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탐정 The Cheap Detective (1978)

2023.12.31 22:50

DJUNA 조회 수:1515


[싸구려 탐정]은 닐 사이먼과 로버트 무어가 만든 두 번째 추리물 패러디입니다. 저번에 샘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의 샘 스페이드를 패러디했던 피터 포크가 이 영화에도 나와요. 이번에도 샘 스페이드/험프리 보가트의 패러디를 하는데, 이 영화에서 이름은 루 페킨포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40년 샌프란시스코입니다. 탐정 페킨포의 파트너가 살해당해요. 경찰은 페킨포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요. 그러는 동안 페킨포는 엄청난 가치가 있는 보석 달걀과 관련된 사건에 말려드는데, 하필이면 그 때 프랑스에서 남편과 함께 망명한 옛 여자친구가 찾아오죠.

오프닝의 자막과 초반 몇 분의 진행만 봐도 영화가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보입니다. [몰타의 매]와 [카사블랑카]를 티가 팍팍 나게 흉내내서 하나로 엮은 뒤에 거기다 온갖 개그를 넣은 거예요. 거기에 [차이나타운]이나 [빅 슬립] 같은 다른 영화들이 양념처럼 끼어들고요. 두 영화의 비중을 비교해 보면 [몰타의 매]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추리물 패러디니까.

그래도 팬이 꽤 있는 [5인의 명탐정]보다 인기가 없는 영화이고, 당시 비평적 성과도 별로였어요. 일단 누구나 다 아는 고전 영화 두 편을 그냥 엮은 거 같은 각본이 성의가 없다는 평이었죠. 전 오늘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그렇게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생각만큼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얼마 전에 다시 본 [5인의 명탐정] 재감상이 그냥 그랬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죠.

지금 보면 달라보일 수밖에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가 더 재미있어졌느냐. 그건 아닌데요. 80년대 이후 쏟아져 나온 패러디 영화들을 예언한 것처럼 보이긴 하거든요. 그 때 나왔던 거의 모든 개그들이 이미 이 영화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들이 나이가 쉽게 드는 걸 생각해보면 [싸구려 탐정]은 의외로 잘 버틴 영화일 수도 있어요. 90년대 관객들은 이 영화를 꽤 즐겁게 봤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캐스팅이 쟁쟁한 영화입니다. 70년대 무렵에 유명했던 배우들이 꽤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 배우들 몇 명은 그 이후에 스타가 됐어요. 아, 그리고 [5인의 명탐정]에서 데뷔를 했던 제임스 크롬웰이 이 영화에도 나옵니다 . (23/12/31)

★★☆

기타등등
2023년에 본 마지막 영화입니다.


감독: Robert Moore, 배우: Peter Falk, Madeline Kahn, Louise Fletcher, Ann-Margret, Eileen Brennan, Stockard Channing, Marsha Mason, Sid Caesar, John Houseman, Dom DeLuise, Abe Vigoda, James Coco, Phil Silvers, Fernando Lamas, Nicol Williamson, Scatman Crothers, VicTayback, Paul Williams, 다른 제목: 카사블랑카의 살인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77321/
Daum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6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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