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9 23:01
고운과 한결은 지나치게 일찍 아이를 가진 커플입니다. 두 사람에게도 사정이 있었겠지만 우린 그게 뭔지 모릅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아들 우림이 최악의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이죠. 두 사람은 전재산을 보증금 사기로
날려서 집도 없습니다. 전재산을 끌고 다니며 찜질방을 전전하며 간신히 밤을 보내고 있지요. 고운은 전단지 붙이는
일을 하고, 한결은 배달 대행 서비스를 하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이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은 모이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숨쉴 여유가 생깁니다. 한결이 알고 지냈던 할머니가 미국에 사는 자식을 만나러 갔고
한 달 동안 집을 봐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고운과 우림을 낡은 단독주택으로 데려갑니다. 이제 한 달 동안
가족은 찜질방이 아닌 진짜 집에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안심할 수 없습니다.
한결이 그 할머니와 그럭저럭 친한 사이였다는 건 이전 장면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결의
말이 사실일 리가 없지 않습니까?
임승현의 [홈리스]가 하는 이야기는 고전적이기 짝이 없습니다.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주거지를 갖겠다는 소박한
욕망을 온 세상이 막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은 문명이 시작된 뒤부터 있었으니까요.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이 목표를
달성하려는 사람들를 다룬 수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홍보팀에서 종종 비교하는 [기생충]과는 달리 [홈리스]는 관객들을 반전으로 놀래킬 생각은 없습니다. 반대로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이미 상황을 짐작하고 있다는 걸 전제로 하고 이야기를 진행시키지요. 이 영화의 서스펜스도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서스펜스가 넘치고 많이 무서운 영화입니다. 세 가족을 망치려 작정한 것 같은 세상은 당연히 무섭습니다. 그만큼
그만큼이나 무서운 건 이 상황 속에서 조금씩 기본적인 양심을 잃어가는 두 주인공의 변화지요. 우리는 당연히
그 사람들을 이해합니다. 그 정도면 거의 정당방위 수준이에요. 하지만 지금도 선을 많이 넘은 두 사람은 어디에서
멈출 수 있을까요?
(22/09/19)
★★★
기타등등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 다른 영화지만 [그녀들의 방]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감독:
임승현,
배우:
전봉석, 박정연, 신현서, 송광자, 장준휘,
다른 제목: Homeless
Hancinema https://www.hancinema.net/korean_movie_Homeless.php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9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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