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히 주무세요 Mientras duermes (2011)

2011.10.15 02:11

DJUNA 조회 수:10634


하우메 발라게로의 [곤히 주무세요]는 세사르라는 아파트 관리인의 하루를 그리면서 시작합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아파트 구석구석을 손보다 중간에 병원에 있는 엄마를 방문하기도 하고... 척 봐도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하는 불행한 남자의 하루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괴상한 구석이 눈에 뜨입니다. 일단 그의 침대에 잠들어있는 미인은 누구랍니까? 암만 봐도 외모도 별로이고 초라한 직업을 가진 남자가 애인이나 배우자로 삼을 급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는 아파트 여자애에게 무슨 약점을 잡혀서 삥을 뜯기는 걸까요?


세사르가 불쾌하기 짝이 없는 범죄자라는 사실은 금방 밝혀집니다. 밤마다 그는 아파트 거주자인 클라라의 침대 밑에 숨어 있다가 그녀가 잠이 들면 마취시킵니다. 그는 그 상황을 이용해 클라라를 온갖 방법으로 괴롭히는데, 그 중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을 화장품 안에 넣거나, 벌레들을 방 안에 넣는 것과 같은 것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사르에겐 뭔가 사연이 있는 걸까요? 처음에는 그런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면 그는 자기를 고용한 부르주아 계급을 혐오하는 불행한 남자일 뿐입니다. 그게 변태적인 열정과 가학성이 결합되어 괴물을 만들어낸 거죠. 그의 악행은 그의 유일한 존재 이유입니다. 그게 없으면 그는 더이상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스릴러로서 영화는 발동이 조금 늦게 걸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일단 발동이 걸리면 썩 서스펜스 넘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어이없게도 그 긴장감은 대부분 세사르의 입장을 통해 영화를 볼 때 발생합니다.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악당이지만 그가 위태위태한 순간에서 들키지 말길 바라는 상황들이 있어요. 세사르를 연기한 루이스 토바르의 연기도 좋아서 그는 상당히 무게감 있는 악당으로 그려집니다.


단지 이런 식의 에로틱한 범죄를 다룬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곤히 잠드세요]는 은근히 위선적인 구석이 있습니다. 세사르를 위험하고 혐오스러운 인물로 그리고 그런 괴물을 만들어낸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은근슬쩍 그에게 감정이입하며 클라라에 대한 그의 범죄를 즐기는 게 보인단 말이죠. 결말 역시 찜찜하기 그지없고요. (11/10/15)


★★★


기타등등

힐러리 스웽크 나오는 [레지던트]의 설정이 이 영화랑 비슷한 것 같던데, 얼마나 닮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죠.

 

감독: Jaume Balagueró, 출연: Luis Tosar, Marta Etura, Alberto San Juan, Iris Almeida, Pep Tosar, Petra Martínez, Margarita Rosed, Oriol Genis, 다른 제목: Sleep Tight


IMDb http://www.imdb.com/title/tt143735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8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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