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의 세계 (2021)

2021.12.31 23:46

DJUNA 조회 수:2844


이제한의 [소피의 세계]에서 소피는 한국에 온 배낭족 여행자입니다. 이 사람은 2020년 가을에 나흘 동안 한국을 방문했었어요.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는 있지만 코로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는 애매한 평행우주의 2020년에요. 우리와 같은 세계였다면 소피는 처음부터 이 나라에 오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건 지금 할 이야기는 아니고. 하여간 소피는 당시의 경험을 블로그에 남겼는데, 2022년의 현재에 소피가 머물렀던 숙소의 집주인(정확히는 아니에요. 이것도 이야기가 긴데)인 수영이 그걸 읽으면서 과거로 돌아가는 액자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소피가 서울에서 겪는 경험과 주변 사람들이 겪는 경험이 번갈아 진행되는 형식입니다. 소피는 친절하고 이해심이 풍부한 사람이지만 한국어를 하지 못하고 몇몇 현장을 목격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사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요. 그 때문에 상황을 상대적으로 선해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는 서구 사람들의 아시아 국가에 대한 한계를 보여주는 은유로 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감독은 조금 더 개인적인 접근법을 취했을 거라 생각하지만요.

감독이 자신의 캐릭터를 실제 이상으로 선해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남자들요. 이 영화의 남자들은 정말 폭력적으로 찌질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전 그 극사실주의를 감당할 도리가 없더라고요. 진짜로 그 사람들과 엮인 여자들이 벗어나길 바랐어요. 하지만 그런 결말까지는 안 가지요. 그 여자들이 저보다 그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며 이해하려고는 했는데.

잘 만들었고 끝까지 관객들의 집중력을 놓지 않는 영화인데, 좀 어리둥절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홍상수 영화 같아요. 손글씨 제목, 북촌배경, 홍상수 구도. 심지어 홍상수 배우가 최소한 세 명이 나옵니다. 이 정도면 거의 페스티시 수준이예요. 이미 진짜 홍상수가 매년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까지 이런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을까요. (21/12/31)

★★★

기타등등
카피 제목이지요. 그것도 엄청 유명한 소설의. 왜 이런 제목을 피하지 않는 거지.


감독: 이제한, 배우: Ana Ruggiero, 김새벽, 곽민규, 김우겸, 서영화, 박란, 신석호, 김우겸, 이주연 다른 제목: Sophie′s world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209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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