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 (2023)

2023.09.01 23:32

DJUNA 조회 수:1471


[타겟]은 [인사동 스캔들], [퍼펙트 게임]의 감독 박희곤의 신작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타겟'은 신혜선이 연기하는 건축회사 직원 수현이고요. 영화가 시작되면 수현은 중고 거래에서 사기를 당합니다. 싸게 샀다고 생각한 세탁기가 고장 나 있었던 거죠. 경찰에 신고했지만 언제 수사를 해 줄 지 알 수 없고. 직접 범인을 찾아 온라인을 수색하던 수현은 드디어 범인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신이 나서 범인의 게시물에 경고 댓글을 달았는데, 끔찍한 일이 일어납니다. 범인이 수현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기 시작한 거죠. 집으로 음식을 배달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영화 중반이 넘어가면 사람들이 다치고 죽습니다. 관객들은 수현이 등장하기 전부터 이 악당이 살인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놀랄 일은 아닙니다만.

[타겟]의 가장 큰 단점은 영화에 개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영화를 특징짓는 이야기의 재미가 충분한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의 각본은 조금 '젊은 여성들을 주로 노리는 중고 거래 사기범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다큐멘터리의 재현 영상용처럼 보입니다. 이야기 고유의 개성보다는 반복되는 사건의 보편성이 더 중요합니다. 영화가 주인공 캐릭터에 부여한 개인사나 개성도 이 경고를 위한 보조 도구로 만들어진 거 같고요. 꼭 영화가 만든 수현과 같은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영화는 여전히 비슷한 모양으로 굴러갈 겁니다.

영화의 장점이 있다면 이 보편적인 범죄가 정말로 무섭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중고 거래는 이제 현대인의 자연스러운 일상이고 (저는 거의 안 합니다만) 이를 통해 낯선 사람을 만나는 건 무서운 일이지요. 이런 게 생기기도 전에 혼자 사는 여자들에게 도시는 언제나 위험한 곳이었고요. 영화는 이 보편적인 공포를 제대로 건드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세련되거나 창의적인 구석은 없고 러닝타임 내내 그냥 공식을 따르긴 하지만 절대로 지루하지 않아요. 계속 현실기반의 자극이 이어지니까요. 하긴 현실세계의 위험을 경고하는 것도 서사예술의 기능이긴 합니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놓느냐는 감독 맘이죠.

영화의 서스펜스는 주로 수현의 수난을 통해 발생합니다. 당연히 이 영화가 주는 자극은 대부분 피학적이죠. (당연히 배우들의 고생이 심해 보입니다.) 카체이스나 몸싸움 같은 물리적 액션이 터져나오는 후반부에도 폭력의 표출을 통해 발생하는 통쾌한 느낌은 적은 편입니다. 저는 범인이 주도권을 잃는 부분을 조금 앞당겼어도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는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에 충실합니다. 이 영화의 범인은 후반까지 얼굴이 나오지 않고 나온 뒤에도 관객들에게 그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일단 스타 캐스팅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영화는 끝날 때까지 범인의 사연이나 동기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이름도 안 주고 당연히 미화도 없습니다. 이 캐릭터는 약한 자를 노리는 사악한 존재이며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현실세계의 대부분 악이 거기서 멈춥니다. 그건 그냥 사실주의인 것입니다. (23/09/01)

★★☆

기타등등
금새록이 범인의 또다른 타겟으로 잠시 나옵니다.


감독: 박희곤, 배우: 신혜선, 김성균, 임철수, 이주영, 강태오, 다른 제목: Target, Don't Buy the Seller

IMDb https://www.imdb.com/title/tt22507484/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7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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