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L'enfant d'en haut (2012)

2012.08.02 10:15

DJUNA 조회 수:9364


12살 소년 시몽은 누나 루이즈와 함께 스위스 알프스의 스키 리조트 근처에 있는 빈민가에 삽니다. 생활능력이 거의 없는 루이즈를 대신해서 시몽이 할 수 있는 건 도둑질이죠. 시몽은 스키 시즌이 되면 스키장으로 들어가 부자 손님들의 스키와 옷, 기타 물건들을 훔쳐서 되팝니다.

영화는 어떻게 시몽이 이런 생활로 돈을 벌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그립니다. 도둑질에서 훔치는 건 시작일 뿐이잖습니까. 동업자를 구하고 훔친 물건들의 판로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요. 시몽의 이야기는 작은 크기로 축소된 범죄물입니다. 이미 이 아이는 독립적인 범죄자로서 자기 일을 알아서 하고 있어요. 당연히 보다 보면 좀 섬뜩합니다. 12살짜리 어린애가 이러며 살고 있다면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죠.

영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의 스위스를 보여줍니다. 스키를 타러 놀러온 부유한 손님들이 있고, 그 주변에서 그들을 이용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을 스키장에서 일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시몽처럼 손님들을 이용해 먹으며, 어떤 사람들은 둘 다입니다.

시몽의 삶은 이중적입니다. 스키장의 생태계에서 가장 밑바닥이지만 도둑질을 위해 늘 손님으로 위장하고 다니니까요. 아이는 부자들의 세계에 침입한 가난한 세계의 스파이입니다. 당연히 시몽의 세계는 혼란스럽습니다. 현실적인 범죄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아이가 꿈꾸는 환상을 거짓으로라도 구현할 수 있는 무대인 스키장의 유혹을 무시하기도 어렵죠. 이 거짓은 시몽이 스키장에서 부유한 손님 크리스틴과 엮이게 되면서 혼란스러운 방향으로 흐릅니다.

원제가 [L'enfant d'en haut]인 위르쉴라 메이에의 이 영화는 영어 제목과 국내 개봉 제목이 [시스터 Sister]입니다. 중반까지는 시몽의 누나 루이즈가 그렇게 중요한 인물인가, 하고 어리둥절할 수 있는데, 정말 중요한 거 맞습니다. 시몽에게 루이즈의 존재는 그가 속하고 그에게 속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열쇠입니다. 이 작은 어른처럼 구는 12살 소년에게 가족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되는 순간, 관객들은 한 대 얻어맞는 것 같은 충격을 받습니다. 그렇다고 충격 자체의 효과를 노린 영화라는 건 아니지만.

가족은 영화에서 중요한 화두지만, 영화는 일반적인 가족영화들과는 달리, 감상주의로 도배를 하지도 않고, 성급하고 무리한 교훈을 대지도 않습니다. 그런 냉정함이 지나치게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갑작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결말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메이에의 선택이 최선 중의 최선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12/08/02) 

★★★☆

기타등등
메이에의 첫 번째 영화 [홈]은 여성영화제에서 상영했었지요. 본 적 있습니다. 시몽 역의 배우 케이시 모테트 클라인도 거기에 나왔던 것 같더군요. 잘 기억은 안 납니다만. 하여간 이 영화에선 참 좋은 배우입니다. 

감독: Ursula Meier, 출연: Kacey Mottet Klein, Léa Seydoux, Martin Compston, Gillian Anderson, Jean-François Stévenin, Yann Trégouët, Gabin Lefebvre, Magne-Håvard Brekke, Simon Guélat 다른 제목: Sister

IMDb http://www.imdb.com/title/tt2062969/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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