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8 05:31
[제인 도]는 제가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본 영화들 중 가장 노골적으로 변태스러운 설정으로 시작하는 작품입니다.
내용이라는 게 두 남자가 러닝타임 내내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시체를 칼로 난도질한다는 것이니까요.
물론 이 영화엔 핑계가 있습니다. 두 남자는 부자 관계로 버지니아의 시골마을에서 검시의로 일하고 있습니다.
여자의 시체는 살인사건의 현장에서 발견되었고요. 사인을 밝히는 건 이들의 임무죠. 당연히 사적인
욕망은 개입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브라이언 콕스와 에밀 허시는 이 두 캐릭터를 아주 프로페셔널하고
믿음직하게 연기해요.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설정의 변태스러움이 사라지느냐? 그건 아니란 말입니다.
오히려 이들의 정통 연기와 정공법으로 내딛는 영화의 태도 때문에 더 변태스러워 보입니다.
하여간 영화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줍니다. 두 검시의가 러닝타임 내내 하나의 시체를 엄격한 절차에 따라
해부하는 과정이죠. 이들은 각 단계마다 시체에서 이상한 흔적을 발견하고 이는 공포스러운 초자연현상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두 주인공은 유령들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는 미지의 세계에 뚝 떨어진 탐험가들이에요.
그들이 해부하는 제인 도의 시체는 사람 크기로 축소된 미개척지고요.
그러니까 영화는 '난도질 당하는 여자의 몸'이라는 흔한 호러 영화 재료를 아주 색다르게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입니다.
색다를 뿐만 아니라 효과적이기도 해요. 중후반까지 제인 도는 호기심과 공포를 동시에 적절하게 자극하는 훌륭한
주인공입니다. 여전히 변태적이긴... 아, 이 이야기를 또 할 필요는 없겠군요.
단지 마무리가 평범합니다. 비교적 잘 끌어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후반부에 '보통 관객'을 위한 '평범한' 자극이 모자란
것 같아 걱정한 티가 나요. 제인 도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부터 영화는 흔한 난도질 공포물의 관습으로 일관합니다.
아쉬워요. 더 나은 결말을 찾을 수 있었을 거 같은데.
(17/08/08)
★★★
기타등등
[트롤 헌터]의 안드레 외브레달이 만든 첫 영어영화라고 합니다.
감독: André Øvredal, 배우: Brian Cox, Emile Hirsch, Ophelia Lovibond, Michael McElhatton, Olwen Catherine Kelly, Jane Perry, Parker Sawyers
IMDb http://www.imdb.com/title/tt328995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4461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53 | 더 터널 The Tunnel (2011) [2] [21] | DJUNA | 2012.11.18 | 11034 |
352 | 여대생 기숙사 Sorority Row (2009) [2] | DJUNA | 2010.07.05 | 11029 |
351 | 서울역 (2016) [1] | DJUNA | 2016.08.14 | 11025 |
350 | 아메르 Amer (2009) [3] [1] | DJUNA | 2010.07.17 | 10941 |
349 | 곤히 주무세요 Mientras duermes (2011) [1] [1] | DJUNA | 2011.10.15 | 10908 |
348 | 몬스터 (2014) [1] | DJUNA | 2014.03.15 | 10901 |
347 | 사바하 (2019) | DJUNA | 2019.02.16 | 10867 |
346 | 더 킬링 조크 The Killing Joke (2011) [2] [38] | DJUNA | 2012.12.31 | 10852 |
345 | 학교 전설 (1999) [6] [1] | DJUNA | 2010.12.12 | 10833 |
344 | 번제물 Burnt Offerings (1976) [8] [33] | DJUNA | 2013.08.13 | 10829 |
343 | 귀 (2010) [2] | DJUNA | 2010.07.04 | 10660 |
342 | V/H/S (2012) [1] [1] | DJUNA | 2012.08.01 | 10581 |
341 | 줄리아의 눈 Los ojos de Julia (2010) [4] [1] | DJUNA | 2011.03.21 | 10547 |
340 | 파라노말 액티비티 4 Paranormal Activity 4 (2012) [4] [36] | DJUNA | 2012.10.21 | 10540 |
339 | 공포의 파편 Fragment of Fear (1970) [3] | DJUNA | 2011.01.08 | 10530 |
338 | 맨 인 더 다크 Don't Breathe (2016) [2] | DJUNA | 2016.08.14 | 10394 |
337 | 사다코 3D: 죽음의 동영상 Sadako 3D (2012) [8] [3] | DJUNA | 2012.06.08 | 103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