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2014)

2014.12.07 22:54

DJUNA 조회 수:7327


[여배우]의 주인공은 연기파로 명성이 높지만 외모는 비교적 평범하다는 말을 듣는 배우입니다. 기대했던 영화에 캐스팅되지 못했다는 말을 들은 배우는 친구 둘과 북한산으로 놀러가고 거기서 유명 제작자와 그의 친구들을 주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유명 여배우'를 만났다며 흥분하는 친구들이 추근거리는 동안 지금까지 그 배우의 이름과 이미지에 쌓였던 온갖 편견들이 지뢰처럼 터지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이름은 문소리입니다. 우연히 이름만 같은 게 아니라 진짜 문소리죠. 중간부터 나오는 제작자도 진짜 제작자인 원동연이고요. 덧붙이면 이 단편영화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사람도 문소리입니다. 오로지 문소리만 만들 수 있는 영화지요. 문소리만 알고 있는 비밀스러운 정보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우리가 이미 문소리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을 넘어서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기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영화가 영화 속 문소리를 이렇게 작정하고 막 다룰 수 있었을까요? 다른 사람이 감독이라면 아무래도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었을 거고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면 관객이 불편했겠지요.

의외로 재미있는 코미디입니다. '문소리의 불평'하면 떠오를 법한 이야기들만 나오는 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래도 여기엔 당사자의 소소한 고민과 작은 생각들이 꼼꼼한 디테일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감독 문소리는 주연배우 문소리와 캐릭터 문소리의 가능성을 100 퍼센트 활용하고 있지요. 코미디 대부분이 '문소리가 문소리에 대해 말한다'라는 설정에서 나오는 것은 많지만 그래도 이렇게 러닝타임이 빵빵 터지는 장면들로 채워진 영화도 많지 않죠.

얼마 전 문소리는 2014 여성영화인 축제의 간담회에서 남성 감독의 판타지가 반영된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종종 애를 먹을 때가 있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그런데 [여배우]를 보고 있자니 이런 상황을 돌파할 대안이 생각났습니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가장 잘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죠. [여배우]는 특별한 재료로 만든 일회성 이벤트지만 이게 꼭 일회성으로만 남을 이유도 없어요. (14/12/07)

★★★

기타등등
극 중 문소리는 "배우한테 중요한 건, 연기가 아니야. 매력이 중요한거 같애. 연기력이랑 매력이랑 붙어봐. 맨날 매력이 이기거든!"이라고 말하는데 이건 정말 맞는 말 같습니다. 단지 연기력과 매력이 그렇게 쉽게 분리되는 건 아니겠죠.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훌륭한 배우는 좋은 연기력만으론 완성되지 않죠. 그 연기에 어떤 개인적인 매력이 들어가야지. 결국 관객들이 보는 건 연기력 뒤에 있는 사람이니까요.


감독: 문소리, 배우: 문소리, 원동연, 강숙, 윤영균, 다른 제목: The Actress

IMDb http://www.imdb.com/title/tt4042644/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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