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그대 The Loved Ones (2009)

2010.07.17 22:49

DJUNA 조회 수:11886


[사랑스런 그대]는 호주판 [미저리]입니다. 어쩌다가 집착이 엄청나게 강한 미치광이에게 걸려든 운 나쁜 남자 이야기지요. 기존 영화 제목에다가 무슨 '판'이라고 딱지를 붙여 소개를 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건 그냥 정확한 소개란 말이죠.


영화는 처음엔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로맨스 영화처럼 시작합니다. 졸업무도회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짝을 고르고 데이트 신청을 하지요. 주인공 브렌트도 학교 친구 롤라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습니다. 브렌트는 거절해요. 이미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하지만 롤라는 그 거절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브렌트가 그 초대를 받아들였어도 영화의 이야기는 달라지지 않았겠군요. 롤라에게 찍힌 것만으로 그의 인생은 고달파질 수밖에 없습니다. 롤라는 그런 아이입니다. 


이 영화에서 고등학교 로맨스와 졸업무도회 에피소드를 걷어내면 납치, 감금, 고문만이 남습니다. 15세 관람가라는 등급에 속지 마세요. [사랑스런 그대]의 강도는 상당한 편입니다. 구체적인 묘사는 비교적 절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악랄함의 강도가 줄어들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영화는 여전히 피투성이 그랑 기뇰이고 러닝타임이 흘러갈수록 점점 더 막 나갑니다.  


이런 고문극 영화의 진행 방향은 뻔하고, [사랑스런 그대] 역시 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자신에게 주어진 재료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진부함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흔해빠진 '다시 되살아난 살인마' 클리셰 같은 것도 불필요한 깜짝효과로 낭비하는 대신 적당히 유머를 섞어 자기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상당히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장면들이 꽤 많아요.


캐스팅도 좋습니다. 브렌트를 연기한 자비에르 사뮤엘은 [이클립스]에서 라일리로 나온 배우인데, 이 친구의 가능성을 보고 싶다면 [이클립스]보다 이 영화를 챙겨보세요. 하지만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역시 롤라 역의 로빈 맥리비입니다. 맥리비가 유쾌하게 연기한 롤라는 무섭고 불쾌하면서도 괴상한 유머 코드를 자극하는 악당으로, 전 아직도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키득키득 웃음이 나온답니다. (10/07/17)



기타등등

교복입은 아이들이 단체로 들어와서 '망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면 관람태도가 좋더군요. 군데군데 나오는 '웩'스러운 장면에서 반응도 적절했고.


감독: Sean Byrne, 출연: Xavier Samuel, Jessica McNamee, Robin McLeavy, Victoria Thaine, Richard Wilson


IMDb http://www.imdb.com/title/tt131653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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