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빌려드립니다 (2014)

2014.11.24 23:14

DJUNA 조회 수:7311


원작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엔 들어본 적도 없고 보고 난 뒤에도 챙겨본 적이 없어서, 김덕수의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라는 영화가 홍부용의 원작과 얼마나 닮았는지는 모르겠어요.

여기서 아빠는 김상경이 연기하는 채태만입니다. 사업한다고 나섰다가 말아먹고 지금은 몇 년째 백수로 지내고 있죠. 가족을 먹여살리는 건 미용실을 하는 아내 지수의 몫. 참다 못한 딸 아영은 학교 나눔의 날에 아빠를 끌고 가 내놓겠다고 선언합니다. 해프닝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아영은 심지어 아빠를 중고나라에까지 올려놨어요. 엉겁결에 태만은 아빠 렌탈 서비스를 시작하고 손님들을 받게 시작합니다.

과연 이게 장사가 될까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는 언제나 필요하죠. 하지만 현대 한국 사회에서 아빠가 그렇게까지 필요한 건지요. 이 영화에서 태만의 고객으로 나오는 사람들 역시 그렇게까지 돈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병원에 같이 가 줄 십대 미혼모,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서 욕을 받아 줄 사람을 찾는 가수 지망생 같은 사람들요.

영화는 이 다양한 고객들을 갖고 현대 한국 가족의 여러 이슈들을 건드리는데, 결코 깊게 가지는 못합니다. 일단 아빠의 유무를 모든 문제의 중심으로 놓는 방식으로는 건드릴 수 있는 이야기의 한계가 있죠. 좋게좋게 끝나야 하는 코미디라 제대로 막 나가지도 못하고요.

디지털로 찍은 와이드스크린 영화이고 걸스데이 멤버가 배우로 나오는 걸 빼면, 딱 90년대에 나왔을 법한 가족 코미디 영화입니다. 굉장히 구식이에요. 스타일도 그렇지만 가족에 대한 낡은 관점도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코미디이면서 힘있는 한 방이 없어요.

캐스팅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지 전 코미디가 김상경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역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딸로 나오는 최다인은 야무지고 연기도 잘 하더군요. (14/11/24)

★★

기타등등
태만이 벌이려던 사업은 간장맛 어묵을 파는 것이었죠. 간장을 찍어 먹을 필요가 없으니 위생적이라나. 망한 게 이해가 갑니다.


감독: 김덕수, 배우: 김상경, 문정희, 채정안, 조재윤, 방민아, 남보라, 최다인, 조현도, 다른 제목: Dad for Rent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Dad_for_Rent.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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