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스토퍼블 Unstoppable (2010)

2010.11.14 19:44

DJUNA 조회 수:13640


[언스토퍼블]은 2001년 5월 15일에 오하이오에서 일어난 실제 철도 사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영화입니다. 제가 찾은 CNN 링크를 두 개 걸게요. 이것들만 읽어도 당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충분히 파악하실 수 있을 겁니다. ('Runaway train stopped after uncontrolled 2 hours' , 'Rail workers describe how they stopped runaway train')


네, 아이디어만 얻은 겁니다. 유독물질을 실은 열차가 기관사 없이 두 시간 동안 질주하다가 용감한 두 전문가에 의해 멈추어졌으니 드라마틱한 일이긴 하죠. 그래도 이것만으로는 극장용 장편영화를 만들 수 없어요. 캐릭터도 더 그럴싸하게 짜야하고 ,위기도 과장해야 하며, 여분의 갈등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러는 동안 영화의 이야기는 점점 실제 있었던 사건에서 멀어져 가죠. 결국 실존인물의 본명을 쓰는 게 민망해지는 때가 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걸 고려한다고 해도, [언스토퍼블]이 그리는 이야기는 일반적인 할리우드 액션영화보다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두 주인공 프랭크와 윌의 캐릭터는 순전히 멜로드라마를 위해 짜여진 것이라고요? 알아요. 중반중반에 발생하는 위기상황과 재난은 특수효과와 스턴트로 구경거리를 만들기 위해 추가한 것이 아니냐고요? 안다니까요. 그러나 이야기는 여전히 덤덤한 '실화'의 굴레 안에서 움직입니다. "왜 쟤들은 처음부터 저러지 않았지?"나 "도대체 왜 쟤들은 저러는 거야?"라는 소리가 나오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그런 부분들은 오히려 사실성을 강조하는 것 같아요. 최적의 시기에 최적의 답변을 찾는 건 생각만큼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 결과 완성된 영화는 예상 외로 훨씬 재미있습니다. 아마 토니 스코트 특유의 과시적인 스타일에 지겨운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보다 절제된 스타일로 이 이야기를 그렸다면 더 정직한 영화가 되었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그리는 데에 오로지 하나의 스타일만 있는 건 아니고, 토니 스코트가 자신의 익숙한 스타일을 통해 이 단순한 이야기에 성공적으로 에너지와 연료를 넣어주고 있다면 불평할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언스토퍼블]은 빠르고 박진감 넘치고 영화 내내 상당한 수준의 몰입도를 과시합니다. 그리고 많은 관객들은 그들이 손에 땀을 쥐었던 수많은 장면들이 거의 초라할 정도로 소박하고 단순한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눈치챌 것입니다. 스코트의 공력은 그렇게 얕볼만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는 뭘까요? 일차적으로 영화는 프로페셔널리즘의 예찬입니다. 게으르고 무능한 일꾼이 만들어낸 사고를 자기 일에 충실한 두 전문가가 해결한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이 영화는 높은 데에서 골프나 치고 있는 아저씨들이 떨어지는 주가에나 신경 쓰고 멍청한 아이디어나 내면서 허송세월을 하고 있는 동안, 바로 그 윗 사람들 때문에 모가지가 간당간당한 블루컬러 남성들이 진짜 해결책을 찾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미국 관객들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그 해석 모두를 제가 좋아할 수는 없겠죠. (10/11/14)



기타등등

영화를 보면서 제가 영화나 소설 속의 열차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세상엔 순전히 열차들만을 위해 존재하는 꿈의 영역이 있습니다. 


감독: Tony Scott, 출연: Denzel Washington, Chris Pine, Rosario Dawson, Ethan Suplee, Kevin Dunn, Kevin Corrigan, Kevin Chapman, Lew Temple

 

IMDb http://www.imdb.com/title/tt047708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7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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