서스펜스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타이타닉이 침몰할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영화가 여전히 재미있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예상 외로 감각적인 쾌락이 큰 영화입니다. 그 한가운데에는 공들여 아름답게 그린 베드신이 놓여있지만 (할머니 섹스 신. 윽윽윽.) 오히려 그 주변에 놓인 암시, 비유 전희의 역할이 더 큽니다. 특히 공장 노동의 무덤덤한 리듬을 조절해 거의 에로틱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테크닉은 상당합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조금 긴 편입니다. 하지만 소재의 의미를 고려해보면 쓰야코와 손녀의 연관성을 밝히고, 할머니와는 다른 선택을 한 손녀의 이야기로 영화를 끝내는 건 당연하고 타당합니다. 단지 그 손녀가 꿈을 따라가다 찍은 영화에 젊은 시절 할머니의 섹스 신이... 아, 이 이야기는 그만하겠어요. (12/04/23) 

★★★

기타등등
역시 로맨스가 제대로 살려면 어느 정도 사회적 억압이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이 모두 제거된 미래엔 어떻게 연애물을 만들려나요.

감독: Mitsuyo Miyazaki, 출연: Sachiko Katsumata, Miho Fujima, Sonoe Mizoguchi, Shinji Ozeki, Chieko Ichikawa, Yuki Kimura, Sora Urata, Nanmi Ishida

IMDb http://www.imdb.com/title/tt179166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9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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