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One Week (1920)

2023.12.26 23:23

DJUNA 조회 수:1087


[일주일]은 버스터 키튼의 1920년작입니다. 감독은 키튼과 에드워드 F. 클라인이 했고, 릴 두 개 짜리니까 러닝타임이 20분 정도 됩니다.

패러디입니다. 포드 자동차 회사에서 만든 [홈 메이드]라는 교육영화가 원본이라고 해요. 조립식 주택을 짓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는데, 결혼식, 신혼부부 주인공, 모델 T 자동차, 달력이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설정 같은 건 원본에서 그대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집 짓는 영화입니다. 버스터 키튼이 연기한 신랑과 시빌 실리가 연기한 신부는 결혼 선물로 조립식 집을 선물로 받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일주일 동안 커플이 집을 짓는 과정을 보여주죠. 원본인 [홈 메이드]에서는 모든 일이 잘 풀렸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영화에서는 신부의 전남친이 상자의 번호를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그런 일이 없었어도 잘 안 풀렸을 거예요. 조립하는 데에 며칠이 걸리는 이케아 가구를 상상해 보세요. 그런 게 실수 없이 지어질 수는 없습니다.

버스터 키튼 필모그래피에서 중요한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우리가 아는 버스터 키튼의 스타일, 그러니까 스토리를 최소화하고 세트와 스턴트를 이용한 개그에 집중하는 형식의 본격적인 시작이 이 작품이라고 여겨지죠. 개그 대부분이 이상하게 잘못 지어진 집과 사다리를 이용한 것인데, 처음엔 정교한 스턴트로 이루어진 서커스 같던 것들이 하루하루 지나다 보면 거의 초현실적인 악몽 비슷하게 변해 갑니다. 그리고 단순하고 나른하게 시작되었던 영화는 점점 더 광기어린 리듬감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엔 자막 설명이 거의 필요가 없지요.

영화의 개그 일부는 무성영화를 잘 보지 않는 관객들에게도 친숙한데, 그건 무성영화 시절의 개그 상당부분이 이후 워너 브라더스나 디즈니 만화영화에서 재해석되어 활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위로 튕겨나간 사람의 머리가 천장을 뚫고 올라간다든지. 단지 이런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했다는 차이가 있지요. 버스터 키튼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몇몇 스턴트는 그냥 오싹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신부 역의 시빌 실리에게도 은근히 강도 높은 스턴트가 주어졌어요. (23/12/26)

★★★☆

기타등등
시빌 실리에게 [일주일]은 첫 버스터 키튼 영화입니다. 그 뒤로 네 편인가를 연달아 찍었고 22년에 은퇴했어요.


감독: Buster Keaton, Edward F. Cline, 배우: Buster Keaton, Sybil Seely, Joe Roberts 다른 제목: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11541/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7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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